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ㆍ북한 활용 대권 플랜 미국-중국 패권 전쟁 ‘희생양’ 정황

반 총장, 러시아ㆍ중국 방문 ‘대권행’분석… ‘북한 카드’활용설

미국-중국 사활 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반 총장 대선 행보에’역풍’

美, 반 총장 러ㆍ중ㆍ북 연계한 대선 플랜 우려, 대선 행보 방해할 수도

반 총장 국내 대선 후보 지지율 하락세… ‘新카드 ’로 반전시켜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유엔 총장으로서 러시아ㆍ중국을 통해 북한 문제를 상당 부분 해결함으로써 대권 주자의 입지를 다지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 패권을 놓고 벌이는 파워게임에 반기문 총장이 ‘희생양’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말 방한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뒤 6월 중순 러시아를 방문해 의미있는 행보에 나섰다. 반 총장의 방러는 러시아에서 개최된 국제경제포럼 참석 때문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은 푸틴 대통령과의 면담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반 총장은 푸틴 대통령과 만나 북한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고, 차기 한국 대선에 관해서도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반 총장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환담했다. 당시 두 사람은 외부에 공표한 것 외에 한반도 상황에 관해 중국과 러시아의 역할론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의 이러한 광폭행보는 중국과 러시아를 제어하려는 미국의 입장에선 달가울리 없다. 러시아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대립하고 있고, 중국과는 남중국해 영유권을 비롯한 패권 다툼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 총장이 두 나라를 방문한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 것이다. 특히 중국이 북한의 핵ㆍ미사일을 앞세워 자국을 압박하는 것에 대단한 불만과 우려를 갖고 있는 미국은 반 총장의 행보를 못마땅해 여겼다. 오바마 정부 일각에서는 반 총장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미국 입장과 배치되는 태도를 보일 수 있다며 사전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알게 된 반 총장은 최근 미국과 ‘오해’를 풀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서 반 총장의 지지율도 불안하다. 지난 1년간, 그리고 5월 말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힐 때만 해도 반 총장은 대선 주자들 중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엔 오차범위 내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경합하고 있다.

반 총장이 러시아ㆍ중국ㆍ북한을 통해 구상하는 대권 플랜이 흔들리고 있고,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위기를 맞고 있는 ‘반기문 대망론’을 짚어봤다.

‘반기문 대망론’ 과 북한 변수

차기 19대 대통령선거를 1년 4개월가량 남겨둔 현재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꼽히고 있다. 반기문 총장은 각종 대선 관련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에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1위를 나타냈다.

반 총장은 여야 후보 모두를 제치고 있는데다 특히 4ㆍ13 총선에서 참패해 대선 주자가 부재하다시피 한 여권의 유력 주자로 꼽히고 있다.

반 총장이 차기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것은 지난 5월 말 방한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후다. 차기 대선에 ‘침묵’과 ‘거리두기’로 일관하던 반 총장은 지난 5월 말 태도를 돌변해 대놓고 대선에 나설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반 총장은 5월 25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린 관훈클럽 임원진과의 간담회에서 ‘반기문 대망론’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유엔 패스포트(여권)를 갖고 있었지만, (총장 임기가 끝나는)내년 1월1일이 오면 이제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할 지 고민과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대통령을 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지만, 자생적으로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진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는 것이란 생각에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대권 도전 의사를 우회적으로 피력했다.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물론, 출마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은 그 때가 처음이다.

반 총장의 방한 행보와 관련해 새롭게 주목된 것은 ‘북한’에 관한 부분이다. 반 총장은 북한과의 대화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언급해 대북 제재와 압박에 집중하는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과는 온도 차를 보였다.

반 총장은 5월 26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주포럼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를 향한 길을 다시 찾아야 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 갈등이 고조되면 동북아, 그 너머 지역까지 어둠의 그림자가 깔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개인적으로도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이 드러내놓고 북한에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반 총장이 북한을 중요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압박 전술과 다르게 북한과 관계 개선을 통해 획기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이를 대선에 활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반기문 ‘러시아 방문’에 담긴 속내

반기문 총장은 최근 러시아와 중국을 잇따라 방문해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두 나라 방문이 유엔 총장으로선 이례적인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반 총장의 러시아 방문은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국제경제포럼’ 참석과 러시아 국가훈장인 ‘우호훈장’을 받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은 6월 16일(현지시간) 개막한 '제20회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블라푸틴 대통령과 별도 회담을 했다.

이번 포럼에 외국 정상으론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총리, 아프리카 기니 공화국의 알파 콩데 대통령 정도만이 참석했고, 국제기구 수장으로는 반 총장과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초대됐다.

