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 45% 1위, 이어 5대 권력기관 출신 포진

삼성ㆍLGㆍ롯데ㆍ포스코…절반 이상이 교수 출신

5대 권력기관 출신 4분의1 넘어…‘방패용’ 선호 여전

현대차ㆍ한진 법조인ㆍ관료 비중 높아…한화 기업인 최다

10대그룹 소속 상장사들의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공시된 신임ㆍ재선임 사외이사 후보 126명을 분석한 결과, 교수 출신이 57명(45.2%)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법원ㆍ검찰 등 ‘5대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는 33명으로 26.2%를 차지했다.

9일 재벌닷컴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교수 출신 사외이사 비율은 지난해 33.8%에서 올해 11.4%포인트 급격히 높아졌다. 정경유착이 본질인 최순실 사태에 대한 부담과 함께 전문성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이 13명(56.5%)으로 가장 많았다. 삼성SDI 사외이사인 김성재 한국외대 경영학구 교수는 2011년부터 인연을 맺고 있고, 김난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재선임됐다. 삼성SDS 사외이사로 박정호 고려대 전자공학부 교수, 박영열 연세대 경영대 교수, 이재은 홍익대 경영대 교수 모두 재선임됐다. 삼성전기에는 유지범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삼성화재에는 박세민 한양대 로스쿨 교수가 새로 사외이사가 됐다.

이어 SK 11명(45.8%), LG 9명(69.2%), 롯데 8명(61.5%), 현대차 6명(31.6%) 순이었다.

SK그룹의 경우 최종원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성수 경희대 화학공학과 교수가 각각 SK하이닉스, SKC 사외이사로 재선임됐고, LG그룹 내에서도 성태연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가 LG이노텍, 정운오 서울대 경영대 교수가 LG상사, 박상수 경희대 경영대 교수가 LG유플러스 사외이사 재선임 후보 명단에 올랐다.

롯데그룹도 강혜련 이대 경영대 교수가 롯데쇼핑에, 박용호 서울대 수의대 교수가 롯데제과 사외이사 재선임됐다.

학교별로 분류하면 서울대가 19명으로 압도적이었고, 연세대 8명, 고려대도 5명을 배출했다. ‘스카이’(SKY) 출신은 전체 교수 출신 사외이사의 56%로, 절반이 넘었다. 이밖에 성균관대와 한양대가 각각 4명, 한국외대와 경희대가 각각 2명이었다.

‘5대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는 지난해(30.8%)보다 4.6%포인트 줄어든 33명으로 26.2%를 차지했다. 전체 사외이사의 4분의 1 이상으로 보험용이나 방패용으로 권력기관 출신을 선호하는 현상은 여전했다.

그룹별로 보면, 삼성은 올해 새로 선임하거나 재선임한 사외이사 23명 중 7명을 권력기관 출신으로 채웠다. 삼성SDS는 유재만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를, 삼성카드는 권오규 전 재경부 부총리와 최규연 전 기재부 국고국장을, 삼성화재는 박대동 전 금융위 국장을 각각 신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현대차는 올해 신임 또는 재선임한 사외이사 19명 중 절반 이상인 11명을 권력기관 출신으로 앉혔다. 현대차는 최은수 전 대전고등법원장, 기아차는 김덕중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이노션은 이재홍 전 서울행정법원장, 현대글로비스는 임창규 전 광주지방국세청장을 각각 선임했다.

SK는 사외이사 24명 중 5명이 권력기관 출신으로 판·검사 2명, 기재부 2명, 국세청 1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천세 전 인천지검 부천지청 차장검사가 SK네트웍스 신임 사외이사로, 배선영 전 재경부 감사관실 서기관 및 서남철 전 인천지법 판사가 SK증권 신임 사외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LG의 경우 신임 또는 재선임 사외이사 13명 중 3명이 권력기관 출신이었다. LG화학에 정동민 전 서울서부지검장이, LG전자에 백용호 전 국세청장 등이 새로 사외이사로 영입됐다. 롯데는 13명 중 2명이 권력기관 출신으로, 롯데손해보험에 정중원 전 공정위 정책국장 등이 선임됐다.

GS그룹은 신임 혹은 재선임 사외이사 8명 중 김경종 전 서울북부지법원장(GS글로벌)이 재선임됐고, 한화그룹은 강석훈 전 서울고법 판사(한화)와 이상용 전 재경부 경제협력국장(한화 손해보험)에 각각 재선임됐다.

한진그룹은 5명 전원을 법조계 및 관료로 몸담았던 인사로 영입했다. 대한항공에는 화우, 광장 등의 법무법인 변호사를, 한진과 한국공항에는 각각 성용락 감사원장 직무대행, 박상용 공정위 사무처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10대그룹 중에서 올해 신임 또는 재선임한 사외이사 중 권력기관 출신 인사가 없는 곳은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두 곳 뿐이었다.

한화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 후보 중 기업인이 가장 많았다. 14명 후보 중 7명이 기업인이고 그중 6명은 한화그룹 계열사 출신이다. 김용구 전 한화 대표는 (주)한화, 박석희 전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한화케미칼, 조규하 전 한화증권 전무는 한화생명, 양태진 전 한화 대표는 한화테크윈, 이종학 전 한화종합화학 대표는 한화보험 신규 사외이사가 됐다.

장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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