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분석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김대중 전 대통령 영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4일 전남 신안군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해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오차 범위 내 접전' 이재명, 호남 지지율 아쉬워
이낙연·천정배 등 동교동계 온전한 지지 필요
'호남 결집·서울 지역 경쟁력·여성 유권자 흡수'는
절체절명의 과제… DJ 정치적 유산 제대로 승계해야
대통령 선거가 90일도 남지 않았다. 유력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지지율은 치열한 접전 양상이다. 조사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윤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앞서고 있는 추세에 이 후보가 오차 범위 내 윤 후보를 앞서는 결과도 간혹 발표되고 있다.
이 후보보다는 윤 후보의 지지율 변화가 더 드라마틱하다. 지난달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결정되고 난 이후 정권 교체 여론에 올라타서 상승했던 윤 후보의 컨벤션 효과는 사람 관계로 좌초되는 극적인 변화가 발생했었다.
총괄상임위원장으로 영입하기로 했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갈등이 빚어지면서 영입이 불발되었고 이 와중에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에 대한 배제론 또는 소외론이 제기 되면서 ‘패싱 논란’으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당내 불협화음은 확대됐다. 급기야 이 대표가 지방으로 잠적 행보를 하면서 윤 후보와 주변 인물 사이의 갈등이 극도에 달했고 앞서가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쳤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거의 결별 지경에 이르렀고 이 대표와 갈등이 더 깊어지면서 11월 말까지 지지율 하락을 중단시킬 해법이 보이지 않았다.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결국 윤 후보는 울산에 가 있는 이 대표와 회동하고 가까스로 ‘울산 선언’을 통해 봉합을 이끌어냈다.
합류가 불투명했던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와 이 대표의 ‘울산 회동’에 맞추어 합류 입장을 밝히면서 세 사람의 갈등은 극적으로 타개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윤 후보 지지율의 반등 계기가 만들어진 셈이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를 받아 지난 6~7일 실시한 조사(전국1036명 유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0%P 응답률7.5%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윤 후보 45.3%, 이 후보 37.1%로 윤 후보가 8.2%포인트 앞서는 결과로 나타났다. 오차 범위 밖이다. 조사 방식에 따라 다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때문에 한 조사만 절대적으로 맹신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김종인 총괄상임위원장 영입과 이 대표와 갈등으로 불거진 하락세는 대체로 멈춘 흐름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가 당내 갈등 파장의 한 고비 넘겼다면 이제부터는 이 후보에게 부담되는 국면이 전개된다.
실제로 두 후보의 지지율이 붙어 있든 아니면 윤 후보와 약간의 격차를 유지하든 이 후보의 지지율 확장성이 답답한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번 조사에서 호남 지지율을 분석해 보면 이 후보 66.4%, 윤 후보 22.8%로 나타났다(그림1).
그림 1 다자 가상대결 전체 vs 호남
이 후보가 민주당 텃밭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경쟁 후보인 윤 후보 역시 20%가 넘는 지지를 받고 있어 결코 낮은 지지율이 아니다. 역대 민주당 본선 후보들이 90%가 넘는 호남 지역 득표를 했던 결과와 비교한다면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아쉬운 모습이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을 선거 전면에 내세웠지만 호남 지역 기반뿐만 아니라 전체 지지율에서 윤 후보를 쫓아가는데 힘겨운 국면이다.
이번 대선은 윤 후보를 이 후보가 추격하는 판세다. 현 정부의 검찰총장을 역임했던 윤 후보는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갈등하고 충돌했던 국면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지지층과 보수층을 결집한데다 국민의힘 최종 후보가 되면서 ‘정권 교체 여론’에 올라타 있다.
선거는 구도, 이슈, 후보로 관찰하고 분석하게 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투표 기준은 선거의 성격을 결정짓는 구도에 달려 있다. 후보자의 역량과 무관하게 정권 교체 여론이 높으면 야당 후보에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된다.
