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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시장 뽑나? "바닥민심은…"

국민의힘, 가덕도 신공항에 더해 한일 해저터널까지/ 여당은 ‘친일 프레임’ 맞서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가덕도 신공항’이 오는 4월 치러질 부산시장 보궐선거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치고 나오자, 국민의힘은 동조하며 한발 더 나아가 ‘한일 해저터널’을 뚫자고 받아쳤다.

이로써 부산의 숙원사업이었던 가덕도 신공항 건립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약 20년 만에 부산의 한을 풀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한일 해저터널 문제가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을 방문해 이를 거론하자 여당에서는 ‘친일 프레임’으로 비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신공항? 묻고 더블로 ‘해저터널’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한일 해저터널까지 짓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 위워장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 특별법이 여야 합의 하에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가덕도와 일본 규슈를 잇는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지지하는 의미로 서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신공항 추진 발언은 국민의힘의 내분을 방지하고 부산 선거에 전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당내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까닭에서다.

국민의힘은 옛 한나라당 시절부터 동남권 신공항을 둔 내부 대립이 선명했다. 당이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 지지 기반을 둔 까닭에 TK세력과 PK세력 간 의견 차이가 컸다. 이런 배경에서 김 위원장이 가덕도 신공항에 ‘묻고 더블로’ 한일 해저터널까지 배팅한 것이다. 당초 국민의힘의 절대적 우세지역으로 분류됐던 부산 지역의 민심이 최근 흔들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시점이어서 김 위원장의 발언이 더욱 관심을 끌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가장 먼저 부산시장 출마 선언을 한 김영춘 민주당 예비후보가 일찍이 가덕도 신공항에 ‘올인’을 해온 바 있다. 그는 심지어 자신의 호(號)도 ‘가덕’으로 지었다. 여러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을 ‘가덕’ 김영춘 후보로 소개하는 등 민주당이 선점한 가덕도 신공항 이슈를 이어가는 전략을 펼쳤다.

이는 김 위원장이 부산까지 급하게 달려간 이유이기도 하다. 당초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에 미온적인 이미지 탓에 부산 민심이 돌아설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그 동안 앞서왔던 국민의힘 지지도가 민주당한테 역전을 당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與, 해저터널 주장에 “친일 DNA”

野 “친일 프레임 공세” 반발

가덕도 신공항 문제는 결과적으로 여야가 이견이 없는 모양새가 됐다. 따라서 남은 관심사는 한일 해저터널 논란으로 옮겨 가고 있다. 우선 민주당은 김 위원장과 국민의힘을 향해 “친일 DNA가 남아있다”며 맹공을 취했다.

  •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예비후보.
김 예비후보는 지난 3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일 해저터널은 일본이 큰 이익을 보고, 부산에는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산을 동아시아의 새로운 물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하는 것인데 해저터널이 뚫리면 일본이 최종 기착지가 되면서 물류 허브의 이점을 일본이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해저터널은 1999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도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라디오 진행자 역시 이 부분을 지적했다. 김 예비후보는 이에 대해 “그분들도 부산 입장에서 꼼꼼히 따져보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때 계산을 제대로 해봤으면 이런 얘기 안 나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관계를 포함해 그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크게 다르다는 논리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친일 프레임을 덧씌우는 구태를 반복한다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단 이와 별도로 내부 사정이 다소 복잡하다. TK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김상훈(대구 서구)·강대식(대구 동구을) 의원은 지난 1일 입장문을 통해 “공항건설계획이 표 계산에 의한 선거용으로 전락돼서는 안 된다”는 성명까지 냈다.

또 추경호 의원 등 23명은 지난달 28일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특별법’마저 발의했다. 신공항은 가덕도 대신 TK에 세워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구갑)는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최근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불참한 것을 두고 가덕도 신공항 반대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선이 많다.

“가덕도 신공항, 해저터널 다 좋지만…”

가덕도 신공항 건립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계기로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다. 부산 시민 입장에서는 일종의 ‘꽃놀이패’가 됐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기도 한다. 일련의 현상들이 마치 ‘가덕도 신공항 논의만 주도하면 반드시 이긴다’는 식으로 흐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부산 지역에서는 “바닥 민심을 살펴보는 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 가덕도
이 지역 정가에 정통한 한 인사는 “표심의 실제 향배는 단순하다”며 “국민의힘이 대안세력이 될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전임 시장의 불명예 중도 퇴진으로 야권에 유리한 구도, 또 여론조사 역시 그런 흐름을 따르는 듯 비쳐지지만 체감상의 분위기는 여전히 알 수 없다”며 “박형준(국민의힘), 김영춘 예비후보만 봤을 때는 둘의 이미지가 겹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터놓고 말해 해운대에서 8만 원 주고 가덕도에 가서 비행기를 또 타야 한다는 데 대한 지역 내 인식이 꼭 좋다고는 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가덕도 신공항 논란은 지역 토건자본의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확산하다가, 지역 주민의 감정에까지 스며든 것”이라며 “가덕도 개발이 물론 좋기야 하지만 시민의 표심을 가를 정도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월 임시국회에서 ‘가덕신공항 특별법’을 신속히 처리할 전망이다. 양당 지도부 사이에 이견이 없는 만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하다. 오는 9일 공청회, 17일 국토교통상임위원회 법안심사 소위, 19일 국토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이달 26일 본회의에서 의결될 가능성이 크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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