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 코앞으로

2차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오는 27~28일에 개최된다. 회담일정과 장소가 확정되기까지 양국은 공식적으로 세 차례의 만남을 가졌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2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실질적 내용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여기서 실질적 내용이란 북한의 비핵화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는 것을 넘어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길 원하고 있고, 북한은 종전선언, 대북제재 완화 등 실질적인 비핵화에 대한 ‘보상’을 원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양국이 각자의 요구를 들었고, 곧 진행될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구체적인 의제가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비건 특별대표는 미국을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면담에서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평화조약, 한반도 경제번영의 기반을 확보하는 건 먼 길이지만 그렇게 하기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비건 대표는 이어 “북한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그렇게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비핵화 과정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연이어 긍적적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서 2차 정상회담이 열리는데 김정은의 북한은 엄청난 경제강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2차 회담도 첫 회담처럼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장밋빛 전망을 했다.

북미 간 진행될 정상회담 의제는 12개 이상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건 대표는 구체적인 의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상응조치로 ‘제재완화, 북미 간 연락사무소 개설,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재개, 종전선언’ 등을 꼽고 있다. 2차 정상회담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양측이 15일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만 2차 회담이 성사되기 전까지 비건 대표가 북한과 세 차례의 공식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양측간 의견 조율이 어느 정도는 됐을 거라는 분석도 있다.

우리 정부도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실제 지난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NSC 상임위원회에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공식 방문한 문희상 국회의장도 “2차 북미정상회담은 민족의 운명을 좌우할 결정적인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지난 12일 문 의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당시 펠로시 의장은 작년 정상회담은 김정은에 대한 선물이라고 일축하며 지금은 더 이상의 말이 아닌 증거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실제 미국 워싱턴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신과 견제가 이어지고 있으며, ‘북한은 믿을 수 없다’는 시각도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에서 열린 신년 국정연설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계획을 발표했다. 한반도 비핵화의 운명을 가를 2차 북미정상회담은 오는 27~28일 베트남에서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도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핵동결 혹은 핵군축 합의로 끝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에반스 리비어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 지도자로 하여금 비핵화에 나서도록 한다는 개념의 플랜A가 실패했음이 분명하다”며 “더이상 북한의 선의에 기대지 말고 플랜B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2차 북미회담 이후 주한미군의 규모나 역할의 변화, 한미연합훈련 추가 중단 등과 같은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조치가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과 비건 대표의 발언을 통해 2차 북미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도 가능하지만 미국 정계와 싱크탱크의 우려도 여전히 상당한 상황인 것이다. 결국 회담의 성패는 북한이 얼마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일 것인지, 그리고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는 무엇이 될지에 달려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실장은 “북한이 부담없이 할 수 있는 것으로는 풍계리 핵실험장 점검,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 해체 등이 될 것”이라며 “미국의 상응조치는 미국인들의 북한 여행 허가, 금강산 관광 재개, 개성공단은 당장은 아니지만 사찰에 이은 재개 검토 등은 포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최종목표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이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만한 북한의 실질적 조치가 이어진다면 미국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등과 같은 성의를 보일 수 있고, 북한도 영변 이외의 핵 시설을 신고하는 등 추가적인 행동이 뒤따를 수 있다. 그 후에는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의 핵심 요구는 영변 핵시설의 플루토늄 추출 시설 폐기, 우라늄 농축시설 해체 등이 될 것이라고 봤다. 오 위원은 “미국은 핵시설 개발에 관련한 모든 신고를 당연히 요구할 것이고 보유한 핵 리스트 현황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의사를 정확히 밝히고 어떻게 구체적으로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추구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변 핵시설의 핵심 시설 해체와 비핵화 로드맵은 미국의 최소한의 목표로 분석된다.

