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경북지역 조폭과 연결점 있다” 증언

“문재인 바다이야기 관련 수사 개입 노 정권판 우병우”

동반몰락 우려에 文ㆍ安 눈치보며 못 꺼내는 카드 무엇?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신경전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양측이 각각 치명적인 네거티브를 준비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3일 TV 토론으로 정면 승부를 벌인 양강 후보들은 장외에서도 의혹 제기와 인신공격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일 양측에서 네거티브 공세를 벌이는 것과 관련해 대선 직전까지 점점 수위를 높이며 강펀치를 주고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자녀가 각각 불법 취업과 재산 보유 의혹에 휩싸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 후보는 이 같은 네거티브에 대해 ‘정공법’으로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文ㆍ安 후보의 날선 대응

문 후보 측은 13일 “(문 후보의 아들 채용과 관련해)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을 공직선거법 위반의 허위사실 공표죄로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윤관석 공보단장은 당사 현안 브리핑을 통해 “하 의원은 지난 10일 기자브리핑을 통해 ‘2007년 고용노동부 감사의 최종결론이 특혜 채용을 인정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으나 이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윤 단장은 “하 의원이 새로 발견됐다고 주장하는 최종 감사보고서는 문 후보 아들의 채용 과정에 대한 5월 감사뿐 아니라 고용서비스혁신단에서 지적한 고용정보원의 예산 부적정 사용 등에 대한 조사까지 포함된 보고서”라고 지적했다.

이어 “2007년 6월 고용노동부의 조사결과 역시 고용정보원이 채용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으나 그것이 ‘특혜채용을 예정하거나 의도하지는 않았음’을 명시하고 있다”며 “휴직과 유학 관련 하 의원의 허위사실 공표에 대해서도 추가고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의혹의 내용은 문 후보의 아들인 준용씨가 한국고용정보원에 취업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다. 준용씨가 취업한 고용정보원장이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실 수석비서관과 민정수석실 산하 노동비서관으로 함께 일했던 사이로 아들을 채용하던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안 후보 측은 설희씨에 대한 각종 의혹을 해명하는 한편 역공을 취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문 후보의 아들 취업 특혜 의혹를 집중 공격하고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안 후보는 문 후보 측이 제기하는 딸의 원정출산, 호화유학, 이중국적 의혹을 속시원하게 해명했다”며 “이번에는 문 후보가 아들 준용군의 취업특혜, 노무현 전 대통령 사돈 음주 교통사고 은폐 의혹을 해명할 차례”라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대통령 후보가 정작 본인의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변 못하고 계속해 고장난 라디오 같은 군색한 변명만 하고 있다. 다시 한 번 속시원한 해명에 나설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최고위원은 “그동안 원정출산, 이중국적, 재산의혹 등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계속해온 민주당은 자성해야 한다”며 “제발 근거 없는 흑색선전, 인신공격, 네거티브 망령을 벗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사공정규 최고위원은 “부모의 권력 유무가 청년들의 미래를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국민의당과 안철수의 철학”이라며 “우리는 이것이 최순실이 딸을 이화여대에 편법 합격시키고 학점까지 불법으로 취득한 예와 뭐가 다른지 문 후보에게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조교로 일하고 있는 안 후보의 딸 설희(28)씨의 재산이 예금 1억 1200만 원과 2만 달러 상당의 자동차 한 대뿐이라고 안 후보 캠프는 반박하고 있다.

안 후보 측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이 재산은 부모와 조모로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받은 것과 본인의 소득(원화 기준 연 3000만-4000만 원)의 일부를 저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손 대변인은 일각에서 제기한 주식 등 보유 의혹에 대해서도 “(설희 씨는) 매년 3만 달러대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그 어디에도 부동산과 주식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문 후보 측 전재수 의원은 “혹시 공개해선 안 될 재산이나 돈 거래가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안 후보의 딸 재산과 관련 루머가 확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그러나 네거티브 전쟁에서 안 후보가 다소 불리한 모양새다. 안 후보는 연일 부인 김미경 교수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최근 김 교수가 안 후보 보좌진에게 자신의 대학 강연 자료 검색ㆍ검토를 맡기고, 의원실 차량과 기사를 사적으로 이용하는 등 보좌진들에게 사적인 지시를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안 후보 지원 일정을 제대로 돕지 않았다며 이메일로 보좌진들을 질책하기도 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안 후보 의원실에 근무했던 보좌진 일부는 김 교수의 사적 지시 부담을 못 이겨 일을 그만두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은 확산되고 있다.

이에 김 교수는 결국 지난 14일 안 후보 보좌진 사적업무 활용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 교수는 이날 국민의당을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저의 여러 활동과 관련해 심려를 끼쳤다. 비서진에게 업무 부담 준 점 전적으로 제 불찰”이라며 “더욱 엄격해지겠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네거티브로 검증론 확전

