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 게이트 로비 총괄 지휘 의혹

홍만표 변호사와 수시로 접촉 정황 드러나

현직 검사 연루설... 검찰 수사 소극적 모양새

법조계, 정계, 관계, 연여계 로비 파일 후폭풍 일 듯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촉발된 법조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핵심 브로커 이민희(56)씨가 주목받고 있다. 이씨는 정운호 대표 구명과 사업 확장 등을 위해 정·관계 로비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선 이씨의 비공개 다른 파일이 공개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1년(상습도박)을 선고받은 정 대표 구명을 위해 2심 재판장과 저녁을 먹으며 '정운호 대표를 선처해 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이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이 씨는 종적을 감췄다.

이씨는 법조타운인 서초동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법조브로커로 통했다. 그만큼 이씨는 광범위하게 로비를 했고 정 대표와의 관계도 이씨가 단순히 피고용인이 아니라 이씨가 정 대표를 이용했다는 말도 들린다. 때문에 법조비리의 몸통은 정 대표가 아닌 이씨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씨는 2012년 네이처리퍼블릭의 서울메트로 상가 임대사업권을 받아주겠다며 정 대표로부터 로비자금으로 9억 원을 받아간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이씨는 검찰 진술에서 "9억원을 받아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실제 로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D고교 선후배 관계인 홍만표 변호사와 수시로 만나며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해외 도박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을 때 해외 도박만 유죄로 인정됐고 나머지 혐의는 무혐의 처분됐다. 이와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홍 변호사의 '힘'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현재 홍 변호사가 이씨로부터 해외 원정 도박 사건을 수임한 대가로 3억원을 받은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이씨는 또한 정 대표 사건 외에도 다른 사람의 형사사건을 홍 변호사에게 소개하고 의뢰인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에 대해 이씨는 "홍 변호사와 사건 수임과 나는 관련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씨는 도피 중에도 홍 변호사 여러 차례 통화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씨는 정 대표 사건 외에 로비와 사업 확장 등을 위해 유명 정치인과 관계 인사들을 만나 온 정황이 포착됐다. 정치인 중에는 여야 중진과 청와대 고위 인사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이씨는 이들 유력 인사를 접대하거나 법조 로비를 할 때 연예인들을 동석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강남구 청담동 B레스토알을 비밀아지트로 활용했다. 이씨는 접대 및 로비 대상 인사들을 B레스토랑에 데리고 와 연예인들과 여흥을 즐긴 것으로 여흥을 즐긴 것으로 전해진다.

이씨는 또한 출신학교인 D고교 인맥을 관리해왔는데 전직 청와대 관계자, 지방자치단체장, 법조계 인사들이 망라된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이민희 파일'이 공개될 경우 법조계는 물론, 정재계, 연예계에도 후폭풍이 몰아질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정치권에서는 중진인 P, Y 의원, A 전 청와대 수석, 법조계 K 판사, L 검사, 연예계 H.S 양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운호 게이트 수사를 하고 있는 검찰이 '이민희 파일' 때문에 제대로 수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몇 몇 검사가 이씨의 로비에 연루된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민희 파일'이 법조계, 정재계 등에 '뇌관'이 되고 있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