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분석한 윤석열 후보에 대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영향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를 접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선대위 슬림화·이미지 쇄신 나선 이재명 '선전'
선대위 인선 갈등 장기화에 윤석열 지지율 '주춤'
리스크 대응하려면 '전략가' 김종인 꼭 잡아야
이제 대통령 선거일이 100여일 밖에 남지 않았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지난 2017년 제 19대 대통령 선거까지 7번의 선거에서 선거 100일의 판세가 지속된 사례가 6번이나 된다. 딱 한 번 만 예외가 있었다.
즉 100일 안에 대선 판세가 바뀌었다는 것인데 2002년 제 16대 대통령 선거였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게 뒤지던 노무현 후보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통해 역전한 선거였다. 그해 11월 24일에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있었고 12월 19일 대선이었으므로 불과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번 대선은 역대 대선과 비교할 때 어떤 대선과 가장 비슷할까. 구도부터 이슈 그리고 후보에 이르기까지 이번 선거가 역대 선거와 닮아있는 사례는 없다. 하지만 역대 어느 선거보다 변동성이 커진 선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사이에 치열한 이념의 프레임 전쟁이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다 결정적으로 판세를 좌우하는 ‘엠여중’(MZ세대·여성·중도층) 변동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선거판이다.
즉 이번 선거는 선거일로부터 가까워지는 순간까지 판세가 요동치고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 대결 구도가 전망되고 있다. 실제로 선거를 100여 일 앞두고 발표되는 조사 결과의 대체적인 추세는 윤 후보와 이 후보의 박빙 양상이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22~23일 실시한 조사(전국1011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 응답률4.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이번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본 결과 윤 후보가 44.1%, 이 후보 37%로 나타났다(그림1).
그림1_다자 가상대결 차기 대선
윤 후보가 7.1%포인트 오차범위 밖으로 앞선 결과이지만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두 후보의 격차는 더 좁혀졌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다른 조사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더라도 윤 후보와 이 후보의 격차는 더 팽팽해진 추세로 나타난다. 지난 5일 국민의힘 전당 대회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되고 난 이후 컨벤션 효과(전당대회 등의 정치적 이벤트를 거치면서 당의 지지율이나 개인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현상)를 누리면서 ‘윤벤션’ 효과가 나타났지만 다시 후보 간 격차가 줄어든 판세다.
선거는 구도, 이슈, 후보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선거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기준은 구도다. 구도는 선거 전체의 성격을 결정한다. 정권 유지 여론이 높다라면 여당 후보가 유리해지는 것이고 정권 교체 여론이 더 높다면 야당의 유력 후보가 힘을 얻는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결정된 가장 큰 배경은 당원의 지지와 국민의힘 지지층의 성원 덕분이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원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가장 큰 목적은 ‘정권 교체’에 달려있다. 그래서 스스로 만들어낸 지지층 기반이 없지만 문재인 정부 출신의 유력 야당 대선 후보가 된 원동력이다.
차기 대선의 성격을 물어보는 조사에서 추세적으로 정권 교체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의 NBS 여론조사 결과(전국 1000여명 내외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20~30%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의 성격을 국정 안정으로 보는지 아니면 정권 심판으로 보는지’ 물어보았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최종 선출되기 직전인 11월 1~3일 조사에서 국정 안정은 34%, 정권 심판은 54%로 나타났다. 정권 교체 여론이 20%포인트나 더 높은 결과다(그림2).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구도에서 윤 후보가 훨씬 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판세 여론조사 또한 윤 후보의 우세로 나타났었다.
그림2_선거구도 추이_전체
그런데 이번 대선은 프레임 전쟁이다. 어느 한 쪽이 앞서 나가면 반대 진영이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 후보는 선거판이 후보 중심이 아닌 구도와 이슈로 전개되는 국면에 대한 반전을 시도했다. 구도를 탈피하기 위해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닌 이재명의 민주당’ 개념으로 전격 전환을 전개하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대통령 선거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 부분과 관련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대장동 이슈 탈출’ 작전을 펼쳤다.
송영길 대표를 비롯해 당이 주도하던 선거대책위원회 역시 ‘친이재명’ 구성으로 재편하고 있다. 지지율에서 앞서가고 있지만 윤 후보는 비상이다. 이번 대선을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과 정권 교체 여론의 결집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후보 대 후보의 대결로 국면이 전환된다면 윤 후보에게 오히려 부담이 된다. 정치력이나 정치 경험 그리고 5년 간 국정 운영에 대한 후보자 개인의 능력에 더 집중적 평가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 대목에서 이 후보는 본인 중심의 선거가 더 경쟁력 있는 구성이 되는 반면 윤 후보는 정권 교체 여론이 더 활성화되는 구성과 인물이 필요해진다. 특히 인물이 중요한 이유는 선대위를 제대로 총괄하는 역할이 필요하고 중도층 견인이 요구되며 위기 국면 대응 능력까지 갖추어야 한다. 윤 후보가 다른 어떤 인물보다 김 전 위원장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다.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한 첫 번째 이유는 ‘정권 교체 여론’ 강화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대선에 대한 성격이다. 전체 유권자 중에서 정권 유지 여론이 더 높다면 이 후보가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고 정권 교체 여론이 더 높다면 윤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셈이다.
