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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선 칼럼] 이재명-윤석열의 비호감 대선, 방황하는 표심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2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재명은 도덕성, 윤석열은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비호감의 핵심”
 
“선거 2개월 앞두고 부동층 늘어나는 이례적 상황”
 
“이재명의 골든크로스, 야권단일화 등 변수로 판세는 예측불가”
 
마음에 드는 후보가 끝내 없다면 2022년 3월 9일, 대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요즘 이런 얘기를 꺼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음을 피부로 실감한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들을 들여다보면 이 같은 민심이 단지 일부 사람들만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최근 들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앞서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한 여러 여론조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 역시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조사 결과도 많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그로서도 반기기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 후보가 “골든크로스가 아니라 데드크로스”라면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은) 언제든지 복구될 수 있다”고 말한 이유도 그런 것으로 보인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월 24~25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37.6%, 윤 후보 지지율은 35.8%로 나타났다. 12월 17~18일 조사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 40.3%, 윤 후보 지지율 37.4%였으니 일주일 사이에 이 후보 지지율은 2.7%포인트 하락하고, 윤 후보 지지율은 1.6%포인트 하락한 것이다.[그림1] 12월 10~11일에 실시한 같은 조사에서는 이 후보 지지율 40.6%, 윤 후보 지지율 42%였으니, 2주일 사이에 두 후보가 각기 3.0%포인트와 6.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2월 20~22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두 후보의 동반 하락이 나타났다. 이 후보 지지율은 35%, 윤 후보 지지율은 29%를 기록해 직전 조사 대비 이 후보는 3%포인트 하락하고, 윤 후보는 이보다 더 큰 7%포인트 하락해 격차가 벌어졌다.[그림2]
이러한 여론조사들을 보는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는 윤 후보 하락폭이 더 커서 이 후보가 앞서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그렇다고 윤 후보에게서 이탈한 층이 이 후보에게 가는 것이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로 가거나 부동층으로 남아 있게 된다는 점이다.

다만 한길리서치가 아주경제 의뢰로 지난 12월 25~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 후보 42.4%, 윤 후보 34.9%로 나타난 것처럼 이 후보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수치들도 나오고는 있다. 하지만 그러한 수치가 지속될 것인지는 아직 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아직은 두 후보 모두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이 현실에 근접한 얘기일 것이다.

두 후보의 어떠한 점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하게 만들고 있는 것일까. 먼저 이 후보의 경우는 형수 욕설, 여배우 스캔들, 조카 살인 변론 논란 등을 거치면서 형성된 인성과 윤리성에 대한 불신, 대장동 사업 의혹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신뢰성 결여, 180도 말바꾸기를 반복하는데 대한 불신, 사이다식 리더십이 밀어붙이기식 일방 통치를 낳을 것에 대한 우려 등이 쌓여 강한 비토층이 만들어져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민의힘이나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들 가운데 상당수가 특별히 그들이 잘해서가 아니라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말하는 광경들이 이 후보에 대한 비토층이 간단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윤 후보의 경우도 비토층은 광범하게 존재한다. 물론 검찰총장으로 있으면서 조국 부부에 대한 수사를 이끈 이후로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공공의 적이 됐지만, 권력으로부터 핍박받는 과정을 지켜본 보수층과 중도층으로부터 큰 기대를 모아 대선 출마도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막상 대선 후보가 된 이후로 거듭된 말실수들에서부터 국정 각 분야의 내용에 대한 숙지가 안 돼 있는 한계가 드러났다.

