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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메이커' 김무성, 김종인 견제 나선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국민행동’ 출범 주도/ 김종인 비토하는 안철수 밀면서 차기 당권 주도권 포석
  •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새누리당 대표를 지낸 김무성 전 국민의힘 의원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위해 '정권교체를 위한 후보 단일화 국민행동'(국민행동)을 결성해 출범시킬 예정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영향력이 큰 김 전 의원이 직접 단일화를 위한 조직 구성에 나서자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의원이 주도해 출범하게 될 국민행동은 발기인은 300명 이상이며 보수단체 약 252개가 참여해 조직 구성을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국민행동 발기인의 한 인사는 “이번 주말에 준비를 마치고 빠르면 다음 주에 언론에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설 연휴를 감안해 연휴를 마친 직후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에 불출마한 이후 ‘킹 메이커’를 자임하면서 외곽 모임을 통해 당내외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라는 포럼을 통해서다. 마포포럼은 창립 당시 전·현직 의원 46명이 참여해 전직 의원 수만 현재 6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낸 예비후보들이 잇달아 연사로 참여하기도 했다.

‘영향력↑’ 마포포럼 기반…김종인에 견제구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 전 의원이 이처럼 서울시장 단일화를 압박한 배경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견제의 뜻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행동’ 출범을 가까이서 지켜봐 온 한 인사는 “나경원·오세훈 등 기존의 당내 인사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김 위원장의 인식에 대한 문제의식이 단체 출범의 첫 단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입지가 커지는 데 대한 견제 측면도 강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안 대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피력해 왔다. 그는 지난달 27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 대표를 겨냥해 “서울시장이 된다는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 (단일화에) 몸이 달아하는 걸 보면 안타깝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 등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인물들이 서울시장이 될 수 있겠냐는 물음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총선 등에서 졌지만 대통령이 됐다”고 답을 대신했다. 사실상 당내 인사를 감싸고 돈 것이다.

이를 지켜본 김 전 의원 등과 주변 관계자들은 김 위원장의 현실감각은 물론 그 저의마저 의심했다는 전언이다. 김 위원장이 당내 인사를 서울시장에 당선시킴으로써 본인의 입지를 더 키우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 것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은 이번 보궐선거 이후 거취가 불분명한 분”이라며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본인 지분 때문에 당 전체를 너무 피곤하게 만든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김 위원장에 대한 당 내외의 불만은 일찍이 제기돼 왔었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비롯,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한 대국민 사과 및 작년 12월 대규모 인적쇄신과 같은 행보를 놓고 당내에서는 알게 모르게 반발 기류가 꿈틀거렸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 대표 대신 당내 인사를 고집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자 불만을 가졌던 측에서 행동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보면 보궐선거 이후 사실상 차기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포석의 일환으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국민행동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의 현실적 대안으로 안 대표를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이 지난 1년 동안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그 결과가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일 경우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에서다. 국민행동에 참여한 한 인사는 “김 위원장이 안 대표를 반대하면서 내걸었던 화두가 ‘젊은 새 인물’이었지 않느냐”며 “그러면서 정작 힘을 싣는 쪽은 안 대표보다 (정치경력이) 오래 된 나경원·오세훈이라면 이는 심각한 아이러니”라고 말했다.

‘포스트 김종인’ 염두에 둔 포석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처럼 국민의힘 원외에서도 당의 현 체제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향후당권을 겨냥한 주도권 경쟁의 신호탄으로 볼 수도 있다. 여기에는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가정할 시 나 전 의원과 오 전 시장은 필패이고 그나마 안 대표가 나가야 희망이 있다’는 인식이 당 안팎에 상당히 깔려 있다고 한다. 특히 최근 불거진 오 전 시장의 ‘V자 논란’은 이 같은 입장에 더욱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국민의힘의 한 원외 관계자는 “사실 현재의 분위기는 박 전 장관 등 민주당에 유리해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야권이 정권을 어떻게 심판할 것인지를 선명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서울 구청장과 시의원 등 상당수가 민주당이라 조직력 측면에서도 불리한데, 그 와중에 당내 인사냐 안철수냐, 또 안잘알(안철수를 잘 아는 사람들)이 어떻다느니 하며 흔들리는 모양새를 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당장 안 대표는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단일화 제안을 수용한 상태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모두가 한 식구”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안 대표와 금 전 의원의 단일화 경쟁이 마무리 되면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국민의힘 후보로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승리해야 한다는 김 위원장의 원칙이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과정에서 김 전 의원이 국민행동을 앞세워 김 위원장을 압박해 야권 단일화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혹여 김 위원장이 원칙을 앞세워 어깃장을 놓더라도 선거 승리라는 명분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국민의힘 지분이 높은 ‘김무성’이 비대위원장인 ‘김종인’을 본격적으로 견제하려는 모습은 결국 보궐선거 후 당권 경쟁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국민행동 출범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안 대표에 대한 비토가 계속되다보니 김 전 의원이 직접 나서 단일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등 여러 보수단체가 여기에 호응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보궐선거 이후 당 체제와 관련해 “차기 당권 주자로는 정진석 의원과 김태호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킹 메이커’를 자임한 김 전 의원이 김 위원장 후임으로 두 의원을 당권주자로 밀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주현웅 기자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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