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연합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확실시하면서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2일 범여권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사퇴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합당할 경우 열린민주당의 몸값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인지도를 높여서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범여권은 지난 1월만 해도 후보 단일화에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더불어민주당은 단일화 생각이 있을까?’란 제목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단일화를 해야 시너지가 생겨서 어려운 서울시장 선거를 꼭 이길 수 있다”며 “지금 아무도 얘기를 안 하고 있다. 민주당도 얘기를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모델 정도의, 성공적인 모델 단일화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결국 김 의원은 지난달 중순부터 범여권 후보 단일화 논의를 주도했다. 범여권에서 잡음이 새어나온 건 이때부터다. 민주당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을 포함한 3자 단일화를 제안했지만 열린민주당은 3자 단일화를 반대하며 오는 13~18일 TV토론회 3~5차례 개최를 역제안했다. 김 의원은 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3자 단일화 반대와 관련해 "시대전환은 더불어시민당에서 출발했기에 민주당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조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 비례 6번을 받아 당선됐고 이후 기존 정당인 시대전환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협의가 진전되지 않자 김 의원은 의원직 사퇴 카드를 꺼냈다. 김 의원은 두 차례에 걸쳐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며 서울시장 선거 완주 의사도 내비쳤다. 김 의원은 2일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승리하는 단일화를 성사시키기 위해서 저는 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는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이 함께 승리하려면 충실한 단일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 과정을 서울시민들이 흥미진진하게 여길 수 있어야 한다. 서울시민들이 투표하러 꼭 나오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선거 ‘완주’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1월 28일 <주간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10년 전 당시 시대정신이 부르는 서울시장은 시민 운동가 출신 박원순이었다”며 “박 전 시장이 선거에 나온다고 했을 때 바로 출마 의지를 접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르다. 김 의원은 2일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시대정신은 '국회의원 김진애'보다 '서울시장 김진애'를 원하고 있다"며 "진짜 도시전문가 김진애의 실사구시 역량, 정치인 김진애의 흔들림 없는 소신과 믿음 가는 행보, 그리고 인간 김진애의 사람 사랑과 삶에 대한 열정으로 이 시대에 적합한 가장 좋은 서울시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 이유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설사 서울시장에 당선되지 않더라도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사이에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범여권 단일 후보가 당선된다면 의원직을 포기하면서 후보 단일화에 기여했다는 평을 얻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이번에 인지도를 쌓게 되면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 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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