반면에 정권 유지 여론이 더 높으면 야당보다 여당 후보가 더 좋은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 후보가 아무리 더 높은 지지율을 얻기 위해 안간힘을 다 하더라도 정권 교체 여론이 월등하게 높은 추세가 되면 지지율의 정체 늪에서 헤어 나오기 어렵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 지지율이 역대 대통령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국정 수행 긍정보다 부정 평가 비율이 더 높다. 정권 유지보다 정권 교체 여론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의 NBS 여론조사 결과(전국 1000여명 내외 무선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 약 20~30%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차기 대선의 성격을 국정 안정으로 보는지 아니면 정권 심판으로 보는지’ 물어보았다.
윤 후보가 최종 후보가 되기 직전에 실시된 11월 1~3일 조사에서 정권 심판 응답이 54%로 가장 높았고 국정 안정 의견은 34%로 20%포인트나 차이가 났었다. 가장 최근인 11월 29일~12월 1일 조사에서 정권 심판 46%, 국정 안정 39%로 좁혀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권 교체 여론이 우위에 있다(그림2).
그림2 선거구도 추이 전체
윤 후보가 가장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여론이 정권 교체 여론이고 이 후보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 정권 교체 여론을 완화시켜야 하는 과제가 있다. 선거는 대통령으로 반드시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투표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절대로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는 사람을 향한 반대 투표 성격도 있다.
그래서 선거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유권자층이 바로 ‘분노 유권자’(앵그리 버드:Angry Bird)라고 한다. 이 후보 개인에 대한지지 여부와 상관 없이 현 정권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투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버린다면 어떤 선거 전략도 속수무책이 되는 까닭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 및 답보 상태 그리고 호남 지지층이 흡수되지 않는 환경에 대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대중(DJ) 전 대통령 지지층이 흡수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는 DJ의 정치적 유산과 자산이 제대로 승계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DJ 정치적 유산의 승계는 먼저 ‘호남 지지층 결집의 바탕’이 된다. 문 대통령을 보더라도 일반인 문재인이 정치적 인물로 탈바꿈 되고 대통령이 되는 배경에 노무현 전 대통령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노 전 대통령은 정치 현장에서 연설할 때 나이가 어린 문재인 대통령을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추켜세우고 문 대통령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존중하고 배려했다. 오죽했으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친구’ 문재인을 두 번이나 청와대 수석으로 임명했었고 결국 비서실장으로 함께 임기를 마무리했을 정도였다.
노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죽음이 ‘친구’ 문재인을 정치판으로 다시 불러들였고 두 번의 대선 도전 끝에 마침내 대통령 자리에 오르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그렇다면 DJ가 없는 노무현을 생각할 수 있을까. 가당치 않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3당 합당으로 꼬마 민주당을 거쳐 DJ의 호남 정권에 동참한 노 전 대통령의 처지는 고립무원이었다. DJ의 호남 지역 측근 세력이 버젓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이 새천년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고 강력한 지원을 받는 일은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로 판단했을 법하다.
그렇지만 DJ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해양수산부 장관이라는 기회를 주고 대통령 후보로 성장할 기회를 깔아주었다. 정부 부처 장관직 수행은 노 전 대통령에게 큰 경험이었고 대선 후보로 도약하는데 밀알이 되었다.
당시 해양수산부에서 노 전 대통령을 모시고 일했던 공무원이 현재 인천시장인 박남춘 전 국회의원일 정도로 장관직은 노무현에게 기회 그 자체였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위에 우뚝 서 있었던 인물이 바로 DJ이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7명의 대통령의 탄생했지만 유일한 호남 출신이다. 이 후보가 호남을 잡기 위해 DJ를 잡아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생일인 지난달 27일 전남 여수시 하멜로 여수 핫플레이스 낭만포차거리를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방문, 생일 케이크 촛불을 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한국갤럽이 자체조사로 지난 10월 26~28일 실시한 조사(전국1000명 휴대전화RDD조사 집전화15%포함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1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잘한 일이 많았다고 보십니까 아니면 잘 못한 일이 많았다고 보는지’ 물어보았다.
전체적으로 잘했다는 긍정 평가가 62%로 동시에 실시한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할 때 가장 높았다. 잘 못했다는 부정 평가는 19%로 다른 대통령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치였고 유일한 10%대 결과였다. 지역으로 보면 호남 지역에서 78%가 잘 했었다는 긍정 평가로 나왔고 부정 평가는 10%에 그쳤다. 호남 지역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내용이다.
