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참패 후폭풍, 계파 갈등 심각… 대안 안보여

안철수ㆍ유승민 거취 불투명…손학규 반감, 외부 수혈도 난망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및 재보궐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동대표 사퇴를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은 원내 제3당의 지위에 걸맞지 않은 초라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광역의원 5명, 기초의원 21명을 배출하는 데 그쳤다.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당선자는 없다. 일부 비례투표의 경우 정의당에도 지지율이 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승민 공동대표가 14일 사퇴한데 이어 박주선 공동대표와 최고위원 6명 전원이 모두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를 위해 김동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했고, 원내대표도 새로 뽑기로 했다. 비대위는 지도부 공백을 메우고 8월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 못지 않게 바른미래당의 선거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중도진보와 개혁보수 세력이 모여 통합한 바른미래당의 계파 갈등이 향후 사태 수습 과정에서 더욱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사퇴를 발표하며 “개혁보수의 길만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며 당이 가야할 길을 규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심기가 불편할만한 발언이다.

향후 당 수습 과정에서 김동철, 박주선, 권은희 등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거취도 주목할 만하다. 유 전 공동대표가 보수의 길을 고수한다면 바른미래당 호남 의원들과 계속 한 배를 타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을 새로 이끌어갈 인물의 부재도 거론된다. 당 안팎에서는 당초 이 역할에 손학규 중앙선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송파을 재보궐 공천 과정에서 오락가락 행보를 보인 손 위원장에 대한 바른정당 출신 인사들의 반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출신 수혈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후보 내기도 힘들었다”며 “전멸하다시피 한 바른미래당의 소방수를 자처할 인물이 있을지 비관적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인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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