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장파티ㆍ황제테니스 논란의 주인공 선병석씨 재조사하나

선씨 방산비리 연루 정황에도 검찰 수사 안 해

각종 사업으로 마련한 자금 정치권 유입 가능성도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한 22일 오후 이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감 있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검찰 안팎에서 이명박 정부 초기부터 제기된 의혹들을 전부 다시 들춰봐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부에서 이명박 정부 내내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의 주가조작 의혹, 정부주도 사업 이권개입 그리고 방산비리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밝혀내야 한다는 주장에 조금씩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검찰이 일단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비리에 대한 조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 수사와 관련해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과 다스(DAS) 수사 외 추가 수사는 사실상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 등에서는 검찰이 MB를 일단 포토라인에 세운 뒤 이명박 정권 심판이 본격화 될지 아니면 다스와 국정원 수사에서 마무리될지를 놓고 여러 전망과 관측이 나오고 있다.

국정원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1월 17일 오후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MB의 측근들 등 돌리나

검찰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서울동부지검 ‘다스 비자금 의혹 수사팀’을 중심으로 ▦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특활비 청와대 상납 의혹 ▦ 다스 실소유주 의혹 ▦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불법 정치 관여 의혹 등을 중심으로 이 전 대통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전력을 쏟고 있다. 이들의 증언진술이 수사에 결정적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 이 중에서도 과거 여러 의혹에 휩싸였던 인물들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검찰은 정부주도 사업에 관여한 이 전 대통령의 주변 인물들과 이 사업들의 이권에 개입한 정권 실세들의 관계도를 유심히 살피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국정원과 다스 수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을 일단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시킨 후 이 전 대통령과 그 측근들에 대한 비리를 추가로 수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하나둘씩 검찰에 진술을 털어 놓는 등 사실상 이 전 대통령에 등을 돌리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검찰이 이미 상당한 근거를 확보해 측근들이 자포자기하는 등 상황이 점점 이 전 대통령에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이 무성하다.

검찰이 추가로 누구를 소환대상자로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이명박 정부 때 여러 사업 이권에 개입하는 등 특권을 누린 이들에 대해서는 검찰이 모두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단 검찰 수사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 확보 등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알려진 김 전 기획관이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를 받는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이 일정한 관여를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 이외에도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에 이어 김 전 기획관까지 최측근 인사들의 증언을 확보해 향후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포위망은 더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잇달아 나오면서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는 이 전 대통령은 대응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측근들의 입에서 어떤 진술이 추가로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와 부인 김윤옥 여사까지 검찰 수사가 미칠 수 있어 백기투항의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최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국정원에서 총 4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된 김 전 기획관에게서 주목할만 한 진술을 추가로 확보했다.

김 전 기획관은 “개인적으로 쓸 목적으로 국정원 자금을 받은 것이 아니며 이 전 대통령에게도 일정 부분 국정원의 지원 동향을 보고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구속 전까지 국정원과의 금품 거래를 일절 부인했던 김 전 기획관이 이 같은 진술을 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이 진술 외 자금의 성격과 자금의 최종 도착지까지 검찰에 진술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조만간 이 전 대통령과 그의 형 이상득 전 의원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김 전 기획관은 구속된 이후 특활비를 전달하는 데 관여한 국정원 예산관 등과의 대질 조사 등을 받으면서 일부 금품 수수 사실을 시인했고, 최근 들어서는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해 더욱 전향된 진술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소식통은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측 인사와 면회도 하지 않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며 “최근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더 이상 저항할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재임 기간에 재무 등 안살림을 총괄하는 총무기획관으로 일한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5월께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현금 2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는 등 국정원 측에서 총 4억원 이상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17일 구속됐다.

검찰이 청계재단 소유의 서초동 영포빌딩에서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문건들을 대거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건물과 이 전 대통령 간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위기에 빠진 MB의 묘수는?

또 수사 초기부터 검찰에 비교적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온 김희중 전 실장의 태도변화도 주목된다.

