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위기 탈출 시나리오 가동하나?

추석 전 朴 출당 마무리로 걸림돌 제거

강성 대신 중도 성향 새 원내대표 후보 지지 가능성

재보궐 통해 원내 진입 가능성…송파? 해운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고심에 빠져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막을 묘수가 없기 때문이다. 당 지지율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은 ‘정기국회 보이콧’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일 김장겸 MBC 사장에 대해 법원이 체포영장을 발부하자 언론탄압이라 주장하며 장외 투쟁에 나선 것이다. 정기국회 보이콧에 대해 정우택 원내대표는 지난 4일 “정기국회를 전면 보이콧하려 하는 것은 단지 공영방송 사장 한 사람의 체포영장뿐이 아니다”며 “국가 안보의 최대 위기, 경제 위기의 암흑 속에서도 오만과 독주로 정치 보복에 여념이 없는 문재인 좌파 정권의 폭주에 근본적으로 제동을 걸고 그 위험성을 국민께 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은 북한 핵위협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자유민주주의체제의 근간을 뒤흔드는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주 그리고 무능의 실상을 국민께 알리고 바로잡는 투쟁을 온 힘을 다해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장겸 MBC 사장 체포영장을 이유로 막상 국회를 나왔지만 여론은 반대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6일 하루 동안 전국 19세 이상 성인 521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파업 중인 MBC·KBS (언론)노동조합의 공영방송 정상화 요구에 ‘공감한다’(매우 공감 48.7%, 다소 공감 17.7%)는 응답이 66.4%로 나온 것이다. 국민 3명 중 2명은 파업을 지지하는 셈이다. ‘공감하지 않는다’(전혀 공감 안 함 12.4%, 별로 공감 안 함 12.1%)는 의견은 24.5%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언론개혁에 대해서도 미디어오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60.8%는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답했다. 반면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시도’라는 응답은 26.7%에 불과했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이 진행한 여론조사(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 5~7일 실시)에서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은 12%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 4%p가 올랐지만 여전히 10%대 초반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간 지방선거 필패라는 불안감이 짙게 깔려 있다”며 “딱히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 조치, 추석 전 마무리?

지난달 16일, 홍 대표는 대구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을 정치적 책임 문제로, 당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며 당 재건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그는 “박 전 대통령은 국정운영을 잘못한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법정에서 ‘정치적으로 책임을 내가 지겠다. 내 새끼들을 풀어 달라’며 처음부터 정치적 돌파구를 찾았다면 이렇게 참담하게 압박당하는 상황이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대통령은 출당 조치 발언에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전해졌다. 친박계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친박계인 김태흠 한국당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에서 “이미 당헌ㆍ당규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될 때 당원권 정지를 시켰다. 탈당 권유나 출당 등의 징계는 최종심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에 할 수 있게 돼 있으니 지금은 논의 시점이 아니다. 형 확정 이후에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홍 대표는 “(3심 확정 판결까지) 시기를 보자는 말은 다 망하고 난 뒤에 같이 망하자는 말과 똑같다”고 받아쳤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당에 남아서는 외연 확장이 힘들고 바른정당 등 다른 야당과 정책, 선거연대를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혁신위를 통해 박 전 대통령 출당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옥남 한국당 혁신위 대변인은 지난 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 문제에 대해 큰 흐름에서는 의견이 모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 6차 핵실험과 장외투쟁 등 대형 이슈가 터진 상황에서 시기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 원내대표에 중도 성향 의원 지지하나…이주영 물망에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당의 투톱이다. 그만큼 호흡이 중요한 관계다. 하지만 홍 대표는 정 원내대표와 매끄러운 관계가 아니다. 당 대표 취임 초반에는 엇박자 행보를 보이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원외 대표라는 한계 때문에 원내 문제에는 쉽사리 개입하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 원내대표의 임기는 오는 12월까지다. 홍 대표는 ‘강성’ 이미지인 자신을 대신해 중도 성향의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추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에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물은 이주영 의원이다. 이 의원은 작년 12월 원내대표 경선 당시 “친박, 비박 진영에서 후보가 나와 세 대결·줄세우기를 하면 당에 미래가 없다”며 합의추대를 제시한 바 있다. 온화한 성품에 중도보수 성향의 이 의원도 차기 원내대표 자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내에서 관련 움직임을 서서히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홍 대표도 이 의원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이 의원을 향한 홍 대표의 물밑지원 가능성도 점쳐진다.

원외 대표의 낮은 영향력 절감…재보궐 출마해 원내 진입?

현재 홍 대표 주변에서는 내년 재보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다. 원외 대표의 한계를 실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지역은 서울 송파을과 부산 해운대을이다. 송파 을은 현재 최명길 국민의당 의원의 지역구다. 하지만 최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에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으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 해운대을은 배광덕 자유한국당 의원 지역구로 배 의원은 엘시티 금품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 벌금 1억 원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될 경우 두 지역구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재보궐 선거를 치르게 된다.

일각에서는 송파을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맞대결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홍 대표가 재보궐에서 탈락할 경우 홍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때문에 안전하게 영남으로 방향을 틀어 원내에 입성해 정치적 입지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허인회 기자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