호남 뿐만이 아니다. 서울 지역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뿐만 아니라 여성 유권자층에서 60%가 넘는 긍정 평가를 받는 결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중도층의 평가는 70%가 넘을 정도다(그림3).
그림 3 김대중 전 대통령 평가
DJ에 대한 호남 지역의 절대적인 평가를 생각한다면 과연 이 후보가 DJ의 정치적 자산을 제대로 이어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이낙연 전 대표 지지층이 잘 흡수되지 않고 이 전 대표를 경선에서 적극적으로 동都?설훈 의원 등의 협력이 잘 없다고 하지만 이낙연, 설훈, 천정배, 정동영 등 관련 인물을 다 따져보면 모두 동교동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즉 호남의 지지를 이 후보가 오롯이 누리기 위해서는 몇몇 개인의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DJ의 정치적 유산을 온전히 확보해야 한다.
이재명 후보가 DJ를 잡아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서울 지역의 경쟁력’ 때문이다. DJ는 1971년 대선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정면 승부했었고 1987년과 1992년 대선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유력 정치인으로 거의 전무후무한 대선 본선 4수 끝에 1997년 대선에서 승리해 ‘수평적 정권 교체’의 꿈을 달성한 바 있었다.
DJ의 극적인 당선은 물론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호남 지역 결집이 선거 승리의 밑바탕이 되었지만 더 중요했던 선거 승부처는 서울이었다.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약 30만 여 표 차이로 이겼다.
가장 핵심적인 승부처는 서울이었다. 서울에서 이회창 후보를 약 22만 여 표차로 따돌렸기 때문에 전체 득표 차이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확보한 셈이었다. 참고로 1987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서울을 이기지 못한 민주당 대통령 당선자는 아무도 없었다. 2002년 노무현 당선자 그리고 2017년 문재인 당선자 모두 서울에서 1위 득표자였다.
심지어 문 대통령은 2012년 선거에서 패했지만 서울 득표는 1위였다. 2018년 지방 선거와 지난해 총선에서 서울은 민주당을 선택했다. 지난 지방 선거에서 서울의 25개 구청장 중 서초구 한 곳을 제외한 모든 구청장 당선자가 민주당이었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지역은 49곳의 지역구 중에서 41곳이 민주당 승리였다.
그렇지만 올해 보궐 선거이후 서울 판세는 민주당 약세로 전환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로 부동산 이슈가 전면에 부각된데다 종합부동산세 부과와 높은 재산세 납부 부담으로 서울 민심은 최근까지 악화일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의 의뢰를 받아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조사(전국1000~1030명 내외 무선자동응답조사 표본오차95%신뢰수준±3.1%P 응답률5~10% 내외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내년 대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물어보았다.
서울 지역 응답자의 지난 11월 5~6일 조사에서 윤 후보는 47.3%로 이 후보를 거의 20%포인트 더 앞서는 결과로 나타났다(그림4). 더 최근인 12월 3~4일 조사에서 서울 지역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기는 했지만 윤 후보가 지속적으로 앞서는 추세다. 서울 선거 결과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림4 이재명 윤석열 서울
서울 유권자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투표 변수는 부동산이다. 윤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폐지 카드를 빼 든 반면 이 후보는 아직 마땅한 부동산 정책 카드가 나오지 않고 있다. 게다가 서울은 경기 지역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있다. 상호적이다. 경기지사 직을 역임한 이 후보가 경기도민 지지층 결집에 경쟁력을 더 발휘하겠지만 서울은 도리어 방어 심리가 작동할 수도 있는 까닭이다.