결정적이었던 것은 공정의 아이콘처럼 인식되던 그가 배우자 김건희씨의 이력 부풀리기 문제에서 보여준 모호한 태도와 늦은 사과로 인해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 된 점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겹겹이 쌓이면서 과연 대통령감일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시선을 갖게 된 층이 많이 늘어나게 된 결과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2월 30일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제 대선도 두 달여 정도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니, 두 후보를 중심으로 기대치가 높아가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만도 하건만, 반대로 누구에게도 마음 붙이지 못하는 층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대선일은 다가오고 있는데 오히려 부동층이 늘어나는 전례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JTBC 의뢰로 글로벌리서치가 지난 12월 17~19일에 실시한 4자 가상대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 지지율은 37.9%, 윤 후보 지지율은 33.5%로 오차범위 내에서 이 후보가 앞섰는데, 지지후보가 없다(12.6%)는 응답과 모름·무응답(5.3%)을 합쳐 부동층이 17.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2월 26∼27일 실시한 연말 여론조사에서 ‘내년 대선에서 투표할 후보를 결정했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41.9%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후보를 선택한 응답자들에게 후보 지지 강도를 조사한 결과, ‘지지 후보를 바꿀 수도 있다’는 응답도 30.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여론조사들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누구를 찍을지 아직도 정하지 못한 채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유권자들 상태를 알 수 있는 결과다. 이러니 지금 나오고 있는 지지율 추이도 큰 의미를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마지막 한 달에 승부가 결판나는 것이 이번 대선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전례 없는 현상은 결국 두 후보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 때문이다. KBS 의뢰로 한국리서치가 지난 12월 17~19일에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 호감도는 39.3%(매우 호감 15.4%, 대체로 호감 23.9%)였지만, 비호감도는 59.1%(별로 호감 안 감 21.4%, 전혀 호감 안 감 37.7%)로 19.8%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윤 후보도 호감도는 38.0%(매우 호감 13.3%, 대체로 호감 24.6%), 비호감도는 60.5%(별로 호감 안 감 22.0%, 전혀 호감 안 감 38.5%)로 22.5%포인트 더 높았다.[그림3]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두 후보의 비호감도가 공히 60%에 달하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12월 24~25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 모두 도덕성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결과도 눈길을 끈다.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가장 도덕성이 떨어지는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9.5%는 이 후보라고 응답했고, 40.3%는 윤 후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림4]
이 후보의 경우는 대장동 의혹을 비롯해 여러 거짓말들을 하고 있다는 의심, 윤 후보는 김건희 씨 이력 부풀리기로 인한 공정이라는 상징 자본이 무너진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이번 대선의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빅2’ 후보가 이렇게 도덕성 면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상황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차기 정부의 앞날을 내다볼 때 심각히 우려되는 일이다.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이렇게 늘어난 데는 포지티브한 정책 경쟁 없이 네거티브전에 올인해온 탓도 커 보인다. 서로가 가족들 신상털기식으로 과도한 네거티브를 한 결과 함께 상처를 주고받는 형국이 돼버린 것이다. 최근 들어 윤 후보 지지율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더 커서 이 후보가 앞서는 골든크로스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윤 후보에게서 이탈한 층이 이 후보에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안 후보에게로 가거나 부동층으로 남는 현상이 이를 말해 준다.

