“선조들이 만든 장(醬)이 최고의 식품”

김수경씨, 대체의학 공부 ‘생식의 아버지’로 불려

엄성희씨, 현역 약사 ‘자연음식 전문가’로 알려져

‘ 다움생식’ 열고 자연식, 건강식, 생식의 길 올곧게 걸어

“건강 비결은 좋은 음식, 운동, 수면”… 면역력 높이는 ‘치유(CARE)’

‘치료(CURE)’는 의사 몫이다. 의사는 ‘치료’한다. ‘치유(CARE)’는 치료와 다르다. 우리 할머니들이 아픈 손자의 배를 쓰다듬었던 것은 ‘치유’다. ‘할매’는 배가 아픈 손자를 낫게 했다. 치유의 힘이다. “운동을 하면 건강해진다”는 말은 ‘치유’다. 운동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준다. 치유의 영역이다. 좋은 음식도 면역력을 높인다. 역시 치유다.

김수경ㆍ엄성희 부부. 남편 김수경씨는 대체의학을 공부했다. 늦은 나이에 고려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아내 엄성희씨는 약사다. ‘현역 약사’로 제주도와 서울 등에서 약국을 운영한 적이 있다. 엄성희 약사는 신문, 잡지 등에 ‘자연음식 전문가’로 소개된다. 김수경 박사는 ‘생식의 아버지’로 불린다. 1988년, 처음으로 케일을 동결건조, 생식제품을 만들었다. 부부는 결혼 후 20년간 공부한 자연식, 생식에 대한 지식을 ‘동결건조 케일’에 녹였다. 생식전문기업 ‘다움생식’을 만들었다. 그로부터 다시 30년, 지금도 부부는 자연식, 건강식, 생식의 길을 올곧게 걷고 있다.

김수경 박사는 젊은 시절 건강이 그리 좋지 않았다. 혼자 힘으로 병원에 가지 못해 들것에 실려 간 적도 있었다. 한때 ‘치료가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고통체험을 통해 치유의 힘을 알았다. 스스로의 몸을 낫게 한 것은 자연 치유의 힘이었다. 치료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치료의 부족함, 치료의 한계를 느낀 것이다.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겨울철에 쉽게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면역력이 약해서입니다. 건강하다는 것은 면역력이 강하다는 뜻입니다. 적절한 수면, 규칙적인 생활 리듬, 편한 마음가짐, 건강한 식사 등이 면역력을 높이는 요소들입니다. 이게 복합적으로 작용해야 면역력과 건강을 유지할 수 있지요. 치료나 약은 몸이 무너졌을 때 필요한 겁니다.”

케일을 동결 건조한 이유도 단순하다. “다른 채소보다 각종 미네랄 등이 많고 ‘야생의 힘’을 온전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 시절, 엄성희 약사에게 간에 이상이 생긴 환자가 찾아왔다. 동결 건조한 케일 분말을 권했다. 환자의 얼굴색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얼마 후, 병원에서 간 완치 통보를 받았다. 약이나 수술이 아니라 자연의 치유력으로 건강, 면역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얻었다. 지금도 생식 등 건강보조식품을 만들고 있는 이유다.

특정 식재료를 통해 마치 ‘치료’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엉터리 주장들은 늘 경계한다. 고등어를 먹으면 머리가 좋아지고 시금치를 먹으면 감기 예방된다고 떠벌이는 이들이 있다. 부부는 단정적으로 말한다. “특효약 같은 특효 식품은 없다”.

“건강 비결은 좋은 음식, 운동, 수면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만든 발효식품들,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등을 적절하게 먹고, 적당히 운동하고, 잘 자면 건강해집니다. 생식에 40∼50가지 곡물, 채소를 넣는 것은 각 식재료가 가진 성분들을 모으기 위해서입니다. 비빔밥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 채소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비는 것 없이 모든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들은 섬유질이 부족한 식사를 하기 때문에 섬유질 부분을 보충하는 정도입니다.”

미국의 통 곡식, ‘WHOLE FOOD’가 바로 생식에 가장 가깝다. 가공처리를 최대한 줄인 식품, 최대한 원형으로 섭취하는 것이 바로 미국식 ‘WHOLE FOOD’ 개념이다. 열처리를 하지 않고, 식재료의 원래 영양을 제대로 유지하는 것, 바로 생식의 개념이다.

“생식의 제일 큰 미덕은 ‘살아있는 효소’를 섭취하는 것입니다. 곡식의 껍질, 식물의 겉껍질 등에 효소가 많습니다. 이걸 통째로 섭취하는 것이지요. 동결건조 과정을 거친 분말생식입니다. 선식은 미숫가루의 다른 이름입니다. 열처리를 한 것이지요. 생식은 곡물을 볶거나, 굽거나, 태우지 않습니다. 자연 상태에 가장 가깝습니다. 살아 있는 식재료, 효소가 그대로 유지된 것을 섭취하는 것이 생식입니다.”

부부는 경남 사천의 바닷가에 황토집을 짓고 산다. 대체의학과 한방을 공부한 남편과 약사 출신의 자연음식 전문가 아내가 오늘도 ‘공부를 하면서’ 살아간다. 부부는 치유를 말한다. 내 몸이 스스로 질병을 이기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치유는 몸의 면역력을 높인다. 부부는 사천 바닷가에서 치유의 식재료들을 찾고, 만들고, 알린다. 생식과 각종 효소, 설탕 없는 단감식초도 만든다. 부부는 입을 모아 말한다.

“우리 선조들이 만든 각종 장(醬)이 최고의 식품입니다.”

황광해 음식칼럼니스트

김수경ㆍ엄성희 부부의 단골 맛집

집에서는 자연식을 가까이 하는 이들도 바깥에 나서면 일상의 음식점에 가는 수밖에 없다. 멀리서 손님이 오면 사천 시내의 ‘풍어횟집(경남 사천시 목섬길 93)’으로 향한다. 신선한 회가 일품이고 밑반찬으로 내놓는 음식들도 깔끔하고 정성이 깊다. 주인의 횟감을 고르는 솜씨도 수준급. 늦겨울부터 곶감장아찌가 반찬(?)으로 나온다.

서울 나들이 때는 논현동 ‘다올한식(서울 강남구 논현동 254-34)’에 간다. 청국장 등 한식의 장맛을 제대로 살린 음식들이 정갈하다.

*사진 캡션

남편 김수경씨는 대체의학 박사, 아내 엄성희씨는 자연식 전문가로 부부는 지금도 공부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다움한식

가장 좋은 음식은 우리 전통의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이다. 엄성희 약사는 ‘자연식 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풍어횟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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