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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올해 안 마무리될까

검찰,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에 집중하나 연내 소환 어려울 전망

다스 수사로 MB 소환 명분 쌓나…중거 확보가 관건

‘적폐수사’ 이대로 마무리?…사정기관 기업수사로 방향 선회할 수도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이 올해 안으로 마무리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정재계에 여러 관측이 돌고 있다.

문무일 검찰총장이 서울중앙지검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주요 적폐청산 수사를 가급적 연내에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를 밝혀서다. 이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소환 조사가 올해 안으로 이뤄질지를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검찰과 법조계의 말을 종합하면 검찰 안팎에서는 국가정보원과 군(軍)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 등 적폐청산 차원에서 진행 중인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재 진행되는 사건 중 이명박 정부와 관련된 여러 의혹 사건들이 아직 적지 않게 남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내 조사가 종결될 경우 이 전 대통령의 지시·관여 여부가 규명되지 않은 채 사안들이 그대로 수장될 수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조사에 대해 단정적인 표현을 삼가며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검찰 총장이 의지를 드러낸 이상 일선 수사팀의 움직임도 그에 맞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소환과 관련해 “지금은 그 부분을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부담스러운 점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무성하다.

먼저 이 전 대통령의 위법행위와 관련해 이를 입증할 증거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지난 박근혜 정권 당시 수사를 통해 검찰이 스스로 무혐의 처리를 하거나 면죄부를 준 사안에 대해 다시 수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핵심 조사 대상자들이 결정적 자료를 폐기한 시점에 다시 수사를 시작하는 것은 자칫 검찰과 문재인 정부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문무일 총장의 선택과 집중

이런 상황에서 문 총장이 주요 적폐수사의 ‘연내 종결’이라는 데드라인을 설정하면서 수사팀내부에서는 여러 방안들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아직 이 전 대통령을 부를 만큼 관련 수사가 충분히 무르익지 못했기 때문에 수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해법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을 향한 수사는 크게 세 갈래다. 국정원 댓글 공작 지시·관여 의혹, 군 사이버사령부 정치개입 의혹, 자동차부품사 다스 관련 직권남용 의혹 등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은 ‘윗선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됐으나,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댓글 사건 역시 ‘윗선’으로 꼽힌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의 구속까지 이르렀으나, 이들이 구속적부심에서 모두 풀려나 검찰이 보강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댓글 수사와 달리 다스 의혹 수사는 여전히 초기 단계인 것으로 알려져 연내 마무리는 더욱 요원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옵셔널캐피탈 장모 대표가 이 전 대통령과 김재수 전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 등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한 사건 위주로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사건은 다스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는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어서 수사의 호흡이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문 총장이 연내 데드라인을 제시한 것을 들어 현재로썬 검찰이 연내 이 전 대통령 소환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검찰이 다스 관련 의혹은 뒤로 미뤄둔 채 진척 가능한 수사 사안을 규명하는데 속도를 붙일 가능성이 크다.

이 전 대통령 조사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지면서 문 총장도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그는 이 전 대통령 조사 여부에 대해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라며 여지를 남겼다.

적폐청산 수사는 지난 8월 국정원이 민간인이 동원된 국정원의 댓글 공작 사건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본격화해 4개월 째 이어지고 있다. 수사 대상은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일어난 일로 국정원이나 청와대의 수사의뢰를 받은 사건들이다.

민간인을 동원한 댓글 공작 및 그와 관련한 사법방해 의혹을 비롯해 보수단체 지원(화이트리스트), 문화계 정부비판 인사 활동 방해, 군 사이버사 댓글 의혹 등 국정원이나 국방부가 수사 의뢰한 의혹들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수사가 확대되면서 지난 정부 요직을 거친 인사가 대거 검찰에 소환됐고, 전직 국정원장 등 20여명이 구속됐다. 수사 대상이 된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와 국정원 소속 정모 변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면서 한때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주변에서는 문 총장의 의지와 달리 중요사건 수사가 올해를 넘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직권남용 등 의혹, 세월호 상황보고 일지조작, 2012년 서해 최전방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유출 의혹 등 뒤늦게 수사가 시작돼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들도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처럼 다른 기관의 수사 의뢰와는 무관하게 검찰이 먼저 인지해 수사에 나선 경우도 있어 연내 마무리는 더 어려워 보인다.

