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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사면론’에 이어 ‘이익공유제’ 카드 꺼낸 이유

국민의힘과 재계는 반발…정의당은 강제입법 주장 / 연이은 이낙연 승부수는 대권 염두에 둔 포석?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새해 벽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을 꺼내들었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에는 ‘이익공유제’ 이슈를 던졌다. 사면론 카드는 민주당 및 범진보권에서 싸늘한 반발을 가져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는 못한 모양새다. 하지만 그가 쏘아올린 사면론은 계속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더 두고 볼 일이긴 하다.

이 대표는 이번에 이익공유제 카드로 다시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했다.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카드 역시 찬반 논란을 뚫고 ‘이낙연 리더십’의 발휘 기회가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 이 대표가 대선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익공유제와 관련해서는 정부와 민주당은 물론 범진보에 속한 정의당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등 야권에서는 사실상 ‘증세를 위한 꼼수’라고 규정하면서 반발하고 있다.

기업들도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른바 ‘공정경제 3법’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과 징벌 3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집단소송법·징벌적손해배상제) 등 기업 규제가 강화돼 시름이 깊어진 재계의 불만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국민통합’을 기치로 거론된 이익공유제가 되레 사회적 분열을 심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이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호황을 누리는 쪽이 있다”고 이익공유제 도입의 당위성을 내세웠다. 대다수 산업계가 코로나19로 전대미문의 피해를 입은 와중에 일부는 언택트 산업 활성화 등으로 오히려 코로나19로부터 수혜를 입었으니, 사회를 통합하는 차원에서 이익을 나눠야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로 많은 이득을 얻는 계층이나 업종이 코로나 이익의 일부를 사회에 기여해 피해가 큰 쪽을 돕는 방식을 우리도 논의할 만하다”며 “일부 선진 외국이 도입한 코로나 이익공유제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도입 방안을 정책위원회 등이 시민사회 및 경영계 등과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발언이 전해지자 정치권과 재계에 파문이 일었다. 정부와 여당인 민주당 내에서도 여러 이견이 쏟아졌다. 찬성하는 의원들 중에서도 방법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 등 야당 및 재계의 반반이 잇따랐다.

丁총리, 사실상 견제구

  • 정세균 국무총리.
먼저 정부와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 발언의 ‘취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가 우세한 편이다. 다만 방법론에 대한 미묘한 의견 차이가 불거지기도 한다. 정세균 국무총리의 경우 지난 14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입장을 밝혔다. 정 총리는 “상생 정신엔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먼저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표면상으론 ‘조건부 찬성’이지만, 사실상 이 대표를 견제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이 대표와 함께 정 총리도 차기 대선주자로 떠오르다보니 은연 중 견제 심리가 작동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일부 있는데 꼭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며 “그와 별개로 이익공유제는 돌연 등장한 화두인 만큼 바라보는 시각도 다양한 까닭에 당내에서도 논의의 틀을 좁혀나가는 작업부터 시작돼야 할 듯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민주당 안에서는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상생해야 한다는 대의명분에는 동의하나 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어떻게 낼 것인지를 놓고서는 방법론이 각양각색이다. 5선 중진인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자발적 참여'는 이익 또는 손실의 산정도 형평성 시비 논란이 생길 여지가 크다”며 “자발적 참여라는 우회 방법 보다는 부유세 등 정공법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범진보에 속한 정의당은 오히려 강제성을 부과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자발적 참여는 큰 효과가 없을 것이므로 반대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놓았다. 그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장혜영 의원(정의당)이 한시적인 ‘특별재난연대세’를 제안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이지, 기업이나 개인의 선의에만 기대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증세 위한 꼼수”

재계 “말 안 되는 일”

‘이낙연발(發)’ 이익공유제의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 같은 시선은 국민의힘 등 보수 야당과 경제계에서 주로 나온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 대변인은 “여당 대표가 주장하는 ‘이익공유제’는 준조세와 다름없다”며 “법에 없는 법인세를 기업에게 물리는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가장 다급한 쪽은 물론 기업들이다. 정치권에서 이익공유제가 언급된 뒤 재계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수혜 여부를 떠나 “이익공유제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는 게 대부분 공통된 생각이다. 이는 주주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조치이며, 결과적으로도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조업을 영위하는 국내 모 유력 기업의 한 관계자는 “이익공유제는 경제학적으로도 근본이 없는 얘기”라며 “통상 거론되는 동반성장 기반의 성과공유제하고도 이론적 결이 다른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세금과 사회공헌 사업에 더해 가까스로 고용을 유지하고 협력업체 대금 지급 등을 미루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IT 분야의 모 기업 관계자는 “기업도 코로나19 충격 속에서 돌파구를 찾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경제적 분배공동체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 순이익과 영업이익에 손을 대려는 것은 주주 자본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일갈했다. 또 “팬데믹 안에서 헌신해온 회사 임직원, 또 기업을 믿고 투자해준 개인 및 기관들 입장에서도 이익공유제는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조사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업종과 관련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과 함께 향후 생겨날 수 있는 여러 논란과 갈등이 우려된다”며 “이익공유 등 상생방안은 법과 제도가 아닌 기업들이 자율 규범을 세워 촉진해야 하므로 코로나 이익공유제 추진에 신중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재계의 이런 입장에도 이 대표는 이익공유제를 밀어붙일 태세다. 그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지난 1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 정부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시행했다며 ”공동체 정신으로 방역에 임해 선방했듯이 경제와 양극화도 공동체 정신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익공유제를 밀어붙이는 명분으로 삼았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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