그는 2011년 10월 미국 순방을 앞두고 국정원에서 1억원가량의 달러를 받아 김윤옥 여사 측 행정관에게 건넸다고 검찰에 진술한 바 있다. 이에 검찰 주변에서는 그가 추가 진술을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 인사로 알려진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청와대에서 이례적으로 이 전 대통령을 독대해 국정원의 특활비 지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진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소환조사를 받는 것을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소환 시기는 대회 폐막 직후가 될 것이라는 법조계 인사들의 분석이다.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에 있는 다스 ‘비밀창고’ 등지를 압수수색한 검찰은 이곳에서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경영 실태를 보고받은 정황이 담긴 문건 등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다스의 경영 실태를 보고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다스가 BBK 투자자문 대표 김경준씨로부터 140억원의 투자금을 반환받는 데 청와대 등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풀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경위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최근 이 전 대통령 큰누나의 아들인 김동혁씨를 소환해 2010년 숨진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경기도 부천시 소재 공장용지 3천여㎡ 등 부동산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 재산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 파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 소식통들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의 가족, 친인척, 측근 등 전방위로 수사를 확대해 당시 정부주도 사업과 주요 사업의 이권개입 특혜 등을 추가 수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 수사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 시절의 자원외교, 방위산업 비리 등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MB정부 인사들과 관련한 소문이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명박 정권 당시 정-관-재계를 아우른 로비스트에 대한 말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지난 정권 때 한류ㆍ한식세계화사업에 연루된 기업과 중간 역할을 한 인물들에 대한 조사도 검찰이 수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 주변에서는 이명박 정부 때 정부주도형 민간해외사업과 더불어 해외에서 수익을 얻은 연예계 관계자 관계자들과 주변인들의 해외자금을 수사할 수도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이에 이명박 정부 초기 제기된 여러 측근비리 의혹도 곧 사정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이와 더불어 황제테니스를 주도한 선병석씨 같은 인물이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는 소리가 무성히 나오고 있다. 선씨는 방위산업을 비롯해 자원외교와 주가조작에 이르기까지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해 여러 특혜 의혹을 사고 있는 인물이다.

선씨측은 이미 모두 조사를 받고 사법처리가 끝난 사안이기 때문에 더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그와 관련된 여러 의혹에 대해 수사가 미진한 부분이 많았던 만큼 재수사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검찰 소식?에 따르면 선씨와 관련된 사항은 이미 청와대 민정수석실 등에서도 여러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

또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의 가평 별장과 관련된 여러 의혹도 다시 수면위로 부상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가평 별장은 과거 별장파티로 논란의 중심이 된 적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별장파티 때도 선씨가 이 파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이다.

이명박 정부 기간 동안 선씨는 여러 사업의 이권과 관련해 수시로 등장한다. 그리고 그는 주변 지인들에게 이 전 대통령과의 각별한 친분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병석씨와 친분이 있는 여성 명의로 된 경기도 가평의 주택. 검찰 안팎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차명으로 보유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수상한 관계와 특혜 의혹

별장파티 논란이 불거진 때인 2006년 04월 17일 열린우리당은 논평을 내고 진상을 촉구했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이명박 서울시장의 ‘별장파티’는 거짓말과 부적절한 관계가 본질이다. (열린우리당은 민주당으로 통합됐으며, 현재 민주당의 핵심이 열린우리당 출신자들로 구성돼 있음)

이때 열린우리당의 논평을 살펴보면 이렇다.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소속 이명박 서울시장의 ‘별장파티’가 밝혀졌다. 그런데 ‘공천장사’ 문제로 구석에 몰렸던 한나라당이 이때다 하고 반격에 나섰다.

이명박 시장 측은 선거법 위반이라며 고발한다고 한다. 이계진 대변인은 한술 더 떠 김한길 원내대표에게 사퇴하란다.

이정현 부대변인은 ‘공작정치, 검찰선거’라며 핏대를 세웠다. 한나라당식 사고방식은 참 특이한 듯하다. ‘부적절한 만남’이 있었고 이명박 시장이 선병석 씨를 모른다고 거짓말을 했다. 이것이 ‘별장파티’를 통해 지적하고자 한 본질이다.

별장이다, 아니다, 별장 소유주가 누구다, 날짜가 다르다는 것은 그야말로 지엽적인 문제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사고방식으로는 그 정도의 부적절과 거짓말은 별게 아닌가 보다.

