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중 8명 본선행…당선은 불확실

단수공천 6명…광역단체장 후보 문대림·오중기 고전 중

예비후보직 사퇴는 3명…도덕성 검증에 발목 잡혀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후보 3명…청와대 후광 못 받아

절반만 살아남았다. 6ㆍ1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나온 참모 16명의 중간 성적표다. 16명 가운데 6명은 단수공천, 3명은 경선 승리, 3명은 경선 탈락, 3명은 예비후보직을 사퇴했다. 황태규 전 균형발전비서관은 지방선거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으나 별 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16명 가운데 9명이 지방선거 본선행 티켓을 따낸 셈이다. 50%가 넘는 승률이다.

이번 민주당 지방선거 예비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뚜렷한 정치 이력이 없는 후보가 공천받는 것을 보고 청와대 근무 이력이 막강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씁쓸해하기도 했다. 경선 과정에서 일부 예비후보들이 청와대 이력을 부각시키는 예비후보들에 대해 항의하자 민주당 선관위는 경선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쓰지 못하도록 결정하기도 했다.

청와대 참모 가운데 지방선거 본선행에 오른 인물은 총 8명이다. 당초 9명이 공천을 받았으나

부산 사상구청장 민주당 후보로 단수공천됐던 강성권 전 행정관은 여직원 폭행 문제로 공천은 물론 당원 자격까지 박탈당했다.

현재 광역단체장 후보로 뛰고 있는 청와대 출신 참모는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과 오중기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다.

문대림 전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은 제주지사 경선에서 김우남 전 최고위원을 상대로 과반을 득표해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문 후보는 원희룡 현 제주지사(무소속), 김방훈 자유한국당 후보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 전 비서관은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지사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라일보, 미디어제주, 시사제주, 제주투데이, 헤드라인제주 등 제주도내 5개 언론사가 공동으로 국내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7일 발표한 제주도지사 선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무소속 원희룡 후보가 44.3%의 지지를 얻어 42.8%를 기록한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를 1.5%p 차이로 앞섰다. 당선 가능성 조사에서는 원희룡 후보 44.7%, 문대림 후보 43.8%로 역시 오차범위 내에서 원 후보가 리드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5월 15~16일 이틀간 제주도 거주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4명을 대상으로 무선 60% 가상번호 표집틀과 유선 40%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걸기(RDD, random digit dialing)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했다. 응답률은 19.4%(총 5227명 중 1014명 응답 완료)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이다.

오중기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경북지사에 단수공천을 받아 경선 없이 후보로 결정됐다. 당 경북도당위원장을 지낸 오 전 행정관은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곳에서 이철우 한국당 후보와 맞붙고 있다.

상황은 좋지 못하다. 지난 13일 알앤써치 발표에 따르면 경북은 김천 국회의원 출신인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가 54.1%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오중기 민주당 후보(17.8%)를 3배가량 앞섰다.

경북지역 여론조사는 아시아투데이가 알앤써치에 의뢰해 12~13일 이틀간 경북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0%포인트로 응답률은 3.5%다.

이밖에 은수미 전 여성가족비서관(경기도 성남시장 후보)과 백두현 전 선임행정관(경남 고성군수 후보), 김병내 전 행정관(광주 남구청장 후보), 채현일 전 행정관(서울 영등포구청장 후보) 등이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재수 전 농수산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은 경선을 통해 춘천시장 후보로 결정됐다. 화성시장 후보로 공천된 서철모 전 청와대 행정관은 경선 경쟁자가 ‘정치신인 가점’, ‘범죄경력’ 등에 대해 또 다시 문제를 제기 했으나 최고위는 서 전 행정관의 손을 들어줬다.

청와대 이력에도 본선 문턱 못간 참모는?

청와대 출신 참모 가운데 경선 패배 혹은 예비후보 사퇴로 지방선거 출마가 좌절된 후보는 6명이다. 특히 예비후보직에서 물러난 후보들은 도덕성 검증에서 발목잡혔다.

충남지사 선거에 예비후보로 출마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내연녀 공천 잡음 등이 불거지자 지난 3월 “명예 회복을 위해 법적 투쟁을 하겠다”며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현재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는 4선의 양승조 전 의원으로 이인제 자유한국당 후보와 맞붙고 있다.

청주시장에 출마했던 유행렬 전 선임행정관은 미투 의혹이 불거지고 지역 여성단체들이 사퇴를 요구하자 결국 4월 말 예비후보에서 사퇴했다.

인천 남동구청장에 나온 김기홍 전 행정관은 구의원 시절 저지른 불법추심, 성매매 등의 폭로에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 지난 4월 사퇴했다.

경선에서 탈락한 참모들도 있다. 신정훈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은 전남지사 1차 경선에 3위에 머물며 컷오프됐다. 박영순 전 선임행정관은 대전시장에 출마했으나 허태정 예비후보에게 패해 분루를 삼켰다. 안성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윤종군 전 연설비서관실 행정관은 축협조합장 출신의 우석제 예비후보와의 경선에서 패해 탈락했다.

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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