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친박, 분열하는 새누리당 내부서 하야동참론까지 나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여권 내부에서는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담화문 발표 이후 “이번에도 대통령의 잘못은 없고 최순실 개인의 비리로 몰아가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가 날로 확산되고 있어서다.

말하자면 ‘최순실 게이트 정국’이 여권을 새로운 국면으로 끌고 가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특검 수사까지도 받겠다고 밝히면서 여권에서는 “초유의 상황까지 몰린 이상 대통령이 탈당하든 새누리당이 깨지든 둘 중하나는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분열의 조짐마저 엿보이는 형국이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여권의 친박(친박근혜) 주류를 포위한 채 압박하는 구도였던 최순실 정국은 더욱 복잡한 구도로 흘러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당 지도부와 주류 친박계가 박 대통령의 담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야권의 초당적 협조를 요청한 반면, 비박계는 여전히 박 대통령의 후속 조치가 여전히 크게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일부 비박계는 “2선 후퇴에 대한 언급이 없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비박계 내부에서 “대통령이 국정에서 손을 떼는 등 책임지는 구체적 언급이 없다. 잘못은 최순실이 저질렀고 자신은 관리하지 못한 도덕적 책임만 지겠다는 의도”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정 운영 등에서 책임총리제 시행, 국회와 협의 등 대통령 권한의 나눔과 내려놓음에 대해 말씀했으면 좋았을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기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을 방치하고 동참한 현 당지도부가 전원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그 핵심인 이정현 대표는 퇴진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초기에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민심에 역행한 발언과 행보를 해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들이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탈당 수순을 밟을 경우 현 새누리당 내 친박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에도 점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