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선 ‘빨간불’… 野 잠룡, ‘집권’ 자신

새누리, 김무성ㆍ오세훈ㆍ유승민ㆍ김문수ㆍ남경필ㆍ원희룡

더민주, 문재인ㆍ박원순ㆍ김부겸ㆍ안희정ㆍ손학규ㆍ김종인

국민의당, 안철수ㆍ천정배…반기문 출마 여부 최대 변수

2017년 제19대 대선이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4ㆍ13 총선을 계기로 본격화한 대선 국면에 차기 대선후보들의 행보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현재 상황은 야권 잠룡들이 우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여권은 경쟁력 있는 후보 부재로 고민이 심화되고 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에 대한 구애도 최근엔 변화하는 듯한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제3지대’를 주장하는 유력 잠룡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차기 대선은아직 안갯속이다. 2017년 대선판과 잠룡들의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봤다.

새누리당, 위기 속 탈출구 모색

새누리당은 4ㆍ13 총선에서 참패하면서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선후보들의 지지율은 급락해 좀처럼 회복될 조짐일 보이지 않고 현재 국면이 내년 대선까지 지속된다면 ‘필패’라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지난 1년 가까이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던 김무성 전 대표는 총선 패배에 따른 책임 등으로 선두권에서 멀어졌고, 유력 잠룡으로 거론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국회의장과 김부겸 의원에 각각 패하면서 재기마저 불투명한 상황이다.

유승민 의원은 총선을 전후해 대선후보로 급부상했지만 당내 지지기반이 취약하고 친박(친박근혜)이 당을 장악하고 있어 대권행보가 녹록지 않다.

그밖에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등이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한계론’도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권 대선후보들은 대권을 향한 몸풀기에 한창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7월 14일 당 대표 당선 2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행사를 열어 사실상 대선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민심 청취’라는 명분하에 전국을 돌며 대권행보에 속도를 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최근 종로구에 대선 준비 싱크탱크인 ‘공생연구소’를 열고 조직을 갖추는 한편, 저서를 준비하고 각종 행사에 얼굴을 내미는 등 대권 도전에 나섰다.

김문수 전 지사도 최근 ‘김문수TV’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는 등 대권행보에 본격적으로 돌입했으며, 유승민 의원은 강연정치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대선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모병제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밝히고 반기문 총장의 문제를 제기하는 등 대선을 의식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이렇듯 여권내 잠룡들이 나름 대권 행보에 나서고 있지만 당 안팎에선 ‘불안감’이 역력하다. 현재 정치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대권 수성이 어렵다는 인식이다.

여권은 대선 위기의 해법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구애를 하고 있지만 반 총장은 대선 출마와 어느 당으로 출마할지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야권, 집권 자신감에 잠룡 앞다퉈 ‘몸 풀기’

지난 4ㆍ13 총선을 통해 정치 주도권을 확보한 야권은 제19대 대선에서 집권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더민주는 제1 야당 프리미엄에다 문재인 전 대표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차기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더민주는 8ㆍ27 전당대회에서 문 전 대표 진영의 지지를 받은 추미애 후보가 당 대표에 오르고 8명의 최고위원 중 6명이 친문(친문재인) 사람들로 채워져 ‘문제인당화’ 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 전 대표가 더민주의 차기 대선후보에 오를 수 있는 실질적 기반이 구축된 셈이다. 여기에 권리당원의 영향력이 커진 대선후보 경선 방식도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해 일각에선 차기 대선후보로 문 전 대표가 ‘확정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문 전 대표의 높은 지지율도 야권 차기 대선후보 1순위로 꼽는데 단단히 한몫한다. 문 전 대표는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야권 후보 중 1년 넘게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일부 여론조사에선 유력 주자인 반기문 총장을 앞서기도 했다.

문 전 대표 역시 공공연히 대선출마 의지를 밝히고 집권 가능성을 숨기지 않는다. 문 전 대표는 최근 한 강연에서 “지난 대선 때는 제가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채 정말 벼락치기로 대선에 임했다”며 “내년에는 정권 교체를 꼭 이루겠다는 것을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가장 활발하게 대권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시장이 ‘청년수당 사업(청년활동지원사업)’을 밀어붙이고, 박 시장 측근 인사들로 싱크탱크 ‘새물결’을 구성하고, 최근 미국 순방에 나선 것 등을 대권행보의 일환으로 해석한다.

김부겸 의원은 “‘문재인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표현”이라며 사실상 대권 도전의지를 나타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와의 경쟁은 숙명”이라며 은연 중 대선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손학규 전 고문은 20일 전남 강진아트홀에서 열린 사실상의 고별강연에서 “나라를 구하는 데 저를 던지고자 한다”며 정계복귀 의지를 밝힌 뒤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개혁에 나서야 한다”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놨다.

일부에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출마를 점치기도 하다. 김 전 대표가 4ㆍ13 총선 승리를 이끌어 역량을 인정받았고, 차기 대선의 화두가 될 ‘경제’ 전문가라는 점, 중도 성향의 행보 등이 대선후보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ㆍ천정배 전 공동대표가 대권 도전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지난8월 28일 광주전남 지역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반드시 정권교체 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우선 야권 정치의 본류인 호남을 자기세력화하는데 전력하면서 강연정치를 통해 지역, 세대와 소통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19일 내년 대선 후보 단일화와 관련, “지난 대선 패배가 역사에 죄를 지은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표를 정면 겨냥해 대권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다.

천정배 전 대표는 대선 출마 준비를 위한 싱크탱크 겸 지지 모임으로 알려진 ‘자구구국(自救救國) 포럼’을 야권 심장부 광주에서 열고 대권 행보를 시작했다.

반기문 출마 따라 대선 지형 바뀔 듯

여야 정치권이나 정치평론가 등 전문가들은 ‘2017년 대선은 반기문 총장에 달렸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반기문 총장이 대선에 출마하느냐에 따라 대선판이 결정된다는 의미다.

이는 반 총장이 지난 1년 넘게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과 직결돼 있다. 또한 여권에서 야권 잠룡들에 필적할 후보가 없는 것도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 5월 방한해 대권 도전 의지를 간접적으로 피력한데 이어 지난 15일 방미중인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를 면담한 뒤 취재진들에게 “임기를 마친 마친 뒤 내년 1월 귀국보고를 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져 본격적인 대선 활동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정치전문가들은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대선판이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정치평론가는 “반 총장이 대선에 나서면 당선 여부를 떠나 대선판이 새롭게 짜여질 수밖에 없다”며 “야권에 유리한 현재 국면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이 여권과 손을 잡을지, 제3지대에서 출발할지 불투명하나 현재 여야와 거리를 두는게 유리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여론조사기관의 한 전문가는 “내년 대선 때 여론을 예측할 수 없지만 반 총장은 고정 지지층이 있다”며 “반 총장에 큰 변수가 없는 한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그는 반 총장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할 경우 지지율에 변화가 올 수 있겠지만 ‘결정적 한방’이 아니면 대선 흐름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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