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지지도 2위 고무적, 신당 창당 ‘파란불’

정계개편의 한 축… 반기문과의 연대 모색,

내부 갈등 해결, 경쟁력 있는 대선후보 과제

새누리당 비박계가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을 결성하면서 신4당체제가 만들어졌다.

이번 신4당체제는 1996년 제15대 총선을 통해 형성된 ‘신한국당-새정치국민회의-자민련-민주당’ 4당 체제 이후 20년만이다.

신4당체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펼쳐질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보인다. 비박 보수신당이 어떻게 자리하느냐는 정계개편의 주요 변수이다.

최근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개혁보수신당이 새누리당을 제치고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성인 1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보다 0.2%포인트 하락했으나 33.7%의 지지율로 1위를 고수했다.

보수신당은 17.4%를 기록하며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전주보다 6.6%포인트나 급락한 15.8%로 3위로 내려앉았다. 국민의당은 1.6%포인트 내린 11.7%로 뒤를 이었고, 정의당은 0.9%포인트 하락한 3.8%로 집계됐다.

리얼미터는 “보수신당은 부산울산경남과 경기인천, 충청에서, 연령별로는 40대와 20대에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을 제치고 민주당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60대 이상과 보수층에서는 새누리당에 이어 2위였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30%대 초중반의 지지율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보수신당이 10%대 중후반, 새누리당이 10%대 중반, 국민의당이 10%대 초반으로 3당이 2위권을 형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내 4당이 1강 3중 구도를 그리고 있는 셈이다. 정의당까지 더하면 보수신당의 등장으로 1강 3중 1약 구도로 5당 체제가 자리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보수신당 창당 작업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고 전국적인 인지도가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보수신당의 지지도는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

신4당체제하에서 보수신당의 안착은 유동적이다. 우선 보수신당 내부 갈등이 문제다. 김무성ㆍ유승민 투톱은 ‘보수 신당’이라는 한 배를 탔지만 정계개편, 개헌 등 주요 현안에서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1월 24일 대선 불출마 등을 선언하면서 “친박(박근혜)ㆍ친문(문재인) 패권주의 세력을 제외한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보수 대연합론’을 띄웠다. 결과적으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나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반면, 유 의원은 무분별한 반문 연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친박, 친문 아니면 다 연대하는 것이 아니고 신당이 추구하는 정책과 원칙에 맞는 분이면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유 의원은 박지원 원내대표와는 같이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는 정통 보수인데 박 의원은 남북관계, 사드 배치 등에서 많이 다르다. 그런 부분은 양보 할 수 없다”고 했다.

유 의원은 “안철수, 손학규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고 했는데 이 발언은 다소 모순적이다. 안철수 의원은 사드 배치에 대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헌에 대해서도 김 전 대표는 적극적이다. 특히, 오스트리아식 분권형 대통령제로의 개헌을 선호하고 있다.

반면 유 의원은 대선전 개헌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이다. 킹 메이커로써의 김 전 대표는 반 총장 영입에 적극적인 반면, 반 총장을 대선 경쟁 상대로 인식하고 있는 유 의원은 반 총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고, 반 총장과의 경선을 희망하고 있다.

이밖에 향후 신당의 운영반식과 정책 노선에서의 차이가 신당 주도의 정계개편을 어렵게 할지 모른다. 당장, 탈당을 보류한 나경원 의원은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국정농단에서 드러났던 폐해를 걷어내고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나 의원은 이른바 ‘안보는 보수, 경제는 좌클릭’이라는 유승민 의원이 주도하는 개혁보수신당의 정책 방향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유 의원이 주장해온 사회적 경제 기본법 등 일부 정책적 노선에서 차이를 보였다. 나 의원은 “당내 민주화와 무조건 좌클릭 지양” 등을 조건으로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개혁보수신당 안에서 불협화음이 지속되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기존 여야 정당 대신 무소속 국민후보의 길을 택할 수 도 있다.

대선정국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보수신당이 그 실체성과 영향력을 가지려면 확실한 대선후보가 있거나 정계개편의 한 축을 차지해야 한다.

현재 보수신당에는 반기문 총장이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필적할 잠룡이 없다.유승민 의원이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지지율에서 야권 주자에 한참 뒤져 있다.

또한 당내 이견이 상충하는 상황에선 보수신당이 정계개편의 한 축이 되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자칫 다시 쪼개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수신당은 반기문 총장이 귀국한 직후인 1월말 창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 영입이나 반 총장과의 연대를 고려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반 총장이 보수신당에 입장하거나 곧바로 손을 잡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막 출범한 보수신당의 앞날에 난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이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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