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ㆍ이 차기 대권 노려… ‘서울시장’ 출마 충돌 가능성도

박 시장, 서울시장 3선 도전과 국회 진출 놓고 고민

이 시장, 성남시장 넘어 경기지사, 서울시장 도전 의지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은 여권의 유력한 파기 대선주자다. 이재명 시장은 지난 19대 대선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에 0.3%p 차이로 3위를 기록하며 저력을 보여줬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 대선에서 ‘양보’를 했지만 차기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박 시장과 이 시장에게 내년 6ㆍ13 지방선거는 차기 대권으로 가는 분수령이다. 6ㆍ13 전쟁에서 승리하느냐, 또한 어떤 승리를 하느냐에 따라 대권가도가 달라질 수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과 재보궐서거를 통한 당 진입을 놓고 고민 중이고, 이 시장은 서울시장, 경기지사 도전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잠룡이 ‘서울시장’ 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직 변수가 많은 박 시장과 이 시장의 대권 로드맵을 짚어봤다.

차기 대권을 생각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과 이재명 시장은 6ㆍ13 지방선거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내면서 ‘미묘한 갈등’을 엿보였다.

박 시장이 서울시장 3선 도전과 당내 진입을 고려하고 있는 가운데 이 시장이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을 언급한데서 비롯됐다. 나아가 이 시장이 자신의 거취를 박 시장보다 먼저 정할 것을 천명해 6ㆍ13 서울시장 선거를 놓고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 시장은 지난달 20일 성남시청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남시장, 경기지사, 서울시장 도전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늦어도 가을 쯤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이 성남시장 도전 가능성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선주자급으로 몸값이 올라간 상황에서 좀 더 큰 무대인 경기지사 혹은 서울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반면 박 시장은 현재 서울시장 3선 도전이나 국회 진출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 측근은 “지금은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단계”라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지자체장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박 시장의 일관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유라시아를 순방 중인 박 시장은 지난달 2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기자들이 알아서 판단하시라”며 확답을 피한 채 “연말에 최종 발표는 하겠다”고 말했다.

이 시장이 자신의 거취를 가을 쯤 최종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한데 반해 박 시장은 연말에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 ‘충돌’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단, 이 시장은 박 시장의 입장에 따라 자신의 거취를 정하겠다고 해 이 시장의 선택지는유동적이다.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선거”라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3선 도전 여부에 따라 내 선택도 연동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 시장 측근은 “이 시장이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흐를지, 시민이 본인을 어디에 쓸지를 판단하고 있다”며 “여론 형성을 지켜보는 단계다. 이 시장은 자기가 목표를 정해서 달려가기보다 국민이 본인을 어떤 도구로 쓸지 판단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여론의 추이를 살피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설명이다. 여론도 이 시장 서울시장 출마에 대해 호의적이다. 지난달 20일 리얼미터의 차기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19.0%)은 박 시장(25.5%)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박 시장이 불출마할 경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에서는 이 시장이 40.4%로 박영선(16.4%), 추미애(9.5%), 우상호(6.9%) 의원을 멀찌감치 따돌리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 시장은 “박 시장이 3선을 한다고 하면 굳이 밀어낼 시도를 할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쟁은 피하겠다고 선언한 이 시장의 말처럼 올 가을까지 박 시장의 구체적인 입장 표명이 없다면 서울시장보다 경기지사 출마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시장 3선 도전이나 국회 진출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 입성을 조언하는 여의도의 목소리가 많은 편이다.

당내 기반이 민주당 잠룡 가운데 가장 빈약하기 때문이다. 또한 3선에 도전하더라도 당내 치열한 경선을 통과해야 한다. 출마설이 도는 추미애, 박영선, 우상호, 이인영 의원 등의 조직력을 이겨낼 수 있지도 미지수다. 만약 박 시장이 경선 과정에서 무릎을 꿇을 경우 정치적 타격은 상당하다. 이런 여러 상황들로 인해 3선 도전보다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해 당내 세력을 확보하면서 대권을 차분히 준비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재보궐 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지역구인 노원 병이다. 이곳이 아니더라도 현역 의원이 시장후보로 선출되면 지방선거 30일 전에 의원직을 내려놔야 하기 때문에 그 지역의 보궐선거 출마가 가능하다.

반면 시민사회에서는 박 시장의 3선 도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가 서울시의 혁신정책과 인물들을 대거 수용하면서 박 시장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그리고 앞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결실을 맺게 된다면 박 시장의 정치적 위상도 덩달아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재보선 출마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깔려있다. 현재 서울의 공석인 지역구는 노원 병밖에 없고 2016년 총선 때 출마했던 지역위원장이 버티고 있다. 박 시장이 노원 병 출마를 선언할 경우 당내에서 교통정리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잡음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연 여권의 유력한 잠룡인 박 시장과 이 시장이 6ㆍ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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