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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박스권 갇힌 이재명…결국 ‘특검’ 요구 사실상 수용

대장동 의혹 책임론 못 벗어나 싸늘해진 국민여론 감안한 듯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특별검사제도’(특검)가 대선 국면의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윤석열 후보는 선출 1주일 만에 이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면서 앞서가고 있다. 이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국정감사 정면돌파’, ‘음식점 총량제’,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부동산 대개혁’ 등의 어젠더로 국면전환을 노렸지만 큰 효과를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결국 자신의 발목을 잡은 대장동 의혹을 정면으로 타파하기 위해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특검’을 수용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국민 의혹이 가시지 않는 대장동 책임론을 털고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동한 것으로 읽힌다. 검증대를 직접 돌파했던 지난번 경기도 국감 때처럼 이번에도 이 후보의 정면승부가 국면 전환의 기회가 될지, 아니면 더 큰 족쇄가 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尹 “고발사주 묶어 특검” 압박…李 “대장동 대출비리도 특검” 맞불
 
이 후보가 특검 수용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도 팔을 걷어 붙이고 지원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밀어붙이긴 했지만 민주당의 동의가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던 특검법 처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지난 10일 이 후보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검찰 수사가) 미진한 점이 있거나 또는 의문이 남는다면, 특검 형식이든 어떤 형태로든 더 완벽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면서 검찰수사가 부족할 경우 특검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 대한 대장동 대출비리 부실 수사 의혹과 퇴직금 50억 클럽에 대한 수사, 지분설계 문제를 특검에 포함시킬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른바 ‘조건부 특검’인 셈이다.
 
당에서도 이 후보 주장을 거들었다. 다음날인 11일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대선 전 특검 논의에 대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동조하며 “이 후보가 수사가 끝나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경우 특검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지를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도 “야당이 연락을 해오면 협상을 피할 생각 없다. 우리는 자신 있어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특검의 공을 오히려 야당으로 넘겼다.
 
지난 9월까지만 해도 야권의 특검 주장을 검경 수사에 대한 방해로 규정했던 민주당이 전향적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반대하는 자가 범인”이라며 대장동 게이트 수사를 위한 특검법 도입을 일관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윤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고발사주 의혹’ 건도 함께 특검을 할 수 있다고 제안하면서 이 후보를 강하게 압박했다. 윤 후보는 지난 6일 SBS 인터뷰에 출연해 “여권에서 만약 고발사주 의혹과 대장동 특검을 쌍으로 특검을 가자고 하면 저는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대선후보로서 처음으로 여야 대선 후보 핵심 의혹에 대한 특검 처리를 요구한 것이다.
 
윤석열 후보 확정 후 더 벌어지는 지지율 격차에 위기감
 
이 후보는 화천대유 등 민간 사업자가 천문학적인 대장동 개발이익을 가져간 것은 아쉽지만 ‘더 환수하지 못한 책임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배임 의혹에 대한 원천적인 방어벽을 치고 있는 것이다. 관훈토론에서도 이 후보는 “내가 직원을 잘못 관리했다. 충분히 100% 완벽하게 유능하지 못했다는 지적 외에 구체적으로 뭘 잘못했다는 거냐. 없지 않은가?”라고 무고함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 여론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최근 여론조사는 이 후보를 대장동 책임과 연결시키는 국민 인식을 보여준다. 한국갤럽의 지난 26∼28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장동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과반인 65%가 ‘특검을 해야 한다’고 답해 ‘그럴 필요 없다’는 답변(25%)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 개입 여부에 대해선 응답자 55%가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 이 후보가 의도적으로 개입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민간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한 의도는 없었다’고 예상한 응답자는 30%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은 ±3.1%포인트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이 후보 지지율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문제다. 지난 11일 발표된 11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에서 이 후보는 32%의 지지율을 기록, 윤 후보(39%)에 7%포인트 뒤처졌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장동에 발목 잡힌 가운데 윤 후보가 경선 승리에 따른 컨벤션 효과를 탄 것이 격차를 벌렸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국민 여론을 환기하는데 사실상 실패한 입장이 되자 오히려 이 후보가 승부수 카드로 특검을 수용하겠다며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화천대유 수사는 검찰 수사가 결론이 나도 특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 특검 주도권 놓고 치열하고 지루한 샅바 싸움할 듯
 
문제는 명분이다. 특검의 명분을 쥐고 있는 쪽이 특별검사 임명권 등 주도권을 가질 수 있다. 룰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샅바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검경 수사 결과도 향후 특검 논쟁에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는 22일 예정된 1차 구속기한을 불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수뇌부의 공백이 겹치면서 수사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담수사팀 총괄부장이 공백인 가운데 팀장인 김태훈 4차장검사는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자가격리를 위한 휴가를 냈다. 김오수 검찰총장은 대검찰청 감찰부가 대검 대변인 공용 휴대전화를 실사용자 참관 없이 포렌식한 데 따라 기자들과 마찰을 빚은 후 지난 11일부터 휴가에 들어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당이 특검 카드를 꺼내들자 수사 동력은 더욱 힘이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남은 기간에 배임 혐의를 입증해내기도 기대하기 어려운 가운데 대장동 의혹의 수뇌부에 대한 ‘봐주기 수사’라는 시비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새롭게 의혹이 제기된 윤 후보의 부산저축은행 부실 수사 의혹도 같이 특검을 하자며 조건부 수용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이 제안하는 대장동과 고발 사주 의혹을 묶는 ‘세트 특검’에 대해서는 시간 끌기용 ‘수사권 쇼핑’으로 일축하고 분리 수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저축은행 수사와 대장동을 엮는 것을 ‘물타기’로 규정하고 조건 없는 신속한 특검을 통해 대선 전 대장동 의혹 규명에 나설 것을 이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촉구하고 나섰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건 수용이라는 애매한 태도로 시간벌기에 나섰다”며 “특별검사 임명권도 여당이 가지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이재형 기자 silentrock@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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