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비문 진영 ‘좌장’ 역할…탈당하면 문재인 타격 커

金, ‘개헌’ 고리로 비문 세력 결집… 직접 대권 도전설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 대표의 탈당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예상되는 이달 9∼13일 이전에 탈당할 것이 점쳐지며, 빠르면 이번주에 결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가 비문(비문재인) 세력의 상징적 존재라는 점에서 그의 탈당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진영에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4ㆍ13 총선을 앞두고 당시 당 대표였던 문 전 대표의 ‘삼고초려’로 구원등판해 총선 승리의 1등 공신이 됐다. 동시에 민주당이 제1당에 근접한 총선 승리를 하면서 문 전 대표는 유력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4ㆍ13 총선 이후 가진 만찬 회동에서 나눈 대화 내용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이 벌어진 뒤 관계가 멀어졌다.

이후 김 전 대표는 비문 진영의 ‘좌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개헌 문제 등을 놓고 문 전 대표 측과 원색적인 대립각을 세워왔다.

최근에는 비문인사들이 주축을 이룬 개헌파들이 친문 성향 지지자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은 일과 김 전 대표가 주도해온 대표적 경제민주화법인 상법 개정안처리가 무산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터트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문 전 대표 캠프의 전윤철 공동선대위원장이 언론인터뷰에서 ‘경제민주화’를 비판한 것도 김 전 대표를 격앙시켰다는 후문이다.

김 전 대표의 거취와 관련, 당에 남아 비문 세력의 힘을 모으거나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탈당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김 전 대표 주변에서는 탈당 후 킹메이커가 아니라 직접 대선에 도전할 것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김 전 대표의 한 지인은 “비문 세력의 각 정당 대선 주자들이 모두 나와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안을 강구중이고 김 전 대표도 출마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표가 기존 정당에 입당하기보다는 민주당, 한국당 등에서 탈당한 의원들과 스몰 텐트를 형성한 뒤 민주당을 뺀 정당 간 연대와 경선을 통해 문 전 대표에 맞설 최종 대선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김 전 대표 지인은 “김 전 대표가 ‘개헌’을 고리로 비문 세력 연대에 나설 것”이라며 “문 전 대표가 개헌을 반대하는 상황에서 개헌을 찬성하는 대선후보들이 자연스럽게 비문 연대를 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대선판이 요동치는 가운데 개헌론자이자 비문 세력의 좌장인 김 전 대표가 대선후보로 직접 나설지, 아니면 예의 킹메이커로 저력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이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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