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두둔하고 문재인 비판…安 ‘대연정’긍정, 文 ‘대세론’ 회의적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가 당내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조적인 태도를 보여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안 지사에 대체적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 문 전 대표에게는 비판적 견해를 밝히고 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 “안 지사가 민주당 후보가 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가정했을 때, 국회에서 제대로 일이 되게 하려면 국회선진화법 등을 생각하면 어떻게 협치를 해야 한다는 방법이 나올 것 아니냐”며 “그런 걸 생각한다면 맹목적으로 안 지사를 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안 지사와 회동해 “여야를 뛰어넘어 50대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켜 보라”고 격려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1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안 지사가 대권을 향해서 하는 행동을 보면 합리적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며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분에 대해 내가 조언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김 전 대표는 ‘문재인 대세론’에 대해 “여러 여론조사 수치상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면서도 “시간적 여유가 있고 대선이 언제 치러질지 확정 안 돼 경쟁자들이 어떻게 경쟁하느냐에 따라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8일 문재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구상에 대해 “적당히 공공부문 일자리 늘려서는 청년 고용 문제를 절대 해결 못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런 김 전 대표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안 지사에게 힘을 실어줘 궁극에는 킹메이커를 하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는 김 전 대표가 안 지사와 회동한 것을 비롯해 반기문 전 유엔시무총장,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등 잠룡들을 두루 만나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만나 대선 논의를 하는 등 이번 대선에 깊숙이 관여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반면, 김 전 대표가 당 운영과 관련해 문 전 대표와 불편한 관계에 있었던 것은 맞지만대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거나 배척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김 전 대표는 개헌과 여러 정치세력의 협치를 주장하는데 안지사가 그에 부합하는 행보를 보여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뿐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역대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해온 것에 비춰 이번 대선에서도 일정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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