행사에 초청된 각국 정부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반 총장이 가장 두드러진 것을 알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 중 반 총장에게 러시아 국가훈장인 ‘우호훈장’을 직접 수여했다.

일련의 행사 과정을 볼 때 반 총장의 러시아 방문은 유엔 총장으로서보다는 개인적인 측면이 짙게 묻어난다.

때문에 국제관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행사의 주인공이 반 총장이고, 푸틴 대통령이 반 총장을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는 말도 나왔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과 러시아 관계자들은 행사에 반 총장을 초청한 것은 푸틴 대통령의 고도의 전략에 따른 것이고 반 총장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즉,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활용해 유엔총장이자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거론되는 반 총장을 도와주고 향후 한ㆍ러 관계를 발전시켜가려는 복안이 있다는 것이다. 반 총장 역시 러시아와의 새로운 관계 설정을 통해 북한에 관여하고 차기 대선에도 활용할 수 있는 계기 마련을 위해 기꺼이 응했다는 전언이다.

다시말해 반 총장과 푸틴 대통령의 ‘이해관계’가 맞아 두 지도자의 회동이 성사됐고, 그 이해관계에 북한이 중요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스크바의 한 동북아 전문가는 “러시아 발전에 극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푸틴 대통령은 북한을 매개로 한반도, 나아가 동북아에 영향력을 행사해 러시아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미국에 효율적으로 맞서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북아에서 북한과 더불어 한국이 중요하고 반기문 총장이 한국의 차기 대통령으로도 거론되고 있어 푸틴 대통령으로선 특별한 관심을 가졌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관계 전문가들 중엔 차기 대선에서 북한이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고, 러시아의 북한에 대한 정치ㆍ군사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킹메이커론’도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국내 정치평론가들도 반 총장이 유엔의 수장으로 임기 중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다면 차기 대선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남북관계의 특수성, 세계에서 한국의 역할 등에서 반 총장의 장점이 부각될 수 있고 실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낸다면 차기 대선을 지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반 총장이 ‘통일대통령’의 적임자로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되면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 총장은 임기 중 방북할 것을 공언했고, 개성공단 방문을 비롯해 몇 차례 방북 시도를 한 바 있다. 러시아가 실제 반 총장의 킹메이커가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반 총장 중국 방문에 미국 ‘의구심’

반기문 총장은 7월 6일 중국을 방문해 다음날 시진핑 국가주석과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반 총장이 지난 10년간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했고 기후 변화 대응 등 세계가 직면한 도전에 대해 노력했다”며 “또 유엔과 중국 협력 강화에도 공헌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유엔 내 중국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고 글로벌 지속 발전 촉진과 기후 변화 대응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6자회담 의장국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반 총장과 시 주석의 회담은 유엔이 추구하는 국제평화에 중국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게 일반적 분석이지만 ‘본질’은 다른데 있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당시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국제관계 전문가는 “반 총장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을 만난 후 곧바로 중국을 방문한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반 총장은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 내용을 시진핑 주석에게 전하고 러시아와 함께 북한에 영향력 있는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반 총장이 요청한 중국의 역할에는 러시아에서와 유사한 한국의 차기 대선과 관련된 부분도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즉, 반 총장이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국이 일정한 역할을 해 대선에 도움을 준다면 집권 후 한중관계를 보다 발전적인 단계로 나아가겠다는 밀약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 측 국제관계 전문가들은 반 총장과 시진핑 주석의 만남이 시진핑-푸틴 정상회담 후 이뤄진 점에서 반 총장의 행보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6월 25일 공동성명에서 세계 패권 다툼에서 미국에 공동 대응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양국 정상은 “미사일 방어체계(MD)를 우려한다”며 “일방적으로 개발되고 배치되는 전 세계 전략적 미사일 방어 시스템은 비건설적 행동으로 국제 사회와 지역 전략 균형과 안정,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지스 미사일 방어망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사드 등 미사일 방어체계는 미사일 확산 분야에서 직면한 실제 도전이나 위협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그들의 명시된 목적과도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는다”며 “중국과 러시아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반 총장과의 회담에서 “다양성은 세계 전진의 동력이자 원천”이라며 “각국은 반드시 국정(상황)에 맞는 발전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남중국해 분쟁에 관한 중재 판결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미국을 겨냥한 작심 발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반 총장의 러시아에 이은 중국 방문은 유엔 총장으로서 현안들에 해결책을 제시하지도 못한 터라 미국의 의심을 받을 만했다. 일부에선 반 총장이 러시아와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과 차기 대선과 관련해 모종의 거래를 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미국-중국 아시아 패권전쟁 후폭풍

최근 미국과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사활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12일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서 완패한 중국이 불복을 선언한 이후 19~21일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미국 또한 핵 항공모함 USS 로널드 레이건호와 존 C 스테니스 항공모함 등이 남중국해와 가까운 필리핀 동쪽 해역에서 대기 중인 상태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를 놓고 양보없는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남중국해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이다.