지난 2016년 국회의원 총선거는 민주당에 별로 유리한 선거 환경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민주당내 권력 투쟁과 이념 분쟁이 벌어지면서 안철수 현재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해 김한길 전 대표 그리고 박지원 현재 국가정보원장까지 탈당해 나오면서 당시 국민의당이 호남 영향력을 가져가 버렸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김종인이 민주당의 선거 사령탑으로 오면서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임기 4년 차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정권 교체 여론’을 강화하고 공천 혁신을 통해 지역구 경쟁력을 높였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의 비례 정당 투표에서 국민의당보다 득표율이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당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결정적 배경은 김종인의 공천 전략 덕분이었다. 김 전 위원장 개인의 힘만으로 거둔 성과는 아니겠지만 선거 전략의 김종인 상징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지지율 추세를 보더라도 ‘정권 교체 여론’ 강화는 필수적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를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전국1000~1030명 내외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5~10% 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윤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되던 시점에 실시한 조사(11월 5~6일)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34.3%로 이 후보 14.7%보다 약 20%포인트 더 높은 결과로 나타났다. 드러난 수치만 놓고 보면 20대에서 윤 후보가 이 후보보다 더 앞서는 결과다. 그러나 같은 달인 11월 19~20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31.3%, 이 후보는 23.2%로 두 후보의 격차는 한 자리 수 차이 밖에 되지 않는다(그림3).
그림3_윤석열 이재명 20대 추세
20대에 정권 교체 강화 여론이 강하게 작동하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윤 후보가 선대위 인선 문제로 머뭇거리는 사이 이 후보는 20대 표심을 찾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펼친 결과로도 보인다.
그렇다면 30대는 어떤 추세로 나타났을까. 지난 7월 30~31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28.1%, 이 후보는 18.6%로 윤 후보가 약 10%포인트 앞서는 결과였다. 그런데 이번 11월 19~20일 조사에서 두 후보의 격차는 채 3%포인트가 되지 않는다. 접전이라는 의미다(그림4).
그림4_윤석열 이재명 30대 추세
MZ세대 지지율 추세를 보더라도 선거 구도가 아닌 후보 개인 대결로 국면이 전환되면 윤 후보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조짐이 발견된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정권 교체 여론 태풍에 흔들릴 때 ‘경제민주화’로 선방하게 만들어 준 주역이 바로 김종인이다.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한 이유다.
두 번째로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한 이유는 ‘중도층 유권자 견인’ 때문이다. 선거 판세 분석은 의외로 간단한다. 역대 모든 대통령은 다자 대결이라면 자기 지지층을 가져간 이가 예외 없이 당선되었고 양자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면 자기 지지층(진보이거나 보수)과 중도층을 확보해야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김 전 위원장은 선거마다 중도 유권자층 견인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었다. 2012년 대선 작품인 ‘경제 민주화’는 한국 사회의 변화와 기대감을 불러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이번 대선처럼 이념 전쟁을 펼쳤던 2012년 대선에서 ‘경제 민주화’는 중도층에 매력적인 구호였다.
이번 대선 역시 예외가 아니다. 윤 후보와 이 후보 모두 중도층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선거다. 중도층은 누구인지 정의내리기가 쉽지 않아 어떤 선거이든 후보들이 선거 막판까지 공략에 애를 먹는 중간자층이다.
그렇자면 중도층의 후보 지지율은 어떻게 나타났을까.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를 받아 지난 11월 19~20일 실시한 조사(전국1007명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7.9%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정치 성향으로 중도층에서 윤 후보 45.8%, 이 후보 35.6%로 윤 후보가 약 10%포인트 앞서는 결과다. 그러나 지역적으로 중도적 성향이 강한 충청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29.7%, 이 후보 44.1%로 이 후보가 약 15%포인트나 더 높다(그림5). 중도층이 이번 대선의 승부처가 되므로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이 더 필요한 까닭이다.
그림5_윤석열 이재명 중도 무당 서울 충청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영입해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위기 대응 능력’ 때문이다. 선거일까지 100여일 밖에 남지 않았지만 대선의 하루는 보통의 1년 가치나 다름없다. 프레임 전쟁인 이번 대선의 특성상 네거티브 전쟁은 불가피하다. 선거일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후보와 후보 주변에 대한 공방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윤 후보와 관련된 향후 리스크 중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배우자와 장모 관련 의혹 논란이다. 여성 표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은 프레임 전쟁 속에서 MZ세대와 여성 그리고 중도층 표심을 확보하는 전쟁이다. 그러므로 후보에 대한 위기 관리 대응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 영입 과정에 ‘용광로 선대위’를 강조하지만 어떤 선대위도 표보다 우선하지 않는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나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등이 윤 후보 선대위에 참여하면서 김종인 전 위원장 영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후보 그 자신이다. 후보의 경쟁력이 더 좋아지고 지지층을 확보하는데 더 도움이 되는 인물을 영입해야 하는 게 우선순위다. 윤 후보에게 이번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네 명의 인물은 김 전 위원장, 이준석 당 대표, 홍준표 의원 그리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다.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이 필요한 이유는 경륜 있고 안정적인 선대위 총괄을 통한 MZ세대 정권 교체 여론 강화 뿐만 아니라 중도층 견인과 위기 대응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팔순이 넘는 노회하고 경험 많은 김종인이라면 윤 후보와 그의 가족에게 발생할 선거 리스크를 감당하기에 충분해 보이기 때문이다.