안 후보 측의 이 같은 반격에 문 후보 측은 더 강공책을 구사하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김태년 총괄공동특보단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 후보 부인 김미경씨의 서울대 교수 부정 채용 의혹을 제기하며 “교육부나 감사원에 감사 실시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단장은 Δ김씨의 부교수 경력은 8년이 아니라 1년7개월이고 Δ김씨가 서울대 의대 전임교수 특별 채용 계획 수립일(2011년 4월21일)로부터 약 한 달 전인 3월 25일ㆍ28일ㆍ30일 추천서 3건을 이메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진우 수석부대변인은 안 후보의 대통령 후보 등록 동시 국회의원직 사퇴와 관련, “안 후보의 뒤늦은 사퇴로 노원병 보선은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치르게 되었다”며 “특히 뒤늦은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 무산은 경남도지사 꼼수 사퇴로 경남도정에 피해를 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똑같은 사례의 되풀이”라고 비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준비 안된 안 후보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며 “미세먼지에 건강을 위협받고 있는 국민들에게는 ‘스모그 프리 타워’ 예술 작품을 소개하고, 서민 학부모에게는 단설 유치원 신설을 제한하겠다고 한 철학 부재 정책 행보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은혜 수석대변인 역시 안 후보의 대형 단설유치원 자제 공약에 관해 “안 후보가 교육 대통령을 자처하지만 교육 현실에 대한 이해가 이렇게 부족하다보니 학제 개편과 같이 정말 중ㆍ장기적 과제에 대해서는 당장 할 것처럼 국민들을 현혹하고, 국ㆍ공립 유치원 신설과 사립 유치원의 맞춤형 지원 정책과 같이 당장 처방할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성이 없고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또 문 후보 측은 김 교수의 서울대 채용 특혜 의혹에 대해 “미리 (서울대와) 짜고 친 것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브리핑에서 “문제의 본질은 안 후보와 부인이 서울대의 특별교수 채용계획이 수립되기도 전에 어떻게 이 계획을 알고 미리 서류를 준비했느냐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부정 채용 의혹을 입증하는 증거가 쏟아지고 있는데도 안 후보 측은 여전히 엉뚱한 대답만 늘어놓고 있다”며 “혹시 지금 뭐가 문제인지 파악이 제대로 안 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며 비난했다.

이처럼 난무하는 네거티브 공방을 두고 정치권 일부에서는 대선 레이스를 혼탁하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문제제기에 본질을 비껴간 해명이 반복되면서 정책 대결은커녕 소모적인 흠집내기로 대선 정국을 허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갈수록 커져만 가는 의혹

대선 정국이 네거티브 공방으로 과열되는 데는 각 후보 진영이 석연치 않은 해명을 거듭하면서 논란만 확대되고 있다. 이에 짧은 시간 내 치러지는 대선이 국민적 검증 기회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의혹 키우기를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부분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꼬리 자르기 대응으로 일관하다 보니 해명이 도리어 의혹을 재생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안 후보는 조직폭력배 출신들과 사진 촬영 논란에 대해 “검증인지 근거 없는 네거티브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다”고만 밝힌 뒤 더 이상의 언급을 피하고 있어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

안 후보 측은 논란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조폭 논란 관련해선 더 이상 팩트로 공방을 하지 않겠다”고 입을 닫았다.

무엇보다 사진 속 인물이 직접 과거 자신이 조직폭력배에 몸을 담았다고 밝힌 인터뷰가 드러나는가 하면 지역사회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오고 있어 의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구지역 사회에 밝은 한 인사는 “안철수를 위해 뛰는 그룹이 있다. 이 조직은 말하자면 대구 경북 지역에서 안 후보의 친위대 같은 조직인데 이 조직의 핵심인물이 조폭 관계자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인사는 안 후보가 이들과 찍은 사진도 공개했다. 이 사진 속 인물에 대해 추적한 결과 현재 조폭 활동을 직접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폭과 연계해 여러 사업을 하고 있는 인물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도 아직 풀리지 않은 여러 의혹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문 후보 측은 아들 준용씨가 2006년 말 고용정보원 입사 당시 이력서에는 공모전 수상 경력이 기재(12월 21일)돼 있는데 이는 서류 접수 기간(12월 6일 마감) 보다 2주나 늦은 시점이라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문 후보 측은 아들 취업과 관련해 새롭게 불거진 이력서 제출 시점을 두고 말 바꾸기 해명으로 논란을 키우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공모전 주최 측에서 미리 수상 소식을 알려줘 적었다”고 해명했지만, 해당 공모전 주최 측은 수상 결과가 20일 이후에 통보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자 문 후보 측은 “수상 경력을 기재한 이력서는 합격 통보를 받은 뒤에 제출했다”고 말을 바꿨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10년 전 일이라, 준용씨의 기억이 분명치 않았다”며 “당시 고용정보원 취업할 때는 응시원서만 제출했으면 됐다”고 해명했다.

석연치 않는 것은 이뿐만 아니다. 문 후보 측은 과거 노무현정부 당시 바다이야기 수사를 덮기 위해 검찰에 다른 사건을 확대해 부각시키라고 지시했다는 의혹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사건은 바로 ‘단군이래 최대 다단계 사건’으로 알려진 JU주수도 사건이다.

문 후보는 당시 사설도박장 ‘바다이야기’를 수사 중이던 검찰에 사건 축소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바다이야기’ 수사 담당 검사가 최근 특검으로 유명세를 떨친 박영수 특검이었다는 점이다. 이에 여권 일부에서는 “문 후보는 당시 우병우 전 민정수석보다 더한 권력을 남용했던 인물”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이와 관련된 내용이 정치권에 확산되면서 문 후보 캠프는 이 같은 악성 네거티브 대응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윤지환기자 musasi@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