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보궐선거’ 분석 및 향후 정국 전망 / 4·3 보궐선거 당선자 여영국·점정식은 누구?

황교안 차기 대선주자 1위 굳건

자유한국당이 4·3 보궐선거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황교안 대표 체제도 안정감을 찾았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시장과 군수를 여권에 모두 내줬던 통영,고성에서 승리하고, 진보밭인 창원·성산에서 선전한 이유도 ‘전통적 보수층의 복원’에 있다는 평가다. 보수층이 바라는 보수의 품격을 황교안 대표가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차기 대선주자에서 황교안 대표는 이낙연 국무총리,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제치고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리얼미터가 지난달 25~29일 전국 성인 25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표본오차 ±2.0%포인트)에 따르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1.2%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3.3%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황 대표는 석 달 연속 차기대선 주자 1위를 내달렸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14.9%, 유시민 이사장은 12.0%를 기록했다.

특히 범보수·무당층 조사에서도 황 대표의 독주(38.5%)가 뚜렷하다. 2위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6.1%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압도적인 선두다.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등의 보수 주자들은 5% 안팎의 지지를 받는데 그쳤다. 황 대표가 범보수 대권주자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 까닭이다.

황 대표의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정치권에선 중도층을 끌어 모으는 ‘외연의 확장’도 기대할 만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진보 주자들의 지지율이 분산돼 있는 반면 보수인사에선 황교안 대표 외엔 주목할 만한 주자가 없다. 보수표가 황교안 대표에게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오후 경남 창원 성산구 상남동 원이대로 일대에서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강기윤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안정감’있는 정상적 보수 행보

황 대표는 전임인 홍준표 전 대표와 비교해 ‘안정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홍 전 대표는 ‘막말’과 태극기 부대 등에 기댄 극우 보수의 이미지를 키웠다. 국민들이 원하는 보수의 이미지인 책임감과 포용력, 국익 등의 모습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반면 황교안 대표는 자유한국당 내에서 ‘품격과 절제 있는 행동으로 당을 이끌고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 체제의 반사효과도 두둑하게 누리고 있는 셈이다. 안정감 있는 보수 리더십으로 당 안팎에서의 좋은 평가가 이어지며 차기대선 후보 1위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황 대표 체제가 시작된 지 30여일 남짓이지만 현재까지의 행보만 보면 ‘정상적’ 보수 정치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의 중진 의원들 사이에선 “황 대표는 행정관료로서의 꼿꼿한 이미지로 당원들의 신임과 기대를 많이 받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보수정당의 리더로서 믿을 만한 안정감이 느껴진다는 소리다. 숨어 있던 보수층이 얼마나 복원되느냐에 따라 내년도 총선의 결과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스> 4·3 보궐선거 당선자 여영국·점정식은 누구?

국회의원 여영국 (창원·성산)

여영국 정의당 후보는 4·3 보궐선거에서 창원,성산 국회의원으로 극적으로 당선됐다. 강기윤 자유한국당 후보와는 불과 504표 차이로 신승하며 대역전극을 펼쳤다. 1962년 생인 여 의원은 경남 사천에서 태어났다.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창원대학교를 나온 그는 1980년대 후반 노동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고 노회찬 의원, 심상정 의원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통일중공업에 입사한 그는 노조활동을 시작하다 해고당했다. 그는 심상정 의원을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노동운동에 투신했다. 금속연맹, 금속노조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노동문제를 현장에서 맞딱뜨리고, 해결하기 위해 투쟁한 노동운동가로서의 이미지를 쌓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 전국금속산업노동조합연맹 조직국장을 지낸 여 의원은 경상남도 도의원을 지내며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제9대 경상남도의회에 이어 제10대 경상남도의회 의원을 지내며 경남지역에서의 잔뼈 굵은 현실참여 정치인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2016년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선 노회찬 선거캠프의 상임선대본부장으로 활동하며 정의당 내 인지도를 넓혀왔다. 여영국 후보는 당선 소감으로 “노회찬 정신을 이어받아 책임지고 노 전 의원의 빈자리를 채우겠다”고 밝히며 “민주평화당과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면 가장 개혁적인 교섭단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 의원은 노동운동을 하며 폭력 전과나 상해죄, 손괴죄 등의 전과 7범의 기록도 갖고 있다. 선거 전 여 의원은 ‘노동쟁의를 하더라도 법률은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국회의원 정점식 (통영·고성)

통영·고성의 자유한국당 정점식 당선자는 1965년 생으로 대검찰청 공안부장 출신이다. 고성에서 태어난 그는 창원경상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해 1988년 제3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사법연수원과 군법무관을 거쳤고 1994년 대구지검에서 검사로 첫걸음을 내디뎠다.

2003년 부산지방검찰청과 서울지방검찰청에서 부부장검사를 지낸 그는 2007~2008년 대검찰청 공안과장을 역임했다.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와 서울고검 공판부장, 대검 공안부장을 거쳤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하던 시절엔 서울중앙지검 2차장검사로 통합진보당 해산을 주도한 사건이 유명하다. 2014년 당시 정 의원은 ‘위헌 정당·단체 관련 대책 태스크포스’ 팀장을 맡았다. 이 외에도 2011년 부산지방검찰청 2차장검사로 재직하던 시절 ,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한국 선박을 납치한 소말리아 해적을 수사하고 재판을 지휘한 사건도 유명하다. 소말리아 해적의 대표자는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이후 2015년 2월부터 2017년 6월까지 대검찰청 공안부장 자리까지 올랐으나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인사가 내려지자 바로 사표를 쓰고 ‘법무법인 아인’의 대표변호사로 활동했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