북한은 당연히 미국측의 대북제재 완화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 이후 제재완화’가 기본입장이다. 먼저 대북제재를 완화할 경우 비핵화를 끌고 갈 동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국이 북한에 실질적으로 줄 수 있는 것은 연락사무소 설치, 종전선언 검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 위원은 “제재완화가 되면 당장 북한에 현금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제재완화는 미국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 재개도 미국이 허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이 실제적으로 들어가는 부분에서 아직까지는 미국이 예민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이행을 실제적으로 이행하고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르면 미국도 제재완화 등 통 큰 상응조치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오 위원의 분석이다.

비건 대표는 2차 회담을 추진하면서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실질적 내용’에 관한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실질적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홍 실장은 “1차 회담에서 논의된 비핵화의 모호함을 구체화했을 것”이라며 “영변 핵시설 프로그램 폐기, 핵물질 및 핵무기 리스트 신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 해체 등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 추측했다. 지금까지 미국은 단계적인 핵 폐기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하면서 북한의 핵 폐기는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변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1차 회담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표를 그리는 것에 초점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 실장은 “이번 회담에서 영변 핵 시설을 신고한다든지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면 상당히 성공적인 회담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비건 대표는 지난 6일부터 사흘간 평양에 머무르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조율했다. 연합

오경섭 연구위원도 “실질적 논의라는 것은 결국 북한 핵시설 해체, 우라늄시설을 폐기하는 것인데 이런 비핵화 로드맵이야말로 미국이 정말 관심을 갖는 문제”라며 “북한의 진짜 관심은 북한이 핵을 폐기한 이후에도 확고하게 보장되는 ‘체제 안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체제 불안을 해소할만한 미국의 상응조치가 실질적인 비핵화 로드맵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얘기다. 대북제재 완화도 실질적으로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어떤 행동을 취했을 때 제재완화가 이뤄질 수 있는가, 핵을 폐기했을 경우 받을 수 있는 경제적 보상이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한 논의도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2차 북미회담에서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이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홍 실장은 “종전선언은 그렇게 어려운 것 같진 않다”며 “제재완화와 같은 것은 유엔안보리에서 결의안을 새로 만들거나 미국이 법을 새로 제정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방안이 종전선언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보이고 비핵화 종착점으로 가는 행동을 보이면 평화협정은 자연스레 따라온다는 얘기다.

다만 오 연구위원은 종전선언조차도 비핵화 단계에 대한 가시적 성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봤다. 오 위원은 “최소한의 실천적 합의로서 북한의 우라늄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 시설을 해체하는 것이 약속되고 이행되면 종전선언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이 약속되면 후에 종전선언을 위한 외교적 노력과 행동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 위원은 “아직까지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충분하지 않기에 미국 내에서도 상당히 회의적인 의견이 나오는 것 같다”며 “30년 간 무수한 제재를 견디며 완성한 핵을 북한이 과연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1990년대 초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국제사회와의 줄다리기를 통해 핵을 완성했다. 2년 정도 공을 들여 개발한 핵을 쉽게 포기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 상당한 전문가들이 회의적으로 보는 까닭이다.

실제로 브루킹스연구소는 “미국이 북한을 실질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했다”고 평가하면서 “북한은 절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 나아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핵보유국의 지위를 굳힐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대단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실장은 “북한이야 그럴 수만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하겠지만 트럼프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트럼프의 정치적 타격은 굉장히 클 것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비현실적인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현재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단번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순차적인 비핵화’ 쪽으로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홍 실장은 “트럼프가 비핵화 방향을 잘 잡은 것”이라며 “오바마 행정부까지 10년 정도 기간동안 북한을 의도적으로 내버려뒀는데 결과는 비핵화 실패”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 개발 정책을 두고 전략적 인내라는 용어로 불리는 정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이다.

