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전 감사원장(사진=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여권의 맹폭이 시작됐다. 윤 전 총장은 29일 대권 도전을 선언할 예정이며 최 전 원장은 전날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여권은 두 사람이 권력기관 수장 직위를 정계 진출의 발판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광재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임명권자 등에 칼을 꽂는 기회주의자 윤석열·최재형은 호가호위의 ‘반사체’에 불과하다”며 “권력기관 수장들의 연성 쿠데타를 심판해야 할 때”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권력기관의 수장으로, 검찰총장과 감사원장을 지낸 두 사람이 정계 진출의 계산기를 두드리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다”며 “공직은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일하는 성스러운 커리어이지, 정치 야욕을 위한 스펙 한 줄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이 의원은 “탱크만 동원하지 않았지 반세기 전 군사 쿠데타와 다를 바 없다”며 “미래를 봐야 할 21세기에 권력기관의 장(長)이었음을 정치 자산으로 생각하는 작태에 안쓰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 의원과 단일화를 약속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 의원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감사원장이나 검찰총장은 정치와 거리가 먼 자리 아닌가”라며 “현직에 있다가 정치로 직행하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바라볼지, 저도 국민 시선과 같은 생각”이라고 했다.

현재까지 감사원장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한 인사는 이회창·김황식 전 원장이 있다. 이들은 감사원장 사퇴 후 곧장 정치권으로 향하지 않고 국무총리를 거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만약 최 전 원장이 숨 고르기 후 대권 도전을 위해 7,8월내에 정계에 진출한다면 이 같은 비난은 한층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막말에 가까운 비난도 이어졌다. 양승조 충남도지사는 "'물건을 보니 마음이 동해서 도둑질한다'고 (두 사람은)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반사적으로 본인이 부각되니 출마하는 것"이라고 두 사람의 대권 행보를 폄하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꼴뚜기가 뛰니 망둥이도 뛴다"고 비꼬았다.

정의당도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의 행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은 "정치사에 대단히 나쁜 선례"라고 당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검찰과 감사원이 진영 대결 및 정쟁화 수단으로 전락한 것에 정부·여당의 자성도 먼저"라며 여권의 잘못도 지적했다.



노유선기자 yoursun@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