남중국해는 전 세계 물동량의 절반 이상을 경유하고 있고, 전 세계 원유매장량의 10%에 달하는 최대 2130억 배럴, 천연가스 7조500억 ㎥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자원의 보고로 알려졌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에너지 수입의 3분의 2, 일본과 대만은 각각 60%, 중국은 80%가 이곳을 통과한다.

중국은 남중국해-믈라카해협-인도양으로 연결되는 루트에 대한 제해권을 확보해 글로벌 패권국으로 도약하려 한다. 중국굴기의 출발점이 남중국해인 것이다.

반면 미국 입장에선 남중국해를 중국에 뺏길 경우 미국-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패권전선이 무너지게 된다. 무엇보다 한국, 일본, 대만 등은 수출입은 물론, 에너지를 비롯해 물동량 수급에 큰 차질을 빚어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남중국해는 미국-중국의 패권 다툼을 넘어 주변 아시아 국가들의 ‘생명선’과도 같은 곳이다.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군사적 대립과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해군이 오는 9월 러시아 해군과 사상 처음으로 남중국해에서 연합훈련을 실시한다. 이에 따라 남중국해 주변국과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패권 다툼이 미국 대 중국ㆍ러시아 전선으로 확대된 양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러시아ㆍ중국을 방문한 반기문 총장에 후폭풍이 조심스럽게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대 중국ㆍ러시아 전략의 불똥이 반 총장에게 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보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반 총장의 러시아ㆍ중국 행보에 오바마 정부의 시선은 싸늘하다. 세계 외교의 균형자 역할을 해야 할 유엔의 사무총장이 개인적 목적이 내포된 러시아ㆍ중국 방문이 부적절하다는 평가다.

더욱이 반 총장이 차기 대선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활용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는다면 미국 입장에선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 반 총장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러시아와 중국에 기우는 외교 행보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한국-일본으로 이어지는 아시아 방어전선이 흔들리고 미국의 아시아 전략을 다시 짜야 할 중대 사안이다.

미국의 정보 관계자 등에 따르면 반 총장의 중국 방문 후 미국은 반 총장과 심도있는 얘기를 나눴다. 일부 관계자는 미국이 반 총장의 행보에 큰 불만을 나타냈고, 반 총장은 ‘오해(?)’를 푸는데 전력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불만 중에는 반 총장의 차기 대선 계획과 관련해 러시아와 중국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다는 됐다는 후문이다.

반기문 대권가도 ‘경고등’ 켜져

반기문 총장의 러시아ㆍ중국 방문 후 미국과 반 총장은 상당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 반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을 강조했고, 사적인 목적은 없는 것으로 해명했다는 전언이다.

미국은 우려했던 것의 핵심 부분이 해소됐지만 완전히 가시지는 않았다는 말도 전해진다. 그렇다면 반 총장 입장에선 대권 가도에 ‘복병’을 만날 수도 있다. 미국이 상황에 따라 반 총장의 대권 행보에 ‘경고등’을 켤 수 있기 때문이다.

반 총장의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북한 카드’가 거꾸로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는 셈이다.

반 총장으로선 국내 대권 행보보다 미국과 불편한 부분이 있다면 우선 풀어야 할 상황이다.

국내 대선 상황도 반 총장에게 녹록지 않다. 지난 1년간, 그리고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힐 때만 해도 압도적 선두를 달리던 대선주자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에서 반 총장(27.4%)은 여야 잠룡인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15.2%),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10.6%), 박원순 서울시장(10.3%),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대표(9.9%) 등을 큰 격차로 앞섰다.

동아일보-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 결과 반기문(23.3%). 안철수(13.7%) 김무성(12.4%) 문재인(11.3%) 박원순(10.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반기문(23.8%) 문재인(12.4%) 김무성(11.5%) 안철수(10.6%) 박원순(10.2%) 순이었다.

그러나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7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반 총장(20.2%)과 문 전 대표(19.9%)는 0.3%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지난 조사 대비 반 총장은 1.3%포인트 하락, 문 전 대표는 1.0%포인트 상승했다.

7월 다섯째 주 23.4%를 기록했던 반 총장은 이후 ‘23.0%→21.5%→20.2%’로 3주 연속 하락했다. 문 전 대표는 같은 기간 ‘19.3%→19.5%→18.9%→19.9%’를 기록했다.

이에 따르면 반 총장의 대권 가도 안팎에 ‘경고등’이 켜진 셈이다. 위기에 직면한 ‘반기문 대망론’을 반 총장이 어떠한 ‘신(新) 카드’로 헤쳐나갈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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