이 후보 측이 김건희 씨를 겨냥한 집중공격으로 일정한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으로 이 후보 지지율이 그만큼 상승한 것도 아니라 언제든 흐름은 다시 바뀔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은 두 후보가 정책토론을 활발히 하면서 국민의 시선을 포지티브한 영역으로 이동시키지 않는다면, 두 후보 모두 동반하락 현상 속에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혼미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두 사람은 과연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자신들에 대한 비호감 여론을 줄여나갈 수 있을까. 일단 그리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에 대한 비호감 정서가 특정한 이슈 한두 개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쌓여온 부정적 인식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고 두 사람 가운데 한 명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압도적인 현실에서, 이렇게 비호감도가 높은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한 일이 되지 못한다. 남은 기간 동안이라도 최대한 노력을 해서 자신들에 대한 비호감 여론을 줄여나갈 것이 요구된다. 먼저 이 후보는 자신의 정직성에 대해 불신하는 시선들을 염두에 두고, 필요에 따라 말을 바꾸는 모습에서 벗어나 정직한 지도자가 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개인사든 정책이든 너무도 태연하게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여 오면서 신뢰하기 어려운 정치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대장동 특검만 해도 그렇다. 이 후보는 대장동 특검을 자신이 수용했다면서 특검을 촉구하지만, 그 말의 진정성을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후보는 그렇게 말하고, 민주당은 국회에서 특검법에 반대하는 말 따로 행동 따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설혹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해도, 과감하게 대장동 특검을 성사시키는 정도의 결단은 보여줘야 언행이 일치하는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윤 후보의 경우는 주로 능력에 대한 신뢰를 얻는 노력이 따라야 할 상황이다. 그동안 반복해온 말실수들, 국정의 디테일한 내용에 대한 준비 부족, 후보들 간 토론에 대한 소극적 자세들이 이어지면서 국정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후보 아니냐는 시선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 가운데는 시간이 걸려야 극복될 성질의 것들도 있지만, 정치적 경험과 준비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들도 적지 않아 보인다. 특히 평생 검사로만 살다보니 다른 분야의 세상일에 대해 무지하다는 시선을 극복해 유능한 후보로 평가받는 것이 과제라 할 수 있다. 국민의 마음에 와 닿는 정제된 메시지와 정책공약들이 제시돼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에 대한 높은 비호감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안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추이에 대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 의뢰로 실시한 앞의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7.3% 지지율로 3위를 기록했다. 이재명-윤석열 양강 후보에 비해 아직 크게 낮은 지지율이지만, 일주일 사이에 2.7%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특히 중도층에서의 지지율은 4.9%포인트나 상승해 중도층에서의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의뢰로 입소스가 지난 12월 23~24일에 조사한 결과에서도 안 후보는 한 달 사이에 1%포인트 상승해 8.4% 지지율을 보였다. 서울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12월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9.3% 지지율을 나타내 10% 벽에 다가가는 수치를 보였다.[그림5]
일단은 이재명-윤석열 후보에게서 이탈한 층 가운데 안 후보로 이동한 층이 생겨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진작부터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대 진영의 대결로 짜여진 이번 대선에서 제3지대나 제3후보들의 입지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진단됐고 실제로 그런 흐름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재명-윤석열 두 후보가 워낙 많은 논란거리에 휩싸이고 ‘찍을 사람을 못찾겠다’는 층이 늘어나면서 안 후보로서는 지지층 확장을 도모할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현재로서는 안 후보 상승세가 계속 이어질 것인지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안 후보 지지층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중도층이 핵심을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그의 지지율은 특히 윤 후보 지지율과 주고받는 연동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윤 후보에게 실망해 이탈한 야권 지지층이 늘어나면 안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고, 반대로 윤 후보가 전열을 정비해 다시 상승세로 반전되면 안 후보 지지율은 하락하게 돼있다. 그러니 김건희 씨 사과 이후로 한동안 하락세를 보였던 윤 후보 지지율이 앞으로 어떤 그래프를 그리느냐?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만약 안 후보 지지율이 10%대로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면, 이번 대선의 한 축으로 부상하는 일도 가능할 것이다. 최근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와 결합할 수 있다고 본다”며 러브콜을 보냈지만 이는 생뚱맞은 얘기로 받아들여졌다.

4년 반 전 안 후보를 향해 “사실상 정계 은퇴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던 송 대표의 말을 기억하던 사람들에게는 ‘이거 뭐지’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드는 광경이었다. 그만큼 민주당도 윤석열-안철수 후보단일화가 막판 판세를 뒤흔들 것을 우려해 어떻게든 안철수-심상정-김동연 후보 등을 끌어들일 방법이 없을까를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누구의 제안에도 관심이 없다”며 일축한 안 후보 말이 아니더라도, 그동안 그렇게도 정권교체를 외쳐왔던 안 후보가 민주당과 손잡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민주당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당해 왔다고 생각하는 안 후보에게 쌓여있는 민주당에 대한 적대감은 송 대표가 생각하듯이 그렇게 가벼운 것은 아닐 게다.

결국 안 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지대에서 윤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압도적이다. 안 후보로서도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실패하면 정치적 미래가 없어지게 될 것이고, 반대로 야권 단일화에 힘입어 정권교체가 이뤄진다면 차기 정권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안 후보 지지율이 저조한 상황에서는 사퇴라는 수세적 단일화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지만, 10%를 넘어서는 지지율을 유지하게 되면 국민의힘을 향해 당당하게 후보단일화 경선을 요구하는 위치로 격상되게 돼 있다.
  • 제 3지대로 분류되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왼쪽)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물론 안 후보도 더 이상 새로운 대안은 아니다. 그래서 정의당의 심상정 후보 같은 진보정당이나 김동연 새로운물결 후보 같은 제3의 인물을 찍는 것이 낫다는 의견들도 있다. 물론 유권자들의 다양한 선택의 차원에서 보자면 그것도 의미 있는 선택일 수 있겠지만, 그들의 경우 나라를 책임질 수권세력으로서의 신뢰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남는다.

