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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 실소유주’ 판도라 열리나

‘MB 집사’ 김백준 구속, 궁극 목적은 다스? … MB 대리한 BBK 소송 ‘뇌관’

BBK 파산 이후 김백준, MB 대리인으로 BBK 소송 지휘

美 BBK 소송에는 MB 대리인 적시된 위임장, 美 법원 제출

김백준, 청와대 근무 당시 다스 소송 수임료 궁금해 해

오랜 기간 지근거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보좌해 온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구속됐다. 김 전 비서관이 구속됨에 따라 검찰의 다음 수사 대상이 이 전 대통령으로 한 걸음 더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4억 원대 국정원 불법 자금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로 김 전 비서관을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오 부장판사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라며 김 전 비서관 구속 사유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이자 '집사'로 불릴 만큼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김 전 비서관은 MB정부 재무 등 안살림을 총괄했으며, 2008년 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청와대에 근무했다. 김 전 비서관은 2008년 5월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현금 2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는 등 국정원 측에서 총 4억 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비서관은 줄곧 “돈 받은 사실조차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美 BBK 소송, 김백준 진두지휘?

검찰 안팎에서는 김 전 비서관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로 구속됐지만 결국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을 풀 핵심인물로 보고 있다. 김 전 비서관이 40년간 이 전 대통령 재산과 사생활을 관리해왔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라 김 전 비서관은 다스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 1부와 다스 직원 120억 원 횡령 의혹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동부지검 전담수사팀의 소환 조사에도 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비서관이 다스 의혹을 풀어 줄 열쇠로 떠오른 이유는 BBK 대표였던 김경준 씨가 다스에 140억 원을 돌려주는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지속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개입 정황은 2011년 재미언론인 안치용 씨에 의해 제기됐다. 당시 안 씨는 한 위임장을 공개하며 “김백준 총무비서관은 2007년 9월 미국 LA카운티 지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자신이 이명박 씨(당시 대선 후보)가 지정한 대리인(Assignee)이라며 김재수 변호사(MB 당선 후 LA총영사 역임)를 BBK 사건 법률 대리인으로 지정했다는 위임장을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씨는 “이 위임장에서 김백준 총무비서관은 자신이 자연인 이명박과 한국의 법인 LKe 뱅크가 지정한 대리인이라며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지 등을 상세히 기재한 다음 김재수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임명한다고 자신의 서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 위임장은 2007년 3월10일 작성됐으나 실제로 법원에 제출한 날자는 같은 해 9월이었다. 따라서 김 전 비서관은 김재수 변호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하면서도 6개월 뒤에 이를 법원에 알린 셈이다. 그 사이 김 전 비서관이 미국 현지 BBK 사건 소송을 김 변호사를 앞세워 진두지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전 비서관이 BBK 사건 초기부터 내막을 상세히 파악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김 전 비서관이 이 전 대통령을 대리했다는 정황은 2002년 BBK 파산 이후부터 나타났다. 2004년, 다스-BBK 투자 피해자 공동소송 합의서에 ‘이명박 대리인, 김백준’(Paik Joon Kim, as assignee of Myung Bak Lee) 서명란에 김 전 비서관이 서명한 것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당시 합의서에 서명했던 BBK 투자 피해 회사 대표 장용훈 씨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김백준 씨가 당시 말하길) 나는 이명박을 대신하고 있다. 이명박이 서울시장이지 않느냐…. 현재 이명박 입장에선 그걸 할 수 없으니까 (내가 대신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 측은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대리인, 김백준’ 명의의 위임장이 향후 문제가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소송을 취하해 관련 서류를 돌려받는 방안도 강구했지만 미국 법원이 거부해 무산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법조 전문가들 사이에는 김 전 비서관이 이 전 대통령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정황이 드러난 위임장은 다스 수사에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법원 안팎에서는 김 전 비서관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로 구속됐지만 실제는 다스와 관련한 유력한 피의자이기 때문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김 전 비서관은 구속영장 실질심사 당시 혐의를 부인하면서 다스와 관련한 부분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다스 소송 수임료 궁금해 한 청와대 직원

최근에는 김 전 기획관이 청와대 직원 신분으로 다스 소송에 깊숙이 개입한 문건도 드러났다. MBC보도에 따르면, BBK 소송 관련 다스 실무자와 다스 소송을 새로 맡은 미국 로펌 측 변호사의 통화 과정에서 김 전 기획관의 이름이 거론된 것이다. 전화통화 내용을 적은 문건에서 미국 로펌 변호사는 “다스가 여태껏 사건을 수임해왔던 작은 로펌들에 비해 규모가 크고 명성도 높아 수임료 수준도 훨씬 높다”며 “다스가 부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비싼 수임료를 거론했다. 그러자 다스 실무자는 “김백준 총무 비서관도 로펌 측이 왜 수임료를 청구하지 않는지 모르고 있다”며 “김 비서관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김 전 비서관을 언급했다. 중소기업의 소송 과정에 대해 청와대 직원이 꼼꼼히 챙기고 있었다는 증거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