이와 함께 이 전 대통령 외에 현재 재판을 받는 박 전 대통령도 적폐수사와 관련해 올해 안에 새로 드러난 혐의로 추가 기소될 전망이다.

검찰은 앞서 안봉근·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을 국정원 상납액 관련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박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공범으로 적시한 바 있다.

전 정권 판도라상자 열리나

검찰 수사가 조금씩 진전되면서 전 정권 실세들에 의한 진술이 수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에 따라 중요 사건 중 일부는 올해 안으로 마무리 되고 또 추가로 확대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MB·박근혜 정권시절 ‘정권실세’로 꼽혔던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지난 5일 오전 검찰에 출석했다.

그동안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과 관련 ‘불공정 수사’라며 검찰에 불출석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진 최경환 의원도 5일 본회의 표결 후 검찰에 자진 출석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혀 출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태효 전 비서관은 오전 10시30분에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박찬호 2차장 검사)으로 출석했다. 검찰 조사에 앞서 김 전 비서관은 “있는 그대로 사실 관계에 따라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김 전 비서관은 MB 대외전략비서관과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내며 ‘안보실세’로 불렸으며 현재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은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정치공작에서 청와대와 군 사이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관진 전 장관으로부터 김 전 비서관이 군 댓글 활동을 보고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기획관은 2009년 5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 보고서를 만들어 청와대에 제출했을 때 사본을 전달 받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유출 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더불어 검찰은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과 관련, 검찰에 불출석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진 최경환 의원은 지난 5일 “오늘 본회의 표결 종료 즉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최 의원이 출석하면 2014년 국가정보원으로부터 특수활동비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국정원이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던 최 의원을 상대로 예산 편의를 봐 달라며 금품 로비를 벌인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최 의원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그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동대구역 앞에서 할복하겠다”고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공공기관 고강도 수사

검찰은 공공기관에 녹아든 전 정권 실세의 영향력도 추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과 공기업 등의 비리를 캐는 단초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검찰은 최근 정부가 수사의뢰하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사건을 신속하게 전국 각급 검찰청에 배당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대검찰청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춘천지검, 한국가스안전공사는 청주지검 충주지청, 한국서부발전은 대전지검 서산지청에 각각 배당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또 대한석탄공사는 원주지청에서, 한국디자인진흥원은 성남지청에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가장 이목을 끄는 사건은 교육생 518명 중 493명이 부정채용된 강원랜드 채용비리 건이다.

검찰은 올 초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지만, 최흥집(67) 전 강원랜드 사장과 권모 전 인사팀장 2명만 업무방해 혐의로 4월에 기소하는데 그치면서 ‘봐주기식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검찰은 올해 9월 전면 재수사에 들어갔고, 부정채용에 개입한 지역 국회의원과 국회의원 비서관 등에까지 수사를 확대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최 전 사장과 염동열 의원의 지역 보좌관 박모(45)씨 등을 업무방해와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등 적극적인 수사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충주지청도 지난 9월 인사 채용에 개입해 면접 순위를 조작해 직원을 선발하도록 하고, 편의 제공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박기동 전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을 구속기소 했다.

서산지청과 원주지청, 성남지청도 지난 9월 채용비리와 관련해 각각 한국서부발전과 대한석탄공사, 한국디자인진흥원 사무실과 관련자 주거지 등을 전격 압수수색 하는 등 강도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정부가 추가로 수사의뢰하기로 한 23건의 채용비리 사건도 각급 지역 관할을 중심으로 사건을 맡겨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과 관련해 근혜 전 대통령의 금융거래 내역을 훑어보며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최근까지 5년간 돈이 오간 흔적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이 자금들이 박근혜 정부의 공공기관 공기업 논공행상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최근 법원에서 관련 영장을 발부받았고, 수상한 자금 흐름이 있는지 집중 분석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검찰이 박 전 대통령 계좌추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3년 1월부터 올 10월까지 약 5년 간으로,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구속된 채 재판을 받고 있는 최근까지 자금줄 전반을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만을 남겨둔 검찰은 문고리 권력과 전직 국정원장들을 줄줄이 구속하며 특수활동비 상납과 사용처를 밝히는 대로 직접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정원 예산이 박 전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매입과 변호사 비용으로 쓰였다는 의혹까지 드러났기 때문에 조사는 현실화 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6일 앞서 소환을 거부했던 비선실세 최순실 씨를 다시 불러 비자금 조성에 개입한 의혹을 집중 추궁할 때도 이 부분에 대해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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