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가 주간한국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이혜영 기자

‘눈물의 삭발식’으로 알려진 이언주 전 의원이 고향인 부산으로 내려가 행정 수장에 도전한다. 지난해 이 전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규탄하면서 삭발식을 가졌다. 이후 인지도 상승에 힘입어 미래를향한전진4.0(전진당)을 창당했다. 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전진당은 합당하면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으로 당명을 바꿨다. 이 전 의원은 통합당 창당에 기여했지만 중진의 험지출마론에 휩쓸려 부산으로 내려갔다. 보수의 험지로 알려진 부산 남구을에 출마한 이 전 의원은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패하며 고배를 마셨다. 이 전 의원은 이에 굴하지 않고 4·7 재보궐선거 부산시장에 도전한다. 7일 정치적 재기를 꿈꾸는 이 전 의원을 서울 여의도에서 만났다.

-여권 예비후보로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나온다.
“민주화 세력이 맞느냐고 묻고 싶다. 과거의 민주화가 무너지고 있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파괴 행태, 그리고 입법 독재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 586 아래 세대 입장에서 민주화 세력에 대한 배신감이 강하다. 젊은 세대로서 그들의 모순된 행태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자 한다. 그들의 모순에 대해 가장 정확하고 당당하게 공세를 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

-같은 당 박형준 예비후보가 막강하다.
“현재는 초반 판세이기 때문에 인지도가 여론조사를 좌우한다. 하지만 정치를 위해 헌신해온 것을 알아주시리라 생각한다. 지난해 눈물의 삭발로 새로운 보수의 아이콘으로 불려졌고 올해는 총선에서 부산 험지 출마라는 당의 요구에 응답했다. 여론조사는 서서히 바뀔 것이다.”

-‘박형준 책임론’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총선에서 우리 당은 참패했다. 그리고 박 후보는 보수 통합과 총선의 핵심 멤버였다. 하지만 반쪽짜리 통합이었고 선거도 실패했다.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공천관리위원회에 있었던 사람들은 불출마하거나 사퇴하면서 정치적 책임을 졌다. 그런데 그들과 함께 책임을 져야 할 박 후보는 지금 출마를 선언했다. 책임 정치라는 측면에서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보궐선거를 계기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명분이 있는 건 나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명분이 있는 후보 쪽으로 여론이 바뀔 것이라 믿는다.”

-당선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뭐라고 보나.
“성추행과 은폐된 사실들을 드러내 폐습을 바로 잡아야 한다.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선출되는 시장의 역할은 그것이라고 본다. 또한 광역단체장의 임무는 정권 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적폐를 바로잡아 주길 원한다. 이를 위해선 강한 멘탈과 흔들리지 않는 집념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번 선거를 통해서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이번에 국민의힘이 승리한다고 해도 1년간 국민들이 새로울 게 없다고 판단한다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해진다. 보수가 신보수 세력으로 바뀌었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신보수 세력은 보수의 가치에 충실하고 공정에 대한 개념을 잘 이해하고 있다. 기득권에 연연하지도 않는다. 부정부패 없이 깨끗하고 정의로운 보수다. 국민들이 새로운 보수를 민주당 대안세력으로서 인정하도록 우리 당 전체가 노력해야 한다.”

-부산의 가장 큰 문제는?
“부산은 경제 침체가 가장 심각하다. 산업 전환에 실기해 경제 실패가 왔다. 산업전환은 기업이 하는 것이다. 부산시장이 되면 기업들이 산업전환하는 방향을 잡아주면서 인프라를 깔아줄 계획이다. 철저하게 비즈니스 마인드로 무장해 현장에서 작업복을 입고 일할 생각이다.”

-어떤 신산업을 구상 중인가.
“부가가치가 높은 콘텐츠 산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고 싶다. 문화를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개편하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 부산은 지금까지 하드웨어 중심이었다. 이제는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선회해야 한다. 시드니, 샌프란시스코 같은 문화도시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문화기업 유치와 관련해선 투자자문 변호사였다는 경험을 살려 기업이 투자 결정을 하도록 설득할 자신이 있다.”

-부산은 변화를 반기는 지역은 아니다. 그런데 이 후보는 혁신적인 이미지다.
“변화의 방향이 중요한 것이다. 부산은 그동안 변화보다 안정을 계속 택해왔다. 변화하지 않고 약 20년간 현상유지만 해왔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난 글로벌 대기업에서 실무를 다뤘던 사람이다.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혁신적으로 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부산은 많은 변화가 필요한 곳이다. 문제는 방향과 방법이다. 머리를 맞대고 변화를 ‘어떻게’ 가져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시민들께 변화에 대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다. 난 경제를, 시민들의 삶을, 경제와 민생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알고 있다. 믿고 맡겨주셨으면 좋겠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