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우ㆍ이혜훈ㆍ하태경ㆍ정운천ㆍ지상욱 당 대표 출마

간판급 불출마로 흥행 ‘빨간불’…젊은 피로 돌파

바른정당의 6ㆍ26 전당대회 대진표가 짜여졌다. 지난 12일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3선 김영우·이혜훈 의원, 재선 하태경 의원, 초선 정운천ㆍ지상욱 의원 등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바른정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 1명과 최고위원 3명, 총 4명의 당 지도부를 선출한다. 바른정당은 전대 흥행을 위해 5차례 권역별 토론회와 방송사 주관 TV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토론회에서 모든 후보에게 돌아가는 공통질문 3개를 주고 60분 간 대본이 없는 ‘스탠딩 토론’ 방식을 도입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을 계획이다. 하지만 김무성, 유승민 등 거물급 인사들의 불출마로 ‘그들만의 잔치’로 그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김영우ㆍ이혜훈은 경험에서, 하태경은 인지도에서 한발 앞서

5명의 후보 가운데 차기 당대표에 근접한 주자는 김영우ㆍ이혜훈 의원이다. 3선에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우 의원은 계파색이 짙지 않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시절에는 수석대변인으로, 지난 대선 당시에는 유승민 후보가 단일화 압박에 시달릴 때 국토대장정을 하며 힘을 실어줬다.

3선 이혜훈 의원은 대표적인 유승민계다. 이 의원은 유 의원과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한국개발연구원(KDI) 선후배 관계로 오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바른정당 선거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 선거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재선의 하태경 의원은 인지도 측면에서 다섯 후보 중 가장 앞서고 있다. 구글 트렌드에서 하 의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의 검색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구글 트렌드는 특정 키워드의 검색량 변화를 알려준다. 검색량이 가장 많았던 시점을 100으로 잡고 상대적인 검색량 추이를 보여준다. 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강력히 피력한 것이 이같은 결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2위는 이혜훈 의원으로 이 의원은 많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소신을 밝혀왔다.

바른정당, 새로운 보수의 모습 보여줄 가능성

출마한 후보들이 당 대표가 될 경우, 바른정당은 일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수야당으로 반대를 위한 반대에는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정부가 일은 시작하게 하되 그 과정에서 이념과 진영 논리에 빠져 국민 편이나 가르고 포퓰리즘으로 회귀하면 냉엄하게 꾸짖자. 이게 상식 아닐까”라면서 “여당에서 야당된지 며칠됐다고 예전 야당 구태 반복하나. 지금 보수는 자세부터 확 바꿔야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도 “보수도 대한민국을 위해서 협력할 것은 과감히 협력하고, 반대할 것은 결연히 막아서고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 이 정체성에 어긋나 ‘이것은 아니다’라고 판단되는 것은 결연히 막을 것이다”이라며 기존 보수의 모습에 탈피할 뜻을 분명히 했다.

하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사에 대해 보수야당으로는 이례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북한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등 추가) 도발을 중지하면 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구체화됐다"며 "이 정책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야 모두가 지지해서 초당적인 대북 정책 시대를 열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북정책에 대해 문재인 정부와 보수 야당간의 협력 가능성을 보여준 발언이라는 평가다.

정운천 의원은 당내 유일한 호남의원이라는 상징성을 앞세워 '융합의 시대인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 맞춰 협치(協治)하는 정당', '보수와 진보의 진영을 뛰어 넘어 실용, 민생정당' 구현을 내세우고 있다. 지상욱 의원은 초선의원의 패기로 “소수에 집중된 정치권력을 과감히 청산하겠다. 당대표 선거부터 모든 정치, 정책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당원과 함께 하겠다. 기존 선수, 서열을 파괴하고 꿈과 열정, 능력을 갖춘 파격적인 당직인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대 후보자 수가 예상보다 적어 ‘그들만의 잔치’로 흐를 가능성이 커져 당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또한 결과적으로 후보 5명 중 4명이 지도부로 진출하게 됨에 따라 일부 후보들은 최고위원 진출을 목표로 출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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