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여론조사 1위 원외인사 이준석 “대선주자 설득해 김종인 모시고 오겠다”

▣여론조사 1위 비결..."일관성 있는 말 때문"
▣"윤석열, 입당 서둘러야"
▣"대선주자 설득해 김종인 모셔와야"
▣"차기 대통령은 '융화' 필요"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0일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다. 당 대표가 되고 싶다”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로서 대선 흥행과 승리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4·7 재보궐 선거에서 받은) 젊은 지지층의 지지를 영속화하려면 크게 바뀌어야 한다”며 “만성적인 비겁함과 탐욕을 게워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신주의에 젖어 틈만 나면 양비론과 눈치 보기로 일관하는 정당과 정치인들을 젊은 세대는 경멸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대선과 관련해서는 “훌륭한 후보들이 당에 들어올 수 있게 하는 것에 더해 혁신적인 방법으로 대선 흥행을 이끌겠다”며 “앞으로 대선까지의 모든 정치 일정의 중심에 당이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국민의힘 6·11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누가 가장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이 전 최고위원이 19%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나경원 전 의원(16%), 주호영 전 원내대표(7%), 김웅·홍문표 의원(각 4%) 등의 순이었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사진=연합뉴스)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유승민 전 의원의 ‘희망22’ 사무실에서 <주간한국>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전 최고위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온다 해도 당원들과 융화가 안될 수 있다”며 “소통의 과정을 거쳐야 당 조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선 “선거를 관리해 성과를 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며 향후 추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말에 일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선 의원들은 말의 일관성을 지켜내기 위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5선을 했는데도 도대체 저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무슨 정치를 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제 그런 태도는 더 이상 정치의 방향이어서는 안 된다. 실수하지 않는 정치, 그게 보신주의다.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이슈에 대응하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은 어떻게 보나.
“빨리 정치에 입문해야 한다. 국민의힘에 지금 들어온다 해도 우리 당원들과 융화가 잘 안될 수 있다. 또는 당의 철학과 반대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소통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래야만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에서 당 조직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다.“

-다른 후보를 염두에 두지는 않는지.
“시대정신에 맞는 사람은 윤 전 총장이다. 윤 전 총장의 경쟁력은 앞으로 더 부각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부패나 비상식적인 국정운영이 많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올라갈 것이다. 윤 전 총장이 다른 경험을 쌓기보다 본인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김 전 비대위원장을 어떻게 생각하나.
“김 전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당을 중심에 놓고 외부 압력에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당이 서울시장 후보가 변변치 않다는 소리를 들을 때부터 오세훈이란 사람을 압도적인 표로 당선시키기까지, 김 전 위원장은 단계별로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런데 당내에는 김 전 위원장의 흔적을 지우려는 시도가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번 선거의 승리를 평가절하한다.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의 능력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선거를 관리해 성과를 낸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고 인정해야 한다.”

-김 전 위원장을 다시 추대할 생각인가. 당내 잡음이 있을 텐데.
“원래 대선주자가 선거대책위원장을 모시고 오는 거다. 그리고 대선주자가 선대위원장을 고를 때는 당선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두어야 한다. 김 전 위원장을 모셔오도록 대선주자를 설득할 계획이다.”

-대선 승리를 위해 대선 흥행을 이끌겠다고 했다.
“지금까지의 대선토론은 1:1 토론이었다. 여기에 2:2 토론을 더해보고자 한다. 물론 개별 토론은 유지한다. 예를 들어 대선주자들이 4명 정도 되고 후보들의 의견이 두 패로 갈린다면 두 명씩 토론을 함께 준비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자료 준비를 같이 한 팀과 따로 한 팀으로 나뉘게 된다. 또는 앙숙처럼 토론 당일에 나타나서 서로 이상한 소리를 할 수도 있다.

반면 말을 잘하는 사람이 일부러 옆 사람을 배려해 발언 기회를 줄 수도 있다. 옆 사람이 궁지에 몰리면 도와줄 수도 있다. 국민들은 이런 모습을 다각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가장 지적 받는 것은 의견이 다른 상대 세력과의 융화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차기 대통령의 자질이 융화라는 건가.
“융화, 그리고 유능함이다.”

노유선 기자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