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8ㆍ25 전국대의원대회는 이해찬ㆍ김진표ㆍ송영길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왼쪽부터 송영길ㆍ이해찬ㆍ김진표 후보.(연합)
이해찬 우세, 김진표ㆍ송영길 추격…변수 많아 ‘이변’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8ㆍ25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는 이해찬ㆍ김진표ㆍ송영길 후보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전대 예선전은 친문(친문재인) 표심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자리로 본선에서도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친노무현)와 친문으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큰 틀에서 지지층이 겹치는 것으로 알려진 이해찬ㆍ김진표 후보가 둘 다 컷오프를 통과한 것은 단적인 예다.

두 후보는 각각 60대와 70대로 이번 경선 과정에서 50대 경쟁자들의 ‘세대교체론’에 직면했으나, 정책 경험과 안정감을 앞세워 문재인정부를 뒷받침하겠다는 공약으로 친문계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특히 후보 등록일 직전 깜짝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선언하고 ‘이해찬 대세론’을 몰고 다닌 이 후보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김 후보는 선거 전날까지 의원들과 식사 모임을 가지며 지지를 호소했다.

두 중진 후보 사이에서 송영길 후보는 호남표와 일부 친문 세력의 지지로 컷오프를 통과했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충격적인 컷오프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절치부심한 그는 “송영길에게 일할 기회를 달라. 온 몸을 다해 뛰겠다. 문재인정부를 성공시키겠다”고 호소했다.

본선에서는 대세론을 업은 ‘친노좌장’ 이 후보와 소위 ‘신(新) 친문’의 지원을 받은 김 후보, 2년 동안 표밭을 일궈온 송 후보가 양보 없는 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당 안팎에서는 세 주자가 본선에서 ‘1강(이해찬) 2중(김진표ㆍ송영길)’ 또는 ‘2강(이해찬ㆍ김진표) 1중(송영길)’의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후보 간 단일화가 본선 변수이지만 친문인 이해찬ㆍ김진표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은낮아 보인다. 따라서 두 후보가 서로에게 얼마나 각을 세울지, 또한 당심이 어느 곳으로 향할지가 주목된다.

세 후보의 위상이 다른 것도 본선에서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해찬ㆍ김진표 후보는 당 대표가 될 경우 차기 총선에서 공천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이어지는 대선에서도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즉, ‘킹메이커’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따라서 본선에서는 차기 대권을 꿈꾸는 주자와 이들 두 후보와의 관계에 따라 한쪽에 지지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가령 추미애 대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재명 경기지사 등은 이해찬 후보와 가깝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김진표 후보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현 정부 실세인 전해철 의원은 예선전에서 김진표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본선에서 같은 행보를 취할지, 아니면 친문 좌장격인 이해찬 후보를 밀지 미지수다.

송영길 후보는 이른바 ‘잠룡’으로 당 대표가 될 경우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된다. 따라서 다른 잠룡과 이들의 지지 세력은 반송영길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 현재 당 호남세력과 일부 수도권과 강원의 친문계가 송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세 후보가 킹메이커와 잠룡으로 위상이 다른 점은 당의 주류인 친문의 선택에 중요한 시사점이다. 친문 입장에선 송영길 후보가 당대표에 오를 경우 차기 대선구도가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친문인 이해찬ㆍ김진표 후보가 단일화가 안된 상태에서 각자도생의 승부를 펼 경우 송 후보가 어부지리로 1위에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 달 25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룰은 예비경선과 차이가 크다. 국회의원과 당 소속 광역ㆍ기초단체장, 원외 지역위원장 등 당 중앙위원 440명이 투표한 이날 경선과 달리 본선은 대의원 현장투표 45%, 권리당원 ARS 투표 40%, 일반 여론조사 15%(국민 10% + 일반당원 5%)를 각각 반영한다. 2년 전 대의원 투표 45%, 권리당원 투표 30%, 일반 여론조사 25%를 각각 반영했던 것과 비교해 일반 여론조사 비중을 10% 줄이고 권리당원 비중을 그만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는 쏠림 현상이 전보다 줄었고 결과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준다. 세 후보의 진검 승부는 이미 시작됐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