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만남을 놓고 정치권 공방이 식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화려하게 복귀한 양정철 원장은 ‘文의 남자’로 불릴 정도로 여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다. 이런 상황에서 양 원장이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사적인 만남을 가진 것이 바람직하냐는 목소리가 정치권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양 원장이 총선을 코앞에 두고 국정원장을 만난 것이 상식적인 일이냐는 비판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양 원장은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 만남이 과연 혼자서 한 것이겠냐”며 “대통령이 이 만남을 알고 있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나서는 안 될 시점에 여당의 선거책임자가 국정원장과 만났다는 것부터 의혹이라는 주장이다. 서 원장에 대해서도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며 집중 공세를 펼쳤다.

서훈 국정원장(왼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오른쪽)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한정식집에서 회동을 마친 뒤 식당 밖으로 나오고 있다. 연합

양 원장은 서 원장과의 만남이 언론에 보도되자 ‘사적인 만남까지도 이렇게 불거질 일이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 만남에 동석한 MBC 김현경 기자는 이 만남에서 총선 이야기는 없었다고 논란을 잠재우려 했으나 정치권 공방은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양 원장은 이 자리에 대해 귀국 인사를 겸한 지인들의 만남자리라고 해명하고 있다.

양 원장과 서 원장의 비공개 회동은 한 인터넷 언론이 보도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두 사람은 지난달 21일 저녁 서울 강남구 한 한정식 식당에서 약 4시간 가량의 만남을 가졌다. 야권의 한 중진의원은 “총선이 내년인 민감한 시기에 여권의 핵심 선거책임자와 정보기관 수장과의 만남은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아무리 사적인 자리라고 해도 여론과 정치권을 의식해 조심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