성추행을 한 사무총장이 탈당했다고 손을 터는 당이니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중략-

이명박 시장의 ‘별장파티’와 클린턴의 ‘지퍼게이트’를 비교해보자. 두 사건 모두 쟁점은 거짓말과 부적절한 관계 여부다. 반복하지만 거짓말의 강약과 부적절의 정도가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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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명박 시장이 왜 ‘별장파티’에 참석했고 밤새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궁금하다.

선병석 씨에 대한 이명박 시장의 기억이 왜 오락가락하는지, 뭘 숨기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이명박 시장 측에서 해명을 했지만 선병석 씨에 대한 해명이 석연치 않다. 사실이 이런데 그 해명을 그대로 믿으란 말인가.

-이하 생략-

이외에도 선씨의 이력을 살펴보면 수상한 구석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2008년 주가조작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재벌가 2·3세들의 주가조작 혐의를 수사한 것이었다.

당시 이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봉욱)는 이 해 10월 23일 뉴월코프 이모 전 대표를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선씨(당시 뉴월코프 회장)과 함께 두산가 4세인 박중원(구속기소)씨를 '바지사장'으로 영입해 허위공시 등의 수법으로 뉴월코프 주가를 올린 뒤 주식을 되팔아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선씨가 코스닥 등록업체인 덱트론을 운영하며 회사자금 수십억원을 횡령하는데 공모한 혐의를 샀다.

앞서 검찰은 같은해 8월 박씨를 증권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한데 이어 뉴월코프와 I.S하이텍 등 코스닥 등록업체의 주가조작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선씨를 최근 구속한 바 있다.

이 시기 검찰은 한국도자기 창업 3세인 김영집 ‘코디너스’ 대표와 이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었다.

검찰은 이 ‘재벌 테마주' 뉴월코프 주가조작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선씨를 주목했다. 선씨는 2007년 코스닥 기업 2곳에서 35억원 안팎의 회사 돈을 횡령한 것으로 파악돼 당시 검찰은 계좌 추적을 하기도 했다.

선씨는 특히 2006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황제 테니스' 논란을 일으킨 인물로 검찰은 횡령자금이 선씨와 친분이 있는 정·관계 인사에게 흘러들었을 가능성에 주목했으나 수사는 흐지부지 마무리되고 말았다.

이때 사건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는 “선씨는 이 전 서울시장과 국가대표 출신 테니스 선수 간 시합을 주선하기도 하고, 2007년 뉴월코프 회장이라는 비공식 직함을 가지고 다니며 박중원 씨를 회사 대표로 영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선씨가 박중원 씨를 ‘바지사장’으로 앉히기 위해 조씨를 활용하는 등 뉴월코프 주가조작 사건의 실질적 배후자로 봤다.

이 전 대통령과의 관계성에서 선씨가 특히 주목을 끄는 대목은 가평 별장이다. 가평 ‘별장파티’와 관련해 따로 추적해본 결과 이 별장의 실질 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일 정황이 나타났고, 이를 선씨가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매입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전 대통령 소유로 추론되는 가평 별장은 선씨가 매입해 이 매입자금과 관련된 부분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이 별장에는 여러 유명 인사가 수시로 드나든 것으로 알려져 과연 누구의 초대를 받은 이들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일고 있다.

선병석씨가 이명박 정부 때 접대한 인사들이 적혀 있는 수첩.
미스터리한 선씨의 행적

선씨와 관련해 풀리지 않은 의문은 또 있다. 바로 무인헬기사업이다.

이명박 정권 말기인 2012년 5월 10일 무인헬기가 시험비행 중 조종차량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해군 3번 정보함인 신천옹함에 납품할 오스트??쉬벨사 제작 캠콥터S-100과 같은 기종의 무인헬기가 인천시 송도동의 한 공터에서 시험비행 도중 통제불능상태에 빠지면서 조종차량과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 쉬벨사 기술자(50)가 사망했다.

폭발한 해군 정보함 탑재 무인헬기(UAV)의 사고원인은 GPS(위성위치정보시스템)가 아니라 조종간이 먹통이 돼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를 두고 “무인헬기의 기체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군 당국과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이때 추락 사건이 크게 부각된 이유는 사고를 일으킨 무인정찰헬기를 둘러싼 여러 비리 의혹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치권 핵심 실세가 무인헬기 납품 사업에 여돼있다거나 무인헬기 도입 사업을 놓고 로비스트의 정관계 로비가 작용했다는 말이 무성했다.

