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오가며 민심 뒤섞이는 추석…1997년, 2002년 대선 사실상 추석 민심이 결정해
대통령 지지율 긍·부정 ‘팽팽’… 극단적 갈등 반영
추석민심 변수는 추미애·재난지원금·야당 이미지

추석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추석만 같아라. 추석은 오곡백과가 무르익고 가족들이 모여 정을 나누는 우리 민족의 대표 명절이다. 추석 연휴 때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인구가 3000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결과가 몇 년 전 발표되기도 했었다.

추석은 대규모의 인구 이동이 한 순간에 벌어지면서 민심이 뒤섞이는 용광로가 된다. 지역, 세대, 직업, 이념을 초월해 생각이 교류된다.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 현안이 있고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평가 등을 포함해 정치권 동향을 두고도 토론이 이어진다. 추석을 지나고 난 후 국민 여론이 달라져 있을 정도로 명절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추석을 관통하기 전에는 사소했던 이슈가 추석 민심을 통해 초대형 이슈로 부풀어 오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2017년 이전 대통령 선거는 12월 중순경에 실시되었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추석 연휴는 대선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1997년 대통령 선거는 한 치 앞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7월까지도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가장 앞서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대선 직전 신한국당은 한나라당으로 당명 변경). 그렇지만 같은 당에서 대선 경쟁을 하던 이인제 후보가 국민신당을 창당해 탈당하자 판세는 달라졌다.

결정적인 변곡점은 대선을 목전에 둔 추석 명절이었다. 이회창 후보의 두 아들과 관련된 의혹이 일파만파 확대되었고 이인제 후보의 탈당으로 보수표는 둘로 갈라졌다. 진보층과 중도층이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로 기울어지면서 대선 판세는 판가름이 나버렸다. 추석 명절 기간동안 민심은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으로 김대중 후보쪽으로 쏠리고 말았다.

역사에 가정은 없지만 이인제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거나 탈당하지 않고 경선을 치렀다면 어떤 대선 결과가 나왔을까.

2002년 대선도 추석 민심이 결정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한나라당은 다시 이회창 후보를 대선 카드로 내걸었다. 새천년민주당은 청문회 스타 출신인 노무현 후보가 나섰다. 이 당시에는 이회창 대세론이 불 정도로 보수층이 결집하던 시기였다.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IMF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2000년 6.15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 안정 관계를 가져왔지만 보수층의 정권 탈환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

노무현 후보는 경선 과정의 감동 및 흥행과 다르게 2002년 지방 선거에서 당이 참패한 후 지지율이 가라앉는 상태였다. 오히려 한일 월드컵의 성공 개최 바람을 타고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였다. 삼자 후보의 대결로 간다면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던 국면이었다. 추석 명절이 대세를 바꾸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진보층과 중도층 민심은 추석을 관통하며 이회창 후보에 대항 가능한 구조를 요구한다. 바로 노무현과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였다. 11월 24일 단일화 조사를 통해 노무현 후보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대항마로 선택받는다. 결과는 당선이었다.

이번 추석 명절은 대선 직전은 아니지만 정치적으로 중요한 승부처가 되는 지점이고 내년 4월 보궐 선거를 앞두고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는 시기다. 문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보면 위기 국면이기도 하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조사(전국 약2500명 무선전화면접 및 유무선RDD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약2.0%P내외 응답률 약4~6%내외 성연령지역가중치 각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분석해 보았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60%대 고공 행진했던 지지율에서 가장 최근 조사의 긍정 평가는 46.4%로 거의 20%포인트 가까이 주저앉았다. 거의 5개월 만이다[그림1].


긍정 평가는 임기 4년 차에 접어든 점을 감안한다면 양호한 편이다. 역대 대통령 중에는 임기 4년 차에 지지율이 20%대로 내려와 레임덕에 가까워진 사례가 있었을 정도이니 말이다.

문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결과의 문제점은 부정 평가 비율이 높다는 데 있다. 평가를 유보하거나 평가를 하지 않는 비율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긍정과 부정 평가는 극단적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지층이 견고하기 때문에 국정 운영이 쉽게 흔들리지는 않지만 사회적 갈등은 심각하다. 전례가 없는 코로나19 감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국민들은 힘들어서 아우성이다.

