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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미스터 스마일’, 정세균의 대권 행보

DJ 적통 내세우면서 이재명 지사 향해 연일 공세
[주간한국 주현웅 기자] 다음 대선에서 여권의 잠룡 중 한 명인 ‘미스터 스마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달라졌다. 정치판에 돌아오자마자 경쟁자들을 향해 거침없는 견제구를 날리거나 혹은 그들과의 설전에 주저함이 없다. 그런 한편 전국으로 보폭을 넓히며 본격적인 대선주자 행보에 나서고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정 전 총리가 앞으로 어떤 경쟁력을 보이면서 지지율을 끌어올릴지가 남은 관심사다. 그는 여의도 정가에서 ‘정책통’, ‘경제통’으로 불리지만 대선주자 이미지로는 다소 존재감이 미약한 편이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주류세력인 친문(친문재인)으로부터 선택을 받는다면 해볼 만한 도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세균의 시간’은 올 수 있을까.
 
‘욕설 파일’ 폭로설에 날선 공방…긴장 고조
 
  • 지난해 12월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오른쪽)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홈케어시스템 운영단을 찾아 경기도 코로나19 감염확산 대응 상황을 살펴봤다.(사진=경기도 제공)
정 전 총리는 지난 16일 총리공관을 나온 뒤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다. 그는 이틀 후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경기도 일산 사저를 방문했다. 이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정 전 총리는 1995년 DJ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기 때문이다. 이날 그는 페이스북에서 “다시 국민께 엎드리겠다”며 “김대중 대통령님을 찾아 뵌 이유는 다시 김대중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정 전 총리는 이어 지난 25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여당 원내대표와 당대표 및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한 바 있다. 이날 페이스북에서 정 전 총리는 “노무현처럼 일하겠다”며 “힘들고 불안한 국민께 '편안한 오늘, 꿈이 있는 내일'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는 차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지층을 향해 보낸 메시지로 보인다. 그는 연일 자신이 ‘민주당 적통’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정계에) 입문시키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발탁하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총리로 쓰셨다”고 강조했다.
 
여기까지는 대권 잠룡들의 통상적인 행보로도 읽힌다. 다만 정 전 총리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그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자한 이미지로 미스터 스마일이란 별명을 얻은 정 전 총리지만, 최근에는 잇단 강경발언을 던지며 이슈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그의 타깃은 당내 경쟁 관계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집중되고 있다.
 
시선이 쏠린 지점은 이 지사와 대립각을 세우는 장면이었다. 총리 시절에도 이 지사의 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쓸데없는 전력 낭비”라고 반박하는 등 날을 세운 정 전 총리다. 그런 그가 최근에는 백신 문제를 놓고 이 지사와 충돌했다. 이 지사가 “늑장보다 과잉이 낫다”며 연일 러시아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도입을 주장하자 나온 반응이다.
 
정 전 총리는 지난 27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지사의 주장에 대해 “지금 이미 그렇게 한 것”이라며 “상황을 모르고 하는 말”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그는 앞서 지난 2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지사가 백신 독자 도입을 주장한 것과 관련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잘 안 나오신 분”이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이 지사도 가만히 맞지만은 않았다.
 
이 지사는 이에 대해 지난 28일 “경기도지사의 1시간은 (도민) 1380만 시간의 가치가 있다 더 효율적인 곳에 시간을 썼다고 이해해달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 측근인 정운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지사의 궤변과 오만함이 도가 지나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정 전 실장은 “그런 식이면 총리의 1시간은 (국민의) 5000만의 시간이 된다. 그런 총리가 할 일이 없어서 중대본 회의에 참석했겠는가”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요즘 언행을 보면 비교적 높은 지지율에 취한 듯한데 남 탓하지 말고 먼저 자신의 처신부터 잘 챙겨보라”고 일침을 가했다. 비록 측근의 입을 빌린 것이지만 민주당 내 대권 경쟁을 놓고 벌써부터 정 전 총리와 이 지사의 신경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두 사람이 갈등 관계로 치달을 만한 사건(?)도 이어졌다. 지난 26일에는 정 전 총리가 이 지사의 욕설이 담긴 음성파일을 공개하려고 한다는 설(說)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지사가 자신의 형수에게 욕설한 음성을 정 전 총리 측에서 폭로를 한다는 주장이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이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다. 당시 장 소장은 “건너건너 전해 들었다”고 전제를 했지만,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졌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이틀 뒤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의 욕설과 관련해 흠집을 내거나 공격할 어떤 계획이나 준비가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장 소장의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프로그램 하차를 요구한다”고 발끈했다.
 
같은 호남 출신 이낙연 제칠까
친문 선택 받을지 관심
 
  •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지난 2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전 총리가 차기 대선의 유력 후보로 부상할 수 있을지는 아직 단언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8일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진행한 ‘차기 정치지도자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정 전 총리의 지지율은 3.2%에 불과했다. 30.5%를 기록한 윤 전 총장이 1위, 26.0%를 기록한 이 지사가 2위로 나타났다(성인 남녀 1027명 응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낙담하기는 이르다. 당초 유력한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4·7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주춤한 틈을 타고 정 전 총리가 그의 호남 지지층을 흡수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실제로 보궐선거를 전후해 여론조사 통계표를 보면 이런 양상이 조금 보인다. 알앤써치에서 지난 3월 5주차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전 대표의 전남·광주·전북 지지율은 30.4%였다. 보궐선거 직후인 4월 2주차 여론조사에서는 2%포인트 하락한 28.4%를 기록했다. 그런데 정 전 총리의 같은 기간 해당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전 대표의 낙폭과 비슷한 상승폭을 보였다. 지지율이 4.2%에서 2.2%포인트 증가한 6.4%로 나타난 것이다.
 
스스로를 민주당 지지자로 밝힌 이들의 응답률도 비슷한 흐름을 띤다. 이 전 대표는 3월 5주차 30.7%에서 4월 2주차 29.1%로 1.6%포인트 낮아졌다. 반대로 정 전 총리는 그와 비슷하게 4.5%에서 6.4%로 1.9%포인트 올랐다.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이 전 대표의 지지층 일부가 실제 정 전 총리로 옮겨가는 듯한 양상을 보이는 것 자체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총리와 이 전 대표가 공통점이 많다”며 “모두 DJ 권유로 정계에 진출, 같은 호남 출신이며 당 대표 및 총리를 역임하는 등 연륜을 갖춘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점잖은 이미지도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 당의 전통적 지지층이 이 전 대표 대신 정 전 총리를 선택하는 현상이 나타나도 의아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단 정 전 총리 특유의 차분한 이미지가 오히려 개성이 없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확실하게 자신의 색깔과 주장을 펼치는 이 지사와 비교되기도 한다. 정 전 총리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본인이 ‘정치보단 정책과 경제가 강점’이라고 강조했지만 선명한 존재감을 아직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chesco1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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