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지지율 여권과 동반 추락…문재인과 접전

반 총장 여권 후보 아닌 ‘제3의 길’에서 출마할 수도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그동안 대선주자 선두를 달리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지지율도 동반하락했다.

28일 한국갤럽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성인 1033명을 대상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8%포인트 폭락한 17%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부정평가는 10%포인트 폭등해 74%로 취임 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이후에는 지역과 연령, 지지정당을 불문하고 여론은 극도로 악화했다. 대국민 사과 이후인 26~27일 이틀간 별도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8%포인트, 응답률 21%) 긍정평가는 14%까지 하락했고, 부정평가는 78%로 치솟았다. 대구경북 지역에서조차 19%까지 폭락했으며, 전 지역에서 20%를 넘는 곳을 단 한 곳도 없었다. 또한 60대 이상, 대구경북, 새누리당 지지자 등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도 무너진 것으로 지적됐다.

새누리당도 직격탄을 맞았다. 새누리당은 지난주보다 3%포인트 하락한 26%로 더불어민주당 29%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반기문 총장의 지지율도 하락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24~26일 사이 조사해 27일 발표(매주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 반기문 총장 지지율은 지난주 조사 때보다 0.7%포인트 하락한 21.5%,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0.8%포인트 오른 19.7%를 기록해 2%포인트 안으로 격차가 좁혀졌다.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은 26일 조사에서 17.5%로 취임 후 처음으로 10%대로 떨어졌다.

‘한겨레’와 한국리서치가 지난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현상은 뚜렷했다.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반 총장이 17.1%, 문재인 전 대표가 16.1%를 차지해 오차범위 안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4%로 내리막을 걷고 새누리당 지지도 역시 25.4%로 더불어민주당의 30.7%보다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반 총장은 지지율 1위를 유지했지만 문재인 전 대표와 격차가 좁혀지고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반 총장의 선호도가 박 대통령ㆍ새누리당 지지율과 동반하락하고 있는 것은 유권자들이 반 총장을 여권 후보로 인식하고 있는 탓으로 분석된다. 이는 그동안 반 총장을 선호했던 이들 상당수가 유보층으로 돌아선 것에서도 나타난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내년 초 귀국할 반 총장이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반 총장이 ‘친박’(친박근혜)의 꽃가마를 타고 출마할 경우 필패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반 총장이 기존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제3의 길’을 걸으며 세를 모아 대선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또는 ‘제3지대’에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과 연대해 통합(단일)후보로 나올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 총장이 내년 귀국해 충청권 대부인 김종필 전 총리를 만나기로 한 것과 최근 안철 수 전 대표가 김 전 총리를 만난 것은 반기문-안철수 연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한다.

이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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