DJ는 1997년 대선에서 서울 지역 유세를 할 때 합리성을 강조했다. 서울 유권자들이 가장 영향 받는 이슈가 부동산이라면 ‘1가구 1주택 종합부동산세 폐지’ 카드는 여야 진영을 떠나 매우 매력적인 정책 카드다. DJ가 다시 살아 돌아와 이번 선거에 나선다면 선택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후보가 DJ를 꼭 잡아야 하는 세 번째 이유는 ‘여성 유권자층 흡수’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지만 여성의 권익과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데 DJ만큼 공헌한 인물도 없다. 남성들의 독무대였던 여의도 정치판에서 여성 정치인의 위치를 강조했고 여성 대변인을 전격적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여성부를 처음 만든 것도 DJ였고 초대 여성부 장관으로 한명숙을 발탁하기도 했었다. 한명숙은 노무현 대통령 재임시절 최초의 여성 국무총리에 자리에 오르기까지 했다. DJ의 여성 지위 향상 노력에는 대통령의 정치적 그리고 사회적 소신과 철학도 있었지만 부인 이희호 여사의 공이 컸다. 이 여사는 대표적인 여성 운동가로 DJ가 민주화 운동으로 핍박 받을 때나 대통령이 되고 난 이후에 지속적으로 여성 주권자의 시각에서 여성의 권익 향상을 위해 DJ와 한 몸이 됐다.
이번 대선은 이전 대선보다 여성 유권자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성격이다. 여성 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절반이나 된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선에서 유력 후보 모두 여성 관련 이슈가 있다. 이 후보는 여배우 스캔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윤 후보는 배우자 김건희씨 이슈로 계속해서 의혹 제기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율 판세로 보면 이 후보의 여성 지지율이 더 문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지난 7월 30~31일 조사에서 이 후보의 여성 지지율은 25%, 윤 후보의 여성 지지율은 31.6%로 나타났다. 두 후보의 여성 지지율은 줄 곧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데 12월 3~4일 조사에서 윤 후보가 41.5%, 이 후보가 33.8%로 나왔다(그림5).
그림5 이재명 윤석열 여성
아직 대중 앞에 본격적으로 노출되거나 각종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김건희 리스크’가 잠재적으로 더 클지 몰라도 당장에 여성 지지율은 윤 후보가 대체로 앞서는 추세다. 이 후보가 부인 김혜경씨와 다정한 장면을 여러 방송에서 노출하고 있지만 여성 유권자층의 호감을 더 많이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후보자의 비호감이 유난히 높은 선거가 이번 선거다. 그런 만큼 후보자의 배우자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배우자에 대한 호감도가 높기는커녕 비호감이 더 높다. 후보자 배우자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는 호감 요인보다 비호감쪽에 집중돼 있다. 결국 사람이 아닌 정책이다. 배우자에 대한 이미지 호감도로 표를 받는 일은 제한적이다. 더 중요한 접근은 여성을 위한 진솔한 정책 제안과 여성 전체에 대한 진정한 태도다. DJ는 가장 효과적으로 양성 평등을 보인 지도자였다. 그래서 민주당 소속인 이 후보가 DJ를 잡아야 하는 절실한 이유다.
이번 대선은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대결하는 프레임 전쟁이다. 동시에 2030 MZ세대, 여성, 중도층의 이해에 부합해야하는 이익 투표 성격이 다분하다. 2002년부터 시작된 이념 선거가 이번으로 막을 내릴지는 몰라도 이념 선거와 이익 선거 성격이 혼재되어 있다. 그래서 변동성이 더 커지는 선거 양상이다.
윤 후보가 현 정부의 검찰총장 출신으로 제 1야당의 대선 후보가 되었다. 그러나 정치 경험은 일천하다. 그래서 네 사람과 인간 관계가 각별히 중요하다. 김 총괄상임위원장, 이 대표, 홍준표 의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결정적인 승부처가 되는 MZ세대를 견인하고 중도층을 흡수하는데 핵심적인 인물들이다.
이 후보는 어떨까. 집권 여당 후보로 선거에 나선만큼 문 대통령과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여기에 추가적인 동력 확보가 필요한데 하나는 노 전 대통령의 자산이고 또 하나는 DJ의 정치적 유산이다. 자기 지지층을 결집하고 외연을 확대한다는 의미에서 ‘호남 지지층의 결집’, ‘서울 지역 경쟁력’, ‘여성 유권자의 흡수’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그래서 이 후보는 지역의 호남이 아니라 호남의 정신인 DJ를 잡아야 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프로필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를,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