검찰은 현재 ‘김경준 관련 LA 총영사의 검토 요청 사안’이라는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한국 정부 차원에서의 (김경준 전 BBK 대표의) 스위스 계좌 동결 요청은 어려운 것으로 보임’이라고 적혀 있다. 검찰은 2008년 11월 10일 김 전 총영사가 LA 한식당에서 다스 이사와 기획실 계장, 변호사 등과 소송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다스 측 회의록도 입수했다. 일련의 증거들은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 회수를 위해 김 전 총영사가 다각도로 접근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당시 청와대에서 김 전 비서관이 LA 총영사관 측과 다스 관련 업무를 협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처럼 김 전 비서관이 LA 총영사관 측과 다스 관련 업무를 협의한 것은 전술한 미국 법원을 통한 소송이 문제가 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취하하는 방안을 강구한 것과 관련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이 미 법원을 통한 소송 대신 다른 방안으로 LA 총영사관을 앞세워 다스의 BBK 투자금 140억 원을 회수하려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당시 이 전 대통령 측을 대신한 LA 총영사관 쪽에서 김경준 전 대표와 친누나인 에리카김을 다각도로 압박해 결국 140억원을 받아냈다는 얘기가 돌았다.

다스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당시 LA총영사 관계자들이 주요 참고인이나 피의자로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범계 “다스 140억 원 회수, 별개 소송 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 박범계 의원은 BBK 사건에 대한 과거 한국 검찰수사를 미국 법원에서 불신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달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BBK 피해자인 옵셔널캐피탈이 한국 검찰의 수사 보고서와 당시 옵셔널벤처스의 전직 직원들의 진술을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미국 법원에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박 의원은 “한국 검찰의 보고서와 관련해 검찰이 객관적이지 않다고 본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박 의원은 이어 “140억 원이 다스로 돌아가는 것과 관련한 별개의 소송이 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제2 항소법원의 판단인데, 한 마디로 ‘140억 원을 돌려받은 것은 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사기성 이체’라며 불법행위에 의한 사기성 송금이라는 판단을 명확히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사기성 이체이기 때문에 ‘불법행위에 의한 사기성 송금’이라는 표현도 썼다”고 강조했다.

다스의 140억 원 회수를 놓고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선은 김 전 비서관의 입으로 모아지고 있다. 다스가 이 전 대통령과 관계가 없다면 김 전 비서관은 십 수 년간 거짓으로 이 전 대통령의 대리인을 자처한 모양새가 된다. 국정원 특활비와 함께 다스 관련 김 전 비서관이 기존과 다른 진술을 시작할 경우 이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허인회 기자 underdog@hankooki.com

● ‘김경준의 입’에 MB 운명 달렸다?

BBK 의혹 다시 수면 위로…김경준 “진실 밝히겠다”

“정권이 교체돼 진상이 밝혀졌으면 좋겠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주가조작 유죄다.”

2017년 3월 청주외국인보호소에서 김경준 BBK 전 대표를 특별면회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한 말이다. 김 전 대표가 “정권교체 후 진상규명을 위해 한국에 올 수 있도록 법적 조치를 해달라는 요구도 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옵셔널벤처스 주가를 조작해 319억원 가량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 등으로 2009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이 확정됐다. 김 전 대표는 8년을 복역한 후인 지난해 3월 28일 출소했다. 그는 출소 소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적폐청산은 이뤄져야 하고, 여기에는 MB정부도 포함된다. 진실을 밝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김 전 대표는 이 전 대통령과 BBK 사건 연루 의혹을 밝힐 핵심인물이다. 그는 일관되게 “이 전 대통령이 BBK의 실제 소유자”라며 “자신도 주가조작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의 주장을 종합하면 1999년 설립된 BBK투자자문회사는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해 등록 자격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자 30억원의 투자금을 끌어왔다. 당시 BBK는 이 전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와 처남 김재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다스의 190억원을 비롯, 삼성생명서 100억원, 심텍서 50억원 등 총 6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받았다.

그는 2000년 2월 이 전 대통령과 함께 LKe뱅크라는 사이버 종합금융회사를 설립하고, 이 전 대통령과 각각 30억원씩 투자해 둘이서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2001년 3월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LKe뱅크에 투자한 30억원이 BBK 회사자금인 것이 드러나 BBK 등록이 최소되게 이르자 김 전 대표는 등록 취소 하루 전 뉴비전벤처캐피탈을 인수해 옵셔널벤처스코리아로 개명하고 자신이 대표로 취임했다.

그는 “옵셔널벤처스가 해외 투자를 유치할 것"이란 소문을 내 주가를 조작하고, 수백억원의 부당이득과 함께 옵셔널벤처스의 비자금 384억원을 횡령해 미국으로 도주했다.

당시 언급된 해외투자자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적을 둔 MAF펀드로 MAF펀드의 주주는 LKe뱅크였다.이 전 대통령이 LKe뱅크의 공동대표였던 관계로 이 전 대통령도 MAF펀드를 통해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전 대통령이 BBK 주가조작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 후보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처음 주장했고, 그해 6월 국회 대정부 질문서 더불어민주당(당시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도 이 전 대통령의 주가자조작 연루설을 제기했다.

김경준 전 대표는 “BBK의 진실을 ?꽂耽渼蔑굅?공언했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표가 직접 한국에 들어와 이 전 대통령과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에 대해 ‘특별한 사실’을 공개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김경준의 입’에 이 전 대통령의 앞날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허인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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