결국은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번 대선에서 그런 선택은 사실상 사표(死票)가 될 수밖에 없다는 한계 또한 남는다. 안 후보의 경우는 상승세를 계속 타면 누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든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사표라고 보기 어렵지만, 다른 제3의 선택의 경우는 그러한 사표방지 심리를 넘어서는 것도 과제일 것이다.

남은 두 달여 시간동안 대선 판세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 이 후보가 일단 골든크로스를 이룬 데는 위기의식을 갖고 선대위의 쇄신, 부동산정책 등에서 중도노선으로의 급선회 등도 주효했다. 하지만 김건희씨 이력 부풀리기 논란과 이준석 대표의 ‘대야투쟁’에 따른 국민의힘 내분 상황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 윤 후보 쪽에서는 부인의 사과를 계기로 ‘김건희 리스크’를 어느 정도 덜 수 있게 됐다. 여전히 민주당과 언론에서는 의혹공세를 계속하고 있지만, 그 강도가 이전처럼 높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국민의힘 쪽에 남은 것은 ‘이준석 리스크’일 텐데, 이 대표를 향한 당내 시선이 워낙 따갑고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마저도 당 대표로서의 책임을 거론하며 경고 메시지를 내놓고 있기에, 이 대표는 당내에서 사실상 ‘왕따’가 된 모습이다.

‘대야투쟁에 몰두하는 야당 대표’라는 소리를 계속 듣다가는 이 대표 자신의 정치생명도 위태로울 수 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조만간 이준석 리스크도 어떤 식으로든 봉합돼 국민의힘 쪽 전열도 다시 정비될 것이 예상된다. 이 후보도 말했듯이, 그렇게 되면 윤 후보 지지율도 복원돼 다시 승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은 열려 있다.

더욱이 야권은 윤석열-안철수 후보단일화라는 막판의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지금 중도층에서 윤석열에게 실망해 안철수로 이동하는 층이 있더라도 결국은 야권의 파이를 키우는 과정일 수 있다.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돼, 누가 단일후보가 되든 윤석열-안철수의 지지층이 결합한다면 판은 다시 한 번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조금만 앞을 내다보면 이 후보로서는 상당한 격차로 우세의 판세를 점하지 못하고서는 불안한 선두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 부동층이 많은 상태에서는 이번 대선 승부가 마지막 한 달에 결판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대선판을 뒤흔들었던 많은 이슈들은 그때쯤이면 아득한 옛 이야기가 되기 쉽다.

이처럼 결과를 내다보기 어려운 선거 속에서 부동층의 방황도 길어질 듯하다. 지금 같은 역대급 비호감 대선의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들 몫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마음이 가지 않는 선거라 하더라도 기권은 유권자의 바른 선택이 될 수 없다. 정치를 혐오하고 등을 돌려버리면 우리는 혐오의 정치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이재명과 윤석열 두 후보 가운데 누가 조금이라도 나은지, 아니면 누가 덜 나쁜지를 가려보려는 노력을 포기할 수는 없다. 꼭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만이 선택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제3의 다른 후보들에게 눈을 돌려보는 것도 우리 정치를 길게 내다보는 선택지일 수 있다.

물론 그러면서도 이번 대선이 던져주고 있는 최대 질문인 정권교체냐 정권연장이냐에 대한 각자의 태도를 분명하게 판단하는 일도 함께 따라야 할 일이다. 유권자들을 이토록 힘들고 고민스럽게 만들고 있는 정치는 분명 나쁜 정치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는가. 외면할수록 우리에게는 더 나쁜 정치가 돌아올 것임을 알기에, 우리의 판단과 선택을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유창선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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