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후보에 자진사퇴 시사...권은희 "김칫국 마시지 마라"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대표, 김 총괄선대위원장,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 제공)
[주간한국 이재형 기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연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하며 내부 여론 단속에 나섰다. 안 후보와 연합했던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달리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만으로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며 독자 노선에 힘을 싣고 있다.

김 위원장은 7일 국회 첫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가 윤석열 후보를 중심으로 자신감이 충만해야 한다”며 “지난 서울시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의 형태가 아직 식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때처럼) ‘혹시나’ 하는 이런 생각은 절대로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정권을 교체해야겠다는 열망이 높기 때문에 후보를 비롯해 선거대책위원회가 별다른 큰 실수만 하지 않으면 정권을 가져올 수 있다”며 “민심을 어떻게 하면 우리가 굳혀서 내년 선거에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정책개발 부서에서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난 3월 오세훈 시장(당시 국민의힘 후보)과 안 후보의 단일화 방안을 놓고 안 후보를 단일후보로 내세우자는 여론이 당내에서 불거진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국민의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며 후보 교체 등 혹시 모를 잡음의 싹을 자르는 의중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앞서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안 후보가 스스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될 수 있도록 해주면 되는 것”이라며 “(대선) 포기는 본인의 결단에 달린 것”이라고 안 후보의 ‘자진 사퇴’를 시사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안 후보 견제 행보를 놓고 국민의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6일 페이스북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김칫국을 한 사발 들이킨 건가”라며 “국민의당은 무늬만 정권교체인 국민의힘 눈속임에 거들 일 없으니,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의 노력을 하라”고 반발했다. 이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국가 운영 능력이 없어서 대선에서 패배하면 준비 없이 대통령 선거에 나온 후보의 책임이자, 기득권에 안주한 국민의힘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환 국민의힘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김종인 위원장의 발언은 안 후보에게) 항복을 강요하는 논리이고, 안 후보 지지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며 “야권 단일화를 통해 정권교체를 완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재형 기자=대선취재팀 silentrock@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