여당을 비롯한 정당의 사정도 매한가지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하기 전에 국민들은 20대 국회가 가장 형편없는 국회라며 질타하고 혹평했다. 여야간 협치를 통해서 국민들을 위해 일해 달라는 염원을 안고 21대 국회가 탄생했다. 국민들의 기대와 달리 여야간 협치는 여태껏 없다. 추석 밥상에서 정치권은 찬밥 신세를 면하기 어렵다.

4월 총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지만 민심은 무작정 여당만 두둔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총선이후 내리막길이다. 국회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비난을 받았던 국민의힘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 공천을 받았던 양정숙 의원은 당선되자마자 부동산 차명 거래 의혹 등으로 제명당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윤미향 의원은 정의기억연대 대표로 있던 시절 갖가지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구속 기소를 당했다. 당의 보직과 당원권까지 내려놓았다.

김홍걸 의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비례대표 의원은 제명 처분을 받았다. 부동산 의혹과 재산 등록 누락 의혹 등이 이유였다. 김홍걸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 김대중 대통령과 이낙연 의원과 관계를 감안하면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충격적인 제명 조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을 둘러싼 여론 악화의 격랑 속에서 김홍걸 의원에 대한 조치는 ‘읍참마속’으로 이해된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여론의 뭇매 속에 탈당 결정을 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당시 피감기관들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국민의힘이라고 다르지 않다. 박덕흠 의원은 가족 회사의 건설 수주 의혹으로 비판 여론이 치솟자 국민의힘을 탈당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자녀 의혹은 아직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채 정치권을 들쑤셔 놓았다.

추석 민심은 정당 지지율에 많은 영향을 준다. ‘어느 정당을 선호하거나 약간이라도 더 호감이 가는지’ 물어보았다. 리얼미터와 YTN의 정기 조사를 분석하면 지방선거 직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52.6%로 나타났다. 선거에 승리하고 거대 여당의 자리에 오르면서 지지율은 절반을 넘었다. 그렇지만 가장 최근인 9월 14~18일의 조사에서 여당 지지율은 35.2%로 나타났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보다 앞서지만 선거 때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선거 승리 이후의 지지율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지만 아직 국회의원 임기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제1 야당 지지율과 큰 차이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당명을 바꾸고 난 후 거의 지지율 상승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여당과 비교하면 큰 지지율 차이는 아니지만 선거 참패 직후 지지율과 거의 차이가 없다. 가장 최근 지지율은 29.3%로 20%대에 머물러 있다[그림2].


이번 추석은 역대 추석과 다른 모양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때문에 정부는 추석 이동 제한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 서로에 대한 감염 우려 때문에 가족 방문은 역대 어느 때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한 지역 사회는 ‘불효자는 옵니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는 현수막을 내걸 정도로 정부의 이동 제한 권고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추석 고향 방문이 최근 몇 년 새 조금씩 줄어들었다고 한다.

추석 명절날 민심이 뒤섞이는 효과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휴대폰이 보급되고 인터넷을 통해 이슈가 빨리 소비되면서 ‘민심 용광로’ 기능은 거의 사라졌다고 설명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맞는 말도 아니다. 추석 명절 민심 용광로는 꼭 가족과 친척이 모이는 물리적인 결합만 의미하지 않는다. 소셜네트워크 즉 SNS를 통해 추석 민심은 더 활발하게 교류된다.

