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ㆍ충청ㆍ호남에선 非朴, 영남은 親朴 우세

리얼미터 조사… 민주 35.9%, 친박ㆍ비박 12.6%, 국민의당 11.4%

문재인 전 대표 24.0% 7주째 1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19.5%

4주째 상승세 이재명 성남시장, 다소 주춤하며 16.1%로 3위 유지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에 친박(친박근혜)계 후보인 충청권 4선의 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이 16일 당선되면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악화일로로 치닫던 당 내전이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계파 대리전’ 양상을 띤 이날 경선에서 친박계가 승리를 거둠에 따라 비박(비박근혜)계의 집단 탈당과 분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이미 비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가 탈당과 신당 창당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데 이어 여권 대선주자로 꼽히는 유승민 의원도 이날 경선 직후 “앞으로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는 좀 고민을 해볼 것”이라고 밝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반면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해 분당까지 가지않거나 실제 분당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불과 보름여 남은 신년부터 차기 대선이 본격화되면 분당이나 탈당이라는 원심력이점차 힘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 새누리당이 분당되면 친박, 비박 중 어느 쪽에 유리할까.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분당될 경우 친박당과 비박당이 비슷한 여론지지를 받을 것이라는 결과가 15일 나왔다.

지난 14일 전국 성인 10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35.9%로 가장 높았고, 이정현ㆍ최경환 중심의 친박계 정당과 김무성ㆍ유승민 중심의 비박계 정당이 각각 12.6% 동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국민의당 11.4%, 정의당 6.0%로 나타났다. ‘기타 정당’, ‘지지정당 없음’은 각각 4.4%, 17.1%였다.

지역별로는 서울, 경기ㆍ인천, 호남에서 비박계의 결집력이 친박계를 앞섰으나 대구ㆍ경북(TK)과 부산ㆍ울산ㆍ경남에서는 친박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박계 정당과 친박계 정당을 비교하면, 지지정당별로는 국민의당 지지층(12.8%p, 친박 1.6% vs 비박 14.4%), 기타정당(10.4%p, 12.8% vs 23.2%), 무당층(5.7%p, 7.2% vs 12.9%), 정의당 지지층(5.6%p, 1.4% vs 7.0%), 민주당 지지층(3.7%p, 2.0% vs 5.7%)에서는 비박계 정당이 친박계 정당보다 더 많은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지지층(28.6%p, 54.0% vs 25.4%)에서는 친박계 정당이 비박계 정당보다 2배 이상 지지층을 더 결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50대 이하 모든 연령층에서 비박계 정당의 지지층 결집력이 친박계를 앞섰는데, 50대(3.8%p, 친박 16.5% vs 비박 20.3%), 40대(3.3%p, 7.1% vs 10.4%), 30대(1.7%p, 7.3% vs 9.0%), 20대(0.9%p, 1.7% vs 2.6%) 순으로 비박계 정당의 결집력이 친박계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60대 이상(8.2%p, 친박 26.4% vs 비박 18.2%)에서는 친박계 정당의 결집력이 비박계를 앞섰다.

새누리당의 분당은 기존 정당의 지지율과도 연계돼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2~14일 성인 10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에서는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전주보다 1.1%포인트 오른 37.0%로 또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선두를 유지했다.

새누리당은 내홍사태가 이어지면서 0.9%포인트 떨어진 16.4%로, 2주연속 하락곡선을 그렸고, 국민의당은 전주와 같은 12.3%를 기록했다. 정의당은 0.2%포인트 오른 5.5%였다.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새누리당 분당과 관련해 중요한 변수 중 하나이다. 비박계가 분당해 신당을 창당하거나 세력화할 경우 유력 대선주자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손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기문 총장은 대선에 출마할 경우 새누리당과 거리를 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비박계 탈당파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비박계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친박계의 새누리당은 이미 정치적 생명을 다했다. 차기 대선에 내세울만한 주자도 없다. 차라리 탈당해 반기문 총장과 새로운 정치를 모색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리얼미터의 같은 조사결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0.9%포인트 오른 24.0%로 7주째 1위 자리를 지켰으며, 반기문 사무총장도 0.7%포인트 상승한 19.5%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주까지 4주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3위로 올라섰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0.1%포인트 하락한 16.1%로 주춤했으며,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0.5%포인트 오른 8.5%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이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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