선거 100일이 가까워지면서 정권 교체 여론에 올라탔던 윤 후보의 지지율이 다시 이 후보와 박빙 수준으로 간극이 줄어들고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 후보보다 오차범위 밖으로 하락한다면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존재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선거는 간단하게 계산해야 한다. 누가 가장 표를 가져오고 후보의 경쟁력을 높여 줄 인물인지 생각해보면 분명해진다. 김병준 전 위원장인지 아니면 김종인 전 위원장인지 말이다.

왜 한국 정치는 선거 시즌마다 구인 경쟁에 돌입할까. 후보가 선거에 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정치 지도자 리더십을 체계적으로 습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리에만 오르면 된다는 굴곡진 정치관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다.
미국만 하더라도 선거는 하나의 과학으로 자리를 잡은 지 이미 오래다. 1992년 미국 대선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빌 클린턴 당시 아칸소주 주지사 곁에는 선거 공학의 최고봉인 딕 모리스가 있었다.
클린턴은 선거 컨설턴트 모리스에게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고 과학적이며 체계적인 선거 준비와 캠페인으로 현직 대통령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그때 나왔던 구호가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였고 선거 판도를 바꾸어 클린턴 당선으로 이어졌다. 아버지 조지 부시는 재선에 실패했지만 아들 부시는 2000년 미국 대선에서 클린턴의 부통령이던 앨 고어에게 일격을 가하고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앨 고어는 모든 것이 갖추어진 정치 명망가 출신에 현직 부통령에다 아주 매력적인 자신의 정치적 브랜드까지 가지고 있었던 강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 부시를 소탈하고 정직한 이미지로 탈바꿈시켜 대통령 자리에 올린 인물은 당대의 전략가 칼 로브였다. 마약 경험에다 미숙한 정치력까지 비판받았던 부시 후보를 가장 매력적인 인물로 바꾼 능력은 지금까지 경이로운 역할로 평가받는다.

미국 선거는 철저하게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정교하고 프로다운 기획으로 후보에게 전달된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곁에는 그림자처럼 그를 보좌하고 선거 승리로 이끌었던 데이비드 엑셀로드가 있었다. 정치자문역으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했지만 권력 지향적인 이익을 위한 요구를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하지 않았던 참모였다.
오바마의 뒤를 이었던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그의 저돌적인 스타일과 좌충우돌하는 리더십을 견인한 로저 스톤이 있었다. 트럼프 선거 운동 당시 문제로 감옥형을 선고받았던 로저 스톤에 대해 대통령 사면권을 발동했을 정도로 트럼프 당선에 결정적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때부터 선거판에 발을 들여놓은 이가 로저 스톤이었다. 선거 전략은 다분히 네거티브 일변도였던 인물이었다.
어쨌거나 한국 선거판은 아직 딕 모리스, 칼 로브, 데이비드 엑셀로드, 로저 스톤같은 인물은 없고 정치인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선거판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선거 컨설턴트의 능력을 가진 사람일지라도 자리가 중요한 한국 정치에서는 자리를 잡기도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상황이라 김종인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에 대한 공을 많이 들여왔다. 쉽게 손을 놓기 어렵다는 의미다. 김 전 위원장 말대로 본인이야 윤 후보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일상’으로 돌아가면 될 일이다.
그렇지만 선거 당선을 꿈꾸는 윤 후보에게 김 전 위원장은 미국 선거의 전략가 역할이나 다름없다.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잡아야 하는 이유는 ‘정권 교체 여론 강화’, ‘중도 유권자층 견인’, ‘비상 위기 국면의 대응’ 등이다. 프레임 전쟁에서 후보가 단 하나의 실수를 범하더라도 미치는 영향은 허리케인급이다.
후보의 리스크는 줄이고 후보의 장점은 극대화시키는 역할이 선거 전략가의 몫이다. 사실상 패권을 다 쥘 찰나였던 초나라 항우는 당대 최고의 전략가인 범증의 말을 무시하고 끝내 패망하고 말았다. 장자방을 곁에 두고 그의 말을 금과옥조로 참고한 한 고조 유방은 개국에 성공하지 않았는가. 윤 후보가 항우가 될지 아니면 유방이 될지는 오롯이 범증과 같은 김 전 위원장에 대한 판단과 결정에 달렸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