실제로 만나지 않더라도 추석 명절은 그 어느때보다 안부 인사를 더 많이 하게 되고 서로에 대한 동정과 동향을 더 많이 살피는 기간이다. 누가 어떻게 지내고 있고 어떤 기쁨과 슬픔이 있는지를 꼭 만나지는 않더라도 문자와 단체톡을 통해 확인하게 된다. 몇 년 전까지 추석 명절이 모두가 모여 강강술래하는 화합과 교류의 장이었다면 이제는 SNS를 통해 추석은 민심 교류의 중앙 광장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중요한 추석 민심을 뒤흔들 이슈는 과연 무엇일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달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추석 민심을 뒤흔들 첫 번째 이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다. 추 장관의 자녀 의혹은 정치권을 뒤흔들어 놓았고 아직까지 그 논란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해 조국 전 장관이 여론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사퇴한 이후 추 장관이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추 장관의 정치적 운명은 검찰 개혁에 달려있다. 취임 이후 검찰 곳곳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충돌하며 검찰 권력 분산의 큰 그림을 그려왔다. 검찰과 채널에이 기자 사이의 검언 유착 수사과정에서 추 장관은 수사 지휘권까지 발동했다. 인사권을 통해서는 그동안 검찰 내의 노른자위 세력이었던 특수부와 공안부를 배제하고 형사부와 공판부 출신을 중용하는 카드를 빼들었다.

이 과정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 사이의 갈등은 정치권의 진영 싸움으로 판이 확대되었다. 여당은 추 장관 감싸기에 돌입했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추 장관을 향한 총공세를 전 방위로 확대해왔다. 그러나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의 적임자로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 판단할까.

추석 밥상머리에 정치 주제가 거론된다면 그 어떤 인물보다 더 부각되는 인사가 추미애 장관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추 장관 사퇴와 관련해 세대별로 입장 차이가 뚜렷하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15일 실시한 조사(전국500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5.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추미애 장관 사퇴 주장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어보았다.

전체 결과는 사퇴 주장에 동의하는 의견 49%, 동의하지 않는 응답 45.8%로 팽팽하다. 20대와 60대는 사퇴에 동의하는 의견이 훨씬 높고 40대는 그 반대다[그림3].


추석 밥상머리에서 정치권 이슈가 나온다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녀 의혹 논란은 핵심 주제다. 무소속 박덕흠 의원의 건설사 수주 의혹이 확대되면서 조금 가라앉기는 했지만 사라지지는 않았다. 검찰의 수사 발표가 나오고 국민 여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매우 중요하다.

추 장관에게 집중되는 여론은 비단 자녀 의혹 때문만은 아니다.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등 여야가 치열하게 다투는 현안의 중심에 추 장관이 서 있다. 추석 민심은 정치 이슈로 추미애 장관에 먼저 주목하게 된다.

추석 민심을 뒤흔들 두 번째 이슈는 ‘재난 지원금’이다. 우여곡절 끝에 7조 8000억원의 4차 추경안이 확정되고 통과되었다. 올해 추석은 이동 제한으로 다른 해보다 미약하겠지만 민심의 중심은 경제에 가 있다.

무항산 무항심. 올해는 코로나 19 장기화로 사회 곳곳에서 힘들다는 아우성이 울려 퍼지고 있다. 2분기까지 GDP 명목 성장률은 마이너스 상태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2분기 최악의 경제 상황을 맞이했다. 미국과 일본은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을 정도다.

지난 총선 직전 정부 여당은 1차 긴급 재난 지원금을 결정했다. 겪어보지 못한 감염 재난으로 경제가 얼어붙는 위기에서 재난 지원금은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국민들은 하반기에 코로나19의 확산이 줄어들고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실낱 같은 희망을 기대하기 점점 힘들어졌다.

정부는 추석 연휴 전에 지급을 목표로 2차 긴급 재난 지원금 카드를 꺼내 들었다. 1차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 전체에게 지급하는 ‘보편’이냐 지정하는 대상자에게만 지급하는 ‘선별’이냐로 의견이 나누어졌지만 결국 선별 지급으로 결정되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통신비 지원을 모든 국민께 하지 못하게 된 것은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연합

그런데 반응이 썩 좋지 않다. 정교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약 95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만 13세 이상 통신비 지원에 할당했기 때문이다. 선별 지급이라는 취지가 무색하게 ‘보편 통신비 지급’은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부정적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11일 실시한 조사(전국500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4.4%P 응답률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통신비 2만원 지급이 잘한 일인지, 잘 못한 일인지’ 여부를 물어보았다. ‘잘한 일’이라는 긍정 의견은 37.8%로 나타났다. ‘잘 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58.2%였다. 응답자 10명 중 6명 가량은 통신비 2만원 지원에 대해 좋은 점수를 못 준 셈이다[그림4].