오경섭 연구위원도 비슷한 생각을 내놨다. “미 국무부의 공식 입장은 북한의 핵 보유를 절대 인정할 수 없고 용납할 수도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기본 입장도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핵 보유를 인정받고 싶어도 그 노력이 실현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와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일각의 비핵화에 대한 우려보다 훨씬 크다는 해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무대가 된 하노이는 베트남의 천년 고도다. 강(河·베트남어로 '하')의 안쪽(內·베트남어로 '노이')에 있다는 뜻을 지닌 이 도시는 베트남 북부에 위치한 수도로 남부 최대도시 호찌민으로부터 1천760㎞가량 떨어져 있다. 연합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주목되는 이유는 향후 한반도 안보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파급력도 감지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상응조치로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가능성이 언급되면서부터다. 이런 우려에 대해 미국은 공식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논란이 잦아들었다.

하지만 북미회담 결과에 따라 주한미군의 규모가 축소되거나 역할이 크게 변하는 등의 변화도 있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홍 실장은 “지금 당장 논의될 사안은 아닐 것”이라고 일축했다. 종전선언이 되고 1~2년 정도가 지나는 과정에서 평화가 정착되면 주한미군 감축과 같은 논의가 나올 순 있어도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해석이다. 한미동맹의 의미는 핵 억지력에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전략적 지위도 북핵 폐기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한편 미국의 동북아 중시 전략에 따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위치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오 위원도 “미국이 주한미군 철수는 없다고 했고, 주둔이 필요하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철수를 현 단계에서 우려할 것은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미국이 전 세계적인 군사전략에 있어 일부 병력을 감축하는 등의 작업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봤다. 북한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다 해도 동북아 정세와 유동적인 안보상황에서 주한미군의 주둔이 앞으로도 필요할 것이라는 논리는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보다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30년 간 북한의 협상태도와 비핵화 실패가 그 근거다. 이번에도 북한이 전향적인 비핵화 태도를 보이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뒤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홍 실장은 “북한이 별다른 이유 없이 약속을 위배한다면 플랜B도 생각해야 한다”며 “북한이 미사일과 핵을 여전히 보유하겠다고 한다면 우리도 미국의 전술핵무기를 배치한다든지 전술핵무기 순환배치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핵억지력을 담보하는 조치를 사전에 구상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가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도록 하는데 큰 힘을 쏟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술핵 재배치에 따른 비용부담, 위태로운 안보상황 등에 따른 리스크 등은 작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의 호전적 의사와 핵 보유가 끝내 변하지 않을 때 마지막으로 꺼내 들 수 있는 카드는 ‘자체 핵무장’ 검토다. 미국의 핵억지력을 100% 담보할 수 없을 때 쓸 수 있는 최후의 안보카드이기 때문에 완전히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최악의 안보상황을 상정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우리 정부가 그런 의도를 미리 말할 필요는 없겠지만 국가 안보 위기 상황에서 검토할 수 있는 모든 부분은 배제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경섭 연구위원은 플랜B로서 강력한 대북제재 압박을 꼽았다. 오 위원은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으면 북한이 제재를 회피할 수 없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 핵에 대한 대응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며 “핵 억지는 지금 한미 간 확장억제를 위한 여러 보장이 있지만 미국에 확실하게 재확인하고 안정적인 확장억제를 위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미관계를 안정적으로 가져가 한미동맹을 흔들림없이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오 위원은 “전술핵 재배치 등과 같은 문제는 지금 비핵화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에 현 단계에서는 검토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2차 북미회담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북한이 과연 영변 핵 시설과 우라늄 시설을 해체하고, 미국이 이에 상응한 조치를 하느냐다.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이 제재 완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밝혔지만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제재를 완화한다면 비핵화 동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그래서 섣부른 합의보다는 북한이 실질적 행동을 취한 이후에 제공될 수 있는 체제 안전보장과 경제번영에 관한 방안이 북미 간 실제적으로 논의될 사항으로 꼽힌다.

이번 회담으로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되거나 핵 동결에 그치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런 우려를 벗어나기 위해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협의가 필수적이라는 의견에는 양국 간 이견 차가 없다.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나서고 미국이 체제 안정과 경제보상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합의가 나온다면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은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