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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게이트’ 수세 몰린 이재명, 의혹 핵심 유동규 측근설 부인

관리부실에 따른 도의적 책임 인정하는 ‘투트랙’ 전략 구사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앙보훈회관에서 열린 개발이익 환수 법제화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연루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다. 검찰이 수사 초기부터 대장동 개발 특혜 설계 의혹을 받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정조준해 수사력을 집중하면서 서둘러 ‘선긋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유 전 본부장은 특히 대장동 개발에서 수천억 원의 개발이익을 배당 받은 화천대유, 천화동인의 배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 지사는 관리 부실에 따른 책임은 인정할 수 있지만 특혜 연관성 및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는 미리 벽을 치고 있다.
 
검찰, 의혹 핵심인물로 부각한 유동규 전격 체포
 
검찰은 대장동 개발 의혹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나전 지 이틀 만인 1일 유 전 본부장을 병원 응급실에서 전격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전담팀은 이날 오전 유 전 본부장이 출석하겠다고 했지만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받아 직접 신병 확보에 나섰다.
 
이에 앞서 화천대유의 자금을 관리한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실소유자)가 녹취 파일 등을 자진해서 검찰에 넘겼다. 검찰은 녹취 파일에 등장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후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유 전 본부장의 신병부터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다고 판단한 듯 하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의혹을 풀 열쇠를 쥔 핵심 인물로 꼽히고 있다. 녹취 파일에 담긴 주요 내용들이 다수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이 계기가 됐다. 화천대유 측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쪽으로 10여 억원의 돈이 흘러간 정황, 성남도시개발공사 핵심 관계자가가 차명의 화천대유 실 소유자라는 정황 등이 알려지고 있다.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자택에 몰려든 기자들과 만나 “정 회계사가 누군지 모른다”며 “돈을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서 전면 부인했다.
 
유 전 본부장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대행 당시 대장동 개발과 관련한 민간사업자 선정 및 심사, 최종 이익 배분 등의 협상이 진행돼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을 받아 왔다. 화천대유가 사업자로 선정된 시기였다. 특히 시행사 ‘성남의뜰’에 투자한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 5호 정 회계사 등과 얽힌 인맥 관계가 단서가 되면서 사실상 유 전 본부장이 동업 관계인 것 아니냐는 의문까지 낳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이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거액을 받았고 개발수익을 분배하기 위한 수단으로 유 전 본부장의 소유로 알려진 유원홀딩스의 존재도 부각됐다.
 
이재명 “산하기관 중간간부가 측근이면 측근 미어터져” 선긋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이 지사 측은 투트랩 전략을 들고 나왔다. 야권의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측근설을 저지하면서 도의적 책임론에 대한 지적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1일 MBC, TBS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당시 성남시장으로서 부하직원이 잘못한 것이 드러나면 관리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 명백한 유감 표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도의적인 책임이 정치적인 책임”이라며 “대장동 관련 부정과 비리가 나온다 하더라도, 이 지사와 관련된 것은 전혀 없다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했다.
 
이 지사도 선긋기에 적극 나섰다. 지난달 30일 TV조선 주최로 열린 민주당 대선경선 후보 12차 TV 토론회에선 이 지사와 화천대유·천하동인의 연관성을 둘러싼 의혹 제기와 질문이 쏟아졌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 아니냐”는 박용진 의원의 질문에 “산하기관 중간간부를 측근이라고 하면 측근이 미어터진다”며 산하기관장 중 한 명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장동 개발 후 유 전 본부장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곁에 둔 배경에 대해서는 “성남시설관리공단에서 직원 관리하는 업무를 했는데 직원 관리를 잘해서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공모해서 뽑게 됐다”며 설명했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의혹에) 연관되면, 인사관리에 책임을 지겠는냐’는 물음에는 "제가 관리한 직원이다. 일선직원이 그랬다고 해도 제가 책임지는 게 맞다"고 답했다.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관련 팀을 만들 때 시장 결재를 거치지 않았냐’는 추궁에는 “팀 단위 신설은 자체적으로 한다”며 “공공개발을 했다면 그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또 “민관 합작하려면 민간의 기술 빌려야 한다. 마귀의 돈을 쓰고, 마귀와 거래해야 한다”며 민간 개발을 ‘마귀’에 비유했다. 자신이 민간 개발로 인해 음해를 당한 피해자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은근히 내비쳤다.
 
한편, 이재명 캠프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씨가 지난해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 사건 무죄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전후해 권순일 전 대법관을 여러 차례 만났다는 보도도 일축했다. 캠프 측은 “두 사람의 개인 친분이고 김만배는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무소속)의 성균관대 라인”이라고 했다.
 
李,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개발 방식 놓고 한바탕 설전
 
이에 앞서 이 지사는 대장동 의혹을 배경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도시 개발 방식에 대한 한판 입씨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오 시장쪽이었다. 대장동 의혹이 여론을 달궜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맞은 지난달 23일 오 시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수세에 몰린 이 지사의 아픈 곳을 찔렀다. 오 시장은 인터뷰 중 이 지사를 향해 "(대장동 개발 이익이) 내 주머니에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할 게 아니다“라며 ”공공사업에서 민간사업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극소수 사람들이 천문학적인 재산적 이득을 취한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지사는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에 '오세훈 시장의 민간재개발, 이명박식 뉴타운 사업 재개를 중단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서울시가 오세훈 시장의 '6대 재개발 규제완화 방안'을 적용한 주택재개발사업 후보지 공모에 착수했다"며 "불안하고 위험하다. 멈춰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이 성남시에서 5500억 원을 공공 환수했음에도 발생한 부가이익이 사기업으로 넘어가 논란이 된 점을 들면서 오 시장의 민간주도방식은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지사는 오 시장의 정책을 이명박 정부 때 추진했던 뉴타운 정책에 빗대기도 했다.
 
그러자 오 시장도 재반격에 나섰다. 오 시장은 페이스북에 ‘승부는 시장에서 가려집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신속통합기획’ 기반의 민간 주도 재개발 사업의 효용성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본인의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이미 검증된 서울시의 주택공급정책을 흔들지 말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또 두 번째 글을 올려 이 지사의 대국민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을 겨냥해 "성남시가 뛰어들어 민간에게 강제 수용권을 부여함으로써 헐값에 토지를 수용당한 땅 주인들, 그리고 공영개발의 탈을 씌워 분양가 상한제를 무력화함으로써 분양가 바가지를 쓴 입주자들께 사과부터 하라"고 일갈했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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