더 큰 문제는 이마저도 바꾸었다는 것이다. 정책의 일관성이나 국민의 수용성을 판단할 때 혼란만 거듭했다. 통신비는 사실상 만 35세 이상부터 만 64세까지는 받지 못한다. 만 65세 이상 중 엄청난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통신비 몇 만원까지 지급받는 현실이 타당한 것이냐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긴급 재난 지원금을 두 차례로 편성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힘겹다는 방증이다. 재난 지원금을 놓고 가족들은 한국 경제와 정부의 경제 운용을 평가하게 된다. 코로나19가 극복하기 쉽지 않은 감염 재앙이기는 하지만 언제까지 경제 침체 원인을 코로나19로 돌릴 수만은 없다. 2차 재난 지원금에 대한 평가 또한 추석 명절을 통해 이뤄진다. 추석 민심을 뒤흔드는 핵심적인 변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에서 취지를 밝히고 있다. 연합

추석을 뒤집어 놓을 세 번째 민심은 정당에 대한 이미지 특히 ‘야당 이미지’다. 여당발로 여러 악재가 불거지고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비판이 있더라도 국민의힘에 대한 좋은 평가로 이어지지 않는다.

추미애 장관 관련 논란이 지속되고 다른 소속 의원들에 대한 의혹과 처분이 반복되고 있다. 김홍걸 의원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제명 처분되었고 윤미향 의원은 모든 보직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이상적 의원은 이스타항공 건으로 계속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아오다가 탈당을 선택했다. 이쯤 되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폭락해야 하고 국민의힘은 폭등해야 한다.

그런데 각 정당에 대한 호감도를 조사해 보면 국민의힘은 여당을 비롯해 다른 정당보다 못하다. 의혹이 있는 의원들에 대한 거취 결정이 있기 전에 실시된 조사이지만 호감도 이미지가 손바닥을 뒤집듯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가 자체조사로 8월 20~22일 실시한 조사(전국1001명 무선가상번호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30.2%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정당에 대한 호감 정도’를 물어보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호감과 비호감이 각각 47%로 같았다. 호감하는 정당이기도 하지만 그 정도로 호감하지 않는 정당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어떨까. 조사 당시에는 아직 당명을 바꾸기 전인 미래통합당이다. 국민의힘(미래통합당)에 대한 긍정 이미지는 24%에 불과하다. 비호감 이미지가 69%로 나타났다. 응답자 10명 중 7명은 국민의힘(미래통합당)에 대해 비호감이 높다는 결과다[그림5].


추석 명절 기간동안 가족들은 만남을 통해서 정당 이야기도 하게 된다. 특별히 내년 보궐 선거가 예정되어 있는 서울과 부산은 이번 추석 민심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정치인과 연예인이 닮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미지다. 가족, 친척과 정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정당에 대한 호감도를 털어놓게 된다. 그래서 추석이 지난 후에 정당 지지율이 달라지는 현상으로 연결된다. 여당도 물론 영향을 받겠지만 비호감도가 높았던 ‘야당 이미지’의 변화 여부가 민심을 뒤흔들 중대 변수다.

추석 명절은 거의 대부분의 국민들이 이동하는 민심의 용광로였다. 추석 연휴를 거치고 나면 변화된 국민 여론이 우리 사회에 영향을 주는 순환 구조가 일반화되었었다. 그러나 명절에 대한 의미가 점차 사라져 가고 올해는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모이지 않는 가정이 급격히 많아진다. 폭발적인 추석 민심은 기대하지 힘들겠지만 SNS를 통한 비대면 접촉으로 민심은 뒤섞인다.

추석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두 가지 이슈는 경제와 정치다. 어려움에 처한 국민들을 돕기 위한 2차 재난 지원금은 평가될 것이고 추미애 장관 논란은 화제의 이슈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당명을 바꾸고 당색과 로고를 변경한 제1 야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 의견이 조명받을 것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 웃는 정치 세력은 과연 누가 될까. 3대 변수에 흔들릴 추석 민심이 결정하게 된다.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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