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계 절대 권력 휘둘러”…김 차관 ‘의혹 일축’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최순실씨와 연결됐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정치권 등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김 차관이 K스포츠재단과 미르재단 설립 과정이나 모금에 일정부분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의혹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김 차관이 문체부의 실질적인 1인자로 군림하며 체육계의 각종 협회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김 차관은 최근 제기되고 있는 의혹들과 관련해 “K스포츠재단이나 미르재단 설립과정에 모금을 했다거나, 인사 추천을 했다거나 하는 식으로 관여했다고 하면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이 거액을 출연해 만든 K스포츠재단은 설립 과정에서 최씨와 김 차관 등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은 “재단 설립 과정에 전혀 개입한 바 없다”고 강조하며 “다만 전경련이 (K스포츠) 재단을 만든 이후에는 소관 업무기 때문에 당연히 관련해서 몇 차례 자문해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등 사정기관은 지난해 중반부터 올해 초까지 김 차관과 관련한 첩보를 수집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끈다. 사정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김 차관은 체육4대악 근절을 명목으로 여러 체육 협회 인사 이권 문제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샀다. 특정 종목 협회장과 참모 교체 때 자신과 연이 닿아 있는 인사로 교체했다는 첩보도 사정기관에 접수돼 내사가 진행된 적 있다.

또 자신과 같은 고향 사람이나 동문을 추전해 협회 요직에 앉혔다는 말도 무성했다. 이 같은 내용의 투서가 지난해 검찰에 접수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미르 K 스포츠재단 관련해서도 김 차관은 이메일로 최씨에게 인사 추천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스포츠재단은 최씨가 실소유주인 더블루케이로 자금이 흘러들어 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블루케이 초대 대표이사를 지낸 조 모 씨의 변호인은 “조 전 대표가 더블루케이 재직 시절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김상률 전 교육문화수석, 김종 차관을 만난 적이 있다”며 “모든 것은 다 최순실씨 지시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차관은 2013년 노태강 체육국장 등이 좌천될 때 문체부에 들어왔다. 이미 이때부터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한양대 인맥이다, ‘문화계 좌파’를 치기 위해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낙점했다는 얘기들이 돌았다.

그가 2차관이 된 이후 1차관 소관이던 관광ㆍ종교업무가 2차관 소관으로 넘어오고, 체육관광정책실이 체육정책실과 관광정책실로 확대되는 등의 조직 개편이 이어지면서 ‘김 차관이 문체부의 실세’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유진룡 전 장관도 김 차관을 통해 인사청탁이 이뤄진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밝혀 파문이 일기도 했으나 그는 특별한 조사도 받지 않은 채 여전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