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치·경제 투톱에 모두 여성

유럽연합(EU)의 핵심 기구로 꼽히는 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수장에 모두 여성이 뽑혔다. 이곳은 지금껏 한 번도 여성 지도자가 자리에 앉지 못한 기구로 사실상 남성들만을 위한 무대였다. 지난 2일 EU 정상회의는 EU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이 올랐고, ECB 총재 후보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내정됐다.

EU 첫 여성 집행위원장 후보로 결정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독일 국방장관(왼쪽). 연합

집행위원회는 각종 정책 등을 수립·추진하는 행정부 격으로 여성이 유럽연합의 리더가 된 격이다. ECB 총재는 유로존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직책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우르줄라 독일 국방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해 현 EU 집행위원장인 장클로드 융커를 만났다. 이어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만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고 있다. 융커 위원장은 우르줄라 후보에 대해 “(우르줄라 장관은) 진정한 유럽인이며, (유럽의) 이익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는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BC) 차기 총재도 첫 여성 지도자로 지명됐다.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라가르드는 10월에 퇴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총재의 통화완화 정책을 따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럽 내 과감한 통화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로존의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드라기 총재의 온건한 노선을 지속하며 8년 간 유럽 경제의 수장으로 활약하게 된다. 온건한 성향의 라가르드는 시장에서 드라기 총재보다 더 비둘기적인 성향이라는 평판을 받는다. 따라서 통화완화 정책을 기존보다 더 앞당겨 시작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천현빈 기자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내정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연합

<박스> 文, 北어선 관련 책임자 대거 처벌

문재인정부가 북한의 소형 목선의 ‘삼척항 입항’ 사건에 대해 안보태세에 문제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는 사건과 관련해 군 부대들의 경계근무태세를 지적했다. 국방부는 박한기 합참의장에 엄중 경고 조치했고 사건과 직접 관련된 경계 책임자인 제8군단장을 보직 해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에 대해 엄중경고 조치하며 청와대 안보실에도 책임을 묻는 형국으로 번지고 있다. 청와대 내부 인사를 직접 문책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 아닌 만큼 안보라인의 문책성 인사교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관련 사건을 조사한 청와대는 초기부터 이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군과 협의하는 국가안보실의 잘못을 빠르게 인정하며 자체조사를 실시해왔다. 지난 3일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합동조사 결과에서도 안보실의 책임론이 명시됐다. 최병환 국무1차장은 “안보실은 국민이 불안하거나 의혹을 받지 않게 소상히 설명했어야 함에도 경계에 관한 17일 군의 발표가 ‘해상 경계태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뉘앙스로 이해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지 않은 채 안이하게 판단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이와 관련해 안보실을 문책한 것으로 보인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