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 '에너지원'개혁 추진, 해외 진출 강화·사업 다각화에 초점

[지속성장가능 기업·50] 한국전력공사
한국의 대표적 '에너지원'
개혁 추진, 해외 진출 강화·사업 다각화에 초점


▲ 회사의 위상과 현황

한국을 움직이는 ‘에너지원’인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ㆍ대표이사 한준호 사장)의 역사는 곧 국가 경제의 성장사와 궤를 같이 한다. 지난 세월 비약적으로 커진 경제 규모에 보조를 맞추기라도 하듯 한전의 덩치와 살림도 이젠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수준으로 커졌다.

2003년 한전의 매출액(전기영업수익)은 전년의 21조400여억원보다 소폭 늘어난 22조3,900여억원으로, 해마다 확대되는 경제 활동의 바로미터임을 입증하고 있다. 한전은 또한 전력설비의 규모는 물론, 기술과 경영 효율에서도 세계적 수준임을 자부하며 저렴한 전력을 공급한다는 긍지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눈앞에 닥쳐 오는 전력시장 개방 압력이나, 소비자의 선택권과 환경친화적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들은 한전을 급변하는 경영 환경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바야흐로 회사를 다시 창립한다는 각오로 변화와 개혁을 추진,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 중장기 비전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한전에게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과거 70~80년대 10%대였던 전력 성장률이 현재는 5%대로 떨어졌고 앞으로는 더욱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한전을 강하게 압박하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해외 사업이 한전의 미래를 담보할 최우선 과업으로 떠올랐다.

한전은 우선 2010년까지 500만kW의 해외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원자력ㆍ송배전에서 통신 분야까지 사업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발전회사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필리핀에서는 이미 한전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전이 필리핀에서 운영중인 일리한 발전소의 발전 용량은 총 185만kW로, 현지에서는 제2의 민간 발전사업자의 위치를 굳혔다.

특히 지난해는 2억 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필리핀 10대 기업에 포함될 만큼 괄목할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력 분야의 권위지인 미국의 ‘파워’는 일리한 발전소를 2003년 우수 발전소로 선정하기도 했다.

한전은 내친 김에 휴양지로 각광받는 필리핀 세부 지역에 20만kW 규모의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도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배전 손실률이 20%에 달하는 필리핀 현지 사정을 감안, 배전 사업에도 뛰어드는 한편 자원개발에도 적극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 필리핀 정부도 한전의 역량에 대해 상당한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의 공장’ 중국도 무궁무진한 전력 시장으로 급부상했다. 중국의 발전설비용량은 2003년 말 현재 약 3억8,000만kW에 이르지만 아직도 전력 성장률이 연 10%에 달할 정도로 전력 수요가 꾸준한 팽창세다. 이 같은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매년 3,000만kW 이상의 발전설비를 확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전은 지난해 중국 하남성 무척에 10만kW 규모의 순환유동층 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할 계획으로 중국측과 합자회사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중국 최대 발전회사인 대당집단공사와 발전분야 공동 사업개발을 위한 협력협정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 행보를 시작했다.

또한 중국은 2020년까지 원전 20여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인데, 한전은 울산 3ㆍ4호기를 모델로 한 한국표준형 원전으로 수주전에 뛰어들 것을 고려 중이다.

이밖에도 한전은 인도네시아 지역에서 전력 판매 대가로 LNG를 받는 구상무역 방식의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등 동남아시아 각국에도 진출하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 CEO의 경영철학

30년의 정통 행정관료 생활을 거친 한준호 사장은 윤리 경영과 열린 경영을 양대 철학으로 삼고 있다.

윤리 경영은 한국 최고의 공기업에 근무하는 한전인들에게는 그에 상응한 높은 사회적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는 인식에서 비롯됐고, 열린 경영은 공기업 특유의 권위주의적인 관행과 폐쇄적인 의사소통 문화를 깨뜨려야 조직이 발전한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

한 사장은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신뢰를 받고, 나아가 글로벌 에너지그룹으로 도약하자는 메시지를 조직에 전파하고 있다.

입력시간 : 2004-10-15 15:53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