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안별로 대응…가짜뉴스 동원한 네거티브에는 법적 조치까지

[주간한국 김동선 기자] 국민의힘이 연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가족과 관련된 의혹, 대장동 관련 의혹 제기에 나선 가운데 이 후보 측은 국민의힘이 무분별한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네거티브가 지나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사안별로 사과할 것은 사과하되 사실관계와 다른 주장에는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는 장남의 불법도박에 당사자와 함께 사과한 바 있다. 또 장남의 성매매 의혹에 대해서는 '본인이 아니라고 하는데 믿을 수밖에 없다'며 꼬리를 잘랐다. 하지만 최근 국민의힘이 제기한 이 후보 두 아들의 입시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열거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까지 다시 꺼내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원색적 표현을 써가며 진보세력을 비난하는 등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진흙탕 싸움이 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민주당의 대응 수위가 주목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의 막말 공세에 민주당은 “야당 망신, 나라 망신” 맹폭

특히 민주당은 윤 후보의 거친 발언에 대해서는 최근 지지율 하락에 따른 네거티브 공세라고 보고 적극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윤 후보가 문재인 정권에 대해 "무식한 3류 바보들을 데려와 전부 망쳐놓았다", 이 후보를 향해서는 "같잖다"고 한 발언의 수위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윤 후보가 욕설에 가까운 거친 말들을 총동원하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헐뜯고 있다"며 "터무니 없는 중상모략은 결국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논평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최소한 품격은 지켰으면 좋겠는데 많이 궁하고 어려운 듯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들이 정말 고통스러워하는 시기에 분노의 언어보다는 희망의 언어를 써주시면 좋겠다"면서 "(윤 후보가) 왜 저러실까 그런 생각이 좀 들기는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준비 안 된 후보의 자질 논란을 넘어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이용빈 선대위 대변인), "색깔론, 독재 찬양에 이은 인권유린적 발언"(김우영 대변인)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김두관 의원은 "(윤 후보가) 스스로 대선을 포기한 듯 제 발등을 찍는 정말 꼴값 떠는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며 "나라 망신, 야당 망신 그만시키시고 스스로 내려오라. 안 그러면 윤 후보가 '같잖게' 보는 국민이 나서서 끌어내릴 것"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혜경궁 김씨’ 재소환한 국민의힘, 아들 입시의혹은 '헛발질'

국민의힘은 이른바 '혜경궁 김씨' 사건을 다시 꺼내들며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지난 29일 논평을 내고 "국민의힘 법률지원단은 검찰이 기소중지한 혜경궁 김씨 사건의 재수사를 촉구했다"며 "증거가 차고 넘치고 새로운 증거도 발견된 만큼 수사를 재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혜경궁 김씨는 트위터에 가입하면서 지메일(Gmail) 아이디를 ‘khk631000’으로 썼는데, 동일한 다음(Daum) 아이디에 수사가 착수되자 갑자기 탈퇴했다"며 "이는 증거를 인멸하고자 한 것이고, 마지막 접속지가 이 후보의 자택이었다고 하니 더 볼 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헤경궁 김씨' 사건은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계정으로 의심받는 한 트위터 이용자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 세월호 유족 등에 대해 각종 막말과 비하 게시물을 올린 사건이다. 경찰은 지난 2018년 ‘혜경궁 김씨(@08_hkkim)’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가 이 후보의 배우자인 김씨라고 결론짓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김씨와 해당 사건에 대해 '기소 중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검찰은 2018년 수사로 확인된 여러 정황과 사실관계를 종합해 봐도 트위터 계정이 김씨 것이라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며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국민의힘이 전방위적으로 이 후보 가족 관련 의혹을 제기하는 와중에 이 후보의 두 아들에 대한 입시 의혹을 제기했다가 철회하는 해프닝도 일어났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27일 이 후보 아들들의 고려대 진학에 수시 특별전형 의혹을 제기하고 이틀 뒤 학교 측에 공개 질의서를 보내기도 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인정하고 철회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29일 오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의 대구 자택을 찾아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대장동 트라우마 이재명, "김문기 몰랐다" 재차 강조

이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지 못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야당에서 '거짓 주장'이라고 연일 공세를 가하는 것에 대해 반박한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29일 채널A '이재명의 프러포즈-청년과의 대화' 토크 콘서트에서 "수차례 통화한 사람을 시장 당시에는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 건데 그걸 왜 의심하나"라며 "숨길 이유가 뭐가 있나"라고 말했다. 기존에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시장 재직 때는 몰랐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앞서 김은혜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이 후보와 김 처장의 인연이 성남시장 당선 전부터 시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변인이 공개한 '성남도시개발공사 연말 우수직원 표창계획(2015년 12월)'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이 후보는 김 처장에게 대장동 개발사업의 성과를 인정해 표창을 직접 수여했다. 김 대변인은 이 후보가 지난 2015년 1월 성남시장 재선 시절 떠난 10박11일 호주·뉴질랜드 출장 당시 김 처장이 개발사업1팀장 신분으로 동행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김동선 기자



김동선 기자 matthew@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