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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의혹의 핵심 송준성 검사 입에 달린 윤석열의 ‘운명’

열린민주당 “손준성 억울, 뒤집어쓰기나 하고”, “송 검사 혼자 죽지 않을 것”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보도가 정치권을 강타한 이후 직접 수습에 나섰지만, 불씨는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당초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 김 의원의 기자회견은 결국 ‘맹탕’ 회견으로 전락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고 “고발장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10일 김 의원의 사무실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했다. 공수처 수사3부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3층의 김웅 의원실에 검사와 수사관 6명을 보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김 의원은 압수수색 당시 의원실에 없었다.

尹 기자회견 후 “국민 윽박” “비뚤어진 언론관” 비난 봇물

김 의원의 맹탕 기자회견 이후 같은 날 윤 전 총장은 직접 기자들과 만나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피력하고 나섰다.

하지만 격앙된 언행을 보인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은 또 다른 논란과 비난을 사는 후폭풍을 자초했다. 대선에 나선 유력 후보들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 위기관리 능력을 지켜보는 것이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 보인 윤 전 총장의 대처 능력은 오히려 여당은 물론 당내 경쟁 후보들한테 공격의 빌미만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의혹에 대한 문건과 관련해 “출처와 작성자가 없는 소위 괴문서”라며 “한심스러운 공작과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제가 그렇게 무섭나. 저 하나 그렇게 제거하면 정권 창출이 되나, 당당하게 하라”면서 “저를 국회로 불러달라. 당당하게 저도 제 입장을 이야기하겠다”고 격앙된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 내내 “정치공작”을 반복해 언급하면서 “앞으로 정치공작을 하려면 인터넷매체나 재소자, 의원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국민이 다 아는 메이저 언론을 통해서, 누가 봐도 믿을 수 있는 신뢰 가는 사람을 통해서 문제를 제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의혹을 처음 제기한 뉴스버스가 인터넷매체라는 점을 겨냥해 ‘신뢰할 수 없다’고 단정한 것이다.

국민의힘 경선 후보들은 즉각 윤 전 총장의 태도와 언론관을 놓고 맹공을 퍼부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9일 금천구에서 열린 '국민 시그널 면접'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전날 기자회견에 대해 "굉장히 분노 조절을 잘 못 하는 것 같다"며 "마이너 언론은 마치 공신력 없는 것 같이 표현한 것 자체가 굉장히 비뚤어진 언론관"이라고 혹평했다.

홍준표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메이저 언론도 아닌 허접한 인터넷 언론이 정치공작 한다고 언론과 국민 앞에 호통 치는 것은 든든한 검찰조직을 믿고 큰소리치던 검찰총장 할 때의 버릇 그대로"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태도가 국민을 윽박지르는 안하무인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난하고 부인 김건희 씨가 뉴스버스와 인터뷰한 사실을 꼬집기도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을 상대로 윽박지르는 태도”라며 “후보 시절부터 저렇게 윽박지르면, 권력의 자리에 가면 어떨지 국민들은 걱정이 된다”고 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역시 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후보는 거친 감정을 난무하게 쏟아내는 난폭 기자회견을 했다”며 “무소불위 특수부 검사로 살아온 권력자의 언행”이라고 일갈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을 통해 “매우 잘못된 (언론에 대한) 인식과 상식을 가졌다”며 “국민한테만 화내지 마시고 (윤 전 총장의 부인) 김건희 님께도 왜 ‘줄리 의혹’ 해명할 때 신생 매체인 뉴스버스하고 인터뷰했는지 좀 물어봐 달라”고 비아냥댔다.

윤 캠프 “손 검사가 사주했다면 사과 용의”...‘손절’ 시사?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윤석열 캠프’에서 고발장을 사주한 당사자로 지목된 손준성 전 대검 수사정보정책관(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해 사실상 손절하기 위한 선 긋기에 나서는 발언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윤석열 캠프의 윤희석 대변인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고발장이라는 문서작성 과정에 윤 전 총장이 개입, 지시, 묵인했다는 등의 연결관계가 없으면 저희와는 아무 상관 없는 말씀”이라며 윤 전 총장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변인은 이어 “상황이 정확하게 손준성 검사가 개인적으로 그런 일을 했다면 관리책임에 대해선 국민께 사과드릴 용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설혹 손 검사의 사주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더라도 손 검사와는 확실히 선을 긋기 위해서라도 사과 표명을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윤 대변인은 다음 날 TBS 라디오에서도 손 검사와 관련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더 가까운 사람"이라며 "윤 전 총장의 수족을 자르기 위해 추 전 장관이 인사를 했고, 그때 온 분이 손 검사"라고 강조했다. 손 검사가 윤 전 총장의 측근이라는 정황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의 발언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고발 사주 의혹을 부인해 온 손 검사가 명확한 증거들이 제시된 이후 윤 전 총장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혼자 책임을 다 감당할 지가 관건이다. 윤 전 총장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혐의를 스스로 뒤집어쓸 수도 있다. 사전 교감을 통해 윤 전 총장 측에서 손 검사를 희생양으로 삼는 전략에 동의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손 검사가 윤 전 총장에 대한 불만이 누적됐거나 갈등이 불거져 윤 전 총장을 물고 늘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당사자 중 한 명인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이 가능성을 제기했다.최 대표는 지난 9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손 검사는 내가 개인적으로 잘 안다. 결코 능력이 떨어지거나 아둔한 친구가 아니다"라면서 "결코 혼자 죽지 않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때에 따라서는 손 검사 혼자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것이다.

최 대표는 "윤 전 총장을 그래도 보호하는 게 처음에는 맞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며 "지금은 이제 윤 전 총장 측에서 오히려 손 검사를 지금 잘라내는 형국이다. 이제는 (손 검사가) 상황 판단을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거들고 나섰다. 황 최고위원은 10일 페이스북에서 손검사가 전날 언론과의 접촉에서 사실을 부인한 뉴스를 지목하며 “ "OK, OK! 작성 안했다 치자"며 "고발장 파일은 받았고, 이를 보았고, 그대로 전달했다는 것이지"라고 해석했다. 손 검사가 부인을 하는 속내에 담긴 뜻을 알고도 남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신 보고 작성했다고 하면 억울하겠다"라며 "혼자 뒤집어쓰게 생겼으니 누가 당신에게 줬는지 잘 생각해 보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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