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모임 수도권 6명·비수도권 8명까지만 허용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 여파와 국내 입국자 격리 조치 시행으로 간신히 열렸던 하늘길이 다시 막히고 있다. 에어서울, 제주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은 인천~괌 노선 재운항 일자를 연기하거나 예정된 운항을 취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주간한국 장서윤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지표가 악화일로로 치닫자 정부가 결국 방역강화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이로써 한 달간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중단되고 강화된 특별방역대책이 시행된다. 최근 신규 확진자 5000명대, 위중증 환자 700명대로 연일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한 데 이어 코로나19 신규 변이 오미크론까지 국내에 전파되면서 돌파감염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정부는 6일부터 4주 동안 사적모임 가능 인원을 줄이고, 방역패스 적용 시설을 전면 확대하는 내용의 방역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정부는 6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사적모임 제한 기준을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으로 축소했다. 방역패스 적용 대상과 시설도 확대됐다. 16종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하려면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다만 식당·카페는 예외를 적용해 미접종자 1명까지는 포함할 수 있게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코로나19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방안을 발표했다. 지난달 1일부터는 위드 코로나 1단계 조치에 따라 접종여부와 관계없이 수도권 10인, 비수도권 12인까지 사적모임이 가능했다. 그러나 6일부터는 수도권 6명, 비수도권 8명까지로 사적모임이 제한된다. 다만, 동거가족과 돌봄(아동·노인·장애인 등) 등 기존 예외 범위는 유지된다. 다중시설 이용 시 백신 접종과 유전자분석(PCR) 음성 결과를 증명해야 하는 방역패스도 전면 확대했다.

1주일의 계도기간 이후에는 식당과 카페를 포함한 대부분 다중이용시설에 방역패스가 적용된다. 또한 내년 2월부터는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대부분 시설에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사실상 전 국민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다.

식당·까페 등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 대폭 확대

방역패스 의무 적용 시설은 기존 5종에서 16종으로 늘어난다. △유흥시설 등(유흥주점, 단란주점, 클럽·나이트, 헌팅포차, 감성주점, 콜라텍·무도장) △노래(코인)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경륜·경정·경마·카지노 △식당·카페 △학원 등 △영화관·공연장 △독서실·스터디카페 △멀티방(오락실 제외) △PC방 △(실내)스포츠경기(관람)장 △박물관·미술관·과학관 △파티룸 △도서관 △마사지·안마소 등이다. 이들 시설을 이용하려면 백신 접종완료일로부터 14일이 지났거나 PCR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단, 식당과 카페는 사적모임 범위 내에서 미접종자라도 1명은 예외를 인정하기로 했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식당과 카페에 한해 미접종자 혼자 이용하거나 일행 중 1명에 한해서는 예외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6일부터 식당·카페에서 사적모임을 하는 경우 수도권에서는 6명 중 1명, 비수도권은 8명 중 1명은 미접종자가 허용된다.

결혼식장·장례식장·마트 등은 방역패스 미적용

기본생활 영위에 필수적이거나 시설이용 특성상 방역패스 적용이 어려운 경우는 방역패스가 적용되지 않는다. 해당 시설의 특수성으로 인해 모임·행사 기준이 적용되는 경우와 시설의 개방성으로 출입관리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도 방역패스가 제외된다. 방역패스 미적용 시설은 △결혼식장이나 장례식장 △놀이공원·워터파크와 같은 유원시설 △오락실 △상점·마트·백화점 △스포츠경기(관람)장 △실외체육시설 △숙박시설 △키즈카페 △돌잔치 △전시회·박람회 △국제회의·학술행사 △방문판매 홍보관 △종교시설 △이·미용업 등 총 14종이다.

12~18세 청소년에게도 방역패스를 적용한다. 청소년 코로나19 확산세와 오미크론 유입에 따른 조치다. 권 장관은 “청소년 유행 억제를 위해 방역패스 예외 범위를 현행 18세 이하에서 11세 이하로 조정했다”며 “청소년들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약 8주 동안의 유예기간을 거친 후 2022년 2월1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청소년의 경우 3주 간격으로 접종을 받고,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나야 항체가 형성되는 점을 고려해 방역패스 적용시기를 내년 2월1일로 정했다. 정부는 두 달간의 유예기간 동안 청소년 백신 접종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유행 가능성 우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944명이다. 전날(5266명)보다 322명 줄었지만 5000명대에 육박하는 규모다. 위중증 환자도 736명으로 전날(733명)보다 3명 늘어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확진자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중환자 병실 가동은 연일 위기 상황이다. 중증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79.2%, 수도권은 88.1%다. 서울은 89.9%까지 올라갔다.

코로나19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유행 가능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는 지난 3일 기준 6명으로 이들 오미크론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된 인원은 272명으로 알려졌다. 통계상의 수치와 달리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 상당수 퍼졌을 가능성도 있다. 오미크론은 지난달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확진자가 세계보건기구(WHO)에 처음 보고된 뒤 일주일 만에 유럽·아시아·오세아니아·북미·남미 등 전 세계에 퍼졌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대본 회의에서 “단계적 일상회복 기간 동안 생긴 빈틈을 메우고 앞으로 4주간 방역의 둑을 탄탄히 보강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특히 연말을 맞아 늘어날 수 있는 모임과 접촉, 이동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장서윤 기자 ciel@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