이 사업에 연루된 핵심 인물이 이 전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선씨라는 점이다.

최근 검찰이 선씨가 과거 벌였던 사업내용을 다시 살피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그가 여권 실세에 각종 로비를 벌였다거나 여권 실세 비자금에 그가 연루돼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또 최근에는 그가 과거 박근혜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워 여러 사람들로부터 청탁 로비자금을 제공받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주간한국>이 단독으로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선씨는 지난 2008년 초경 사업가 B씨를 만나 “박근혜 의원(당시)에 부탁을 하려면 인사를 해야 하는데 자금이 필요하다”며 로비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건네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

이 부분이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가 이 전 대통령의 가평 별장 등을 고가에 매입해주는 등 예사롭지 않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선씨는 이명박정부 때 여권 핵심인사들과 폭넓은 교류를 했고 이를 통해 무인헬기 도입사업 등에도 관여할 수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런 점을 미뤄 선씨는 당시 여권 의원들과도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씨는 A씨에게 여권 의원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그 증거를 비추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무인헬기 충돌사고는 쉬벨사의 한국 대리점인 스포키무인항공(주)이 삼성탈레스가 개발한 정보분석 전파장비와 연동시험을 진행하던 중에 발생했다. 무인헬기 착륙을 위해 차량 안에서 조종간으로 수동 조작했으나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군 정보함 전력화를 위해 도입된 쉬벨사의 캠콥터S-100의 성능평가를 놓고 아직 논란이 적지 않았다.

사고가 발생한 무인헬기는 해군에 납품할 캠콥터S-100과 같은 기종으로, 스포키무인항공이 보유하고 있었다. 신천옹함 탑재 이 무인정찰기는 선씨가 회장으로 있던 H사가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인 2008년 6월 당시 유력한 후보기종이었던 미국 AAI사를 제치고 따냈다.

당시 선씨가 이 사업을 따내자 야권과 군을 비롯해 곳곳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 선씨가 이 사업을 추진하는 핵심이라는 점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다분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실체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은 국정원의 주도하에 추진된 사업이라는 점에서 그 내막에 대해 철저히 비밀에 붙여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권실세의 개입 없이는 선씨가 단독으로 이 사업을 추진하기 힘들다는 것이 사정기관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검찰은 과거 “선씨가 과거 박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워 주변인들에게 로비자금을 제공받은 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 첩보에는 “선씨가 박근혜 (당시)의원에게 선물을 전달해야 한다며 사업가 B씨에게 돈을 받아 갔다”는 내용과 함께 “선씨가 여권 Y의원, L의원 그리고 K의원 등에 로비해야 한다며 여러 차례에 걸쳐 금품을 받아 갔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선씨가 이렇게 받아간 돈을 실제로 이들에게 전달했는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선씨는 A씨에게 “돈을 전달했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해 받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무인항공기 사업을 관련해서도 검찰은 선씨가 주변인들에게 "여권 핵심인사들의 도움으로 사업을 크게 준비하고 있다"며 투자를 종용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선씨는 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여권 실세들과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결국 미국의 유력 기종을 물리치고 사업을 따냈다.

이 같은 정황을 미뤄 그가 “내가 정관계 핵심 인사들과 친분이 깊다”고 한 주장은 일부 사실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또 <주간한국>이 입수한 선씨 로비 관련 근거자료를 살펴보면 선씨는 고급 BMW 승용차를 자신이 알고 지내는 여성의 명의로 구입해 이 차량을 접대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있다. 이 여성은 국내 명문대학의 교수로 선씨로부터 최고급 주상복합아파트와 최고급 외제차 등 상당한 선물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검찰은 선씨의 재산을 이 여성이 관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선씨를 아는 복수의 인사들이 전하는 내용을 종합해보면 결론적으로 그는 정치권의 마당발로서 일종의 브로커 역할을 수행한 인물로 보인다.

선씨는 이 전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으며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시절 함께 운동을 하기도 했다. 선씨는 IT업체의 서울시 납품에 관련된 의혹을 샀고, MB 당선 이후에는 서울시 관련 시설과 관련된 금품수수 의혹 등에도 연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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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환기자 musa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