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유통업계 1위 등극5년간 4조여원 투자 '안방'수성, 중국진출 등으로 글로벌화

[지속성장가능 기업·50] 신세계
지난해 유통업계 1위 등극
5년간 4조여원 투자 '안방'수성, 중국진출 등으로 글로벌화


▲ 회사의 위상과 현황

삼성그룹의 한 사업 부문이었던 신세계 백화점이 모기업으로부터 독립한 것은 지난 1997년 4월. 이후 신세계 백화점은 1999년 12월 새로운 CI와 경영 이념을 선포한 데 이어 2001년에는 백화점 꼬리표를 떼고 ㈜신세계로 상호를 변경한다.

바뀐 것은 회사의 소속이나 이름만이 아니었다. 이 기간 동안 신세계의 규모와 위상은 그야말로 일취월장해, 2003년 6월에는 국내 유통업계에서 매출 및 이익 1위 고지에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현재 신세계의 사업장은 전국에 걸쳐 백화점 부문 7개 점포와 할인점 이마트 부문 64개 점포에 달한다.

지난해 신세계는 5조8,038억원의 매출액과 4,517억원의 영업이익이라는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도 견실한 경영 성적을 거두고 있다. 심각한 내수 침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1/4분기 매출액만 1조5,760억원을 달성하는 등 경기에 아랑곳없이 성장하고 있는 것. 이는 백화점 부문의 매출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할인점 매출로 감소분을 너끈히 만회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 중장기 전략

신세계의 중장기적인 미래 비전은 ‘글로벌 종합 소매기업’이란 말로 집약된다. 이를 위해 신세계는 국내 유통업에서 갖춘 경쟁력을 바탕으로 올해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 도약의 첫 단추를 꿸 작정이다.

물론 안방 수성도 병행한다. 국내 유통업계 1위의 위상을 더욱 굳히기 위해 향후 5년간 핵심 사업인 백화점과 할인점에 매년 8,000억원 이상씩 투자할 계획이다.

먼저 장기적으로 백화점 부문을 현재 7개 점포에서 총 10개의 대형 점포 체제로 확충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계획에 따라 재개발중인 본점은 2005년 8월께 1만6,000평 규모의 강북권 최고급 점포로 재탄생한다. 신세계 본점이 새롭게 문을 열면 강북 상권을 두고 롯데 본점과의 한판 혈투가 불가피해 보인다.

최근 4,000평 규모의 센트럴시티 매장을 추가 임차해 총 1만3,000평 규모를 갖춘 강남점은 강남 상권의 맹주로 올라섰다. 신세계는 강남점을 향후 전국 매출 1위 점포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신세계는 아울러 올 하반기에 착공하는 죽전역사 복합 쇼핑몰로 2006년부터 수도권 남부 상권을 장악하고, 2007년에는 건대 스타시티 백화점을 열어 새롭게 떠오르는 동부 상권을 차지한다는 계산이다. 이러한 점포 출점이 완료되면 신세계 백화점 부문의 주력 점포들은 대부분 1만평이 넘는 매머드급 위용을 갖추게 된다.

이마트 부문에서는 현재 64개(중국 2개 포함)의 점포를 2007년까지 100여개로 증설, 시장 점유율을 기존 30%대에서 40%대로 끌어올려 2위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릴 예정이다. 또한 전국 상권 구석구석에 중소형 규모의 이마트 점포를 출점, 2009년까지 점포수를 120여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중국 시장 장악도 가속화하고 있다. 1997년 중국 상하이에 이마트 해외지점을 처음 오픈한 신세계는 지난 6월 상하이에 2호점을 열었고, 올 12월에는 3호점을 출점한다. 아울러 내년에는 톈진에 2개점을 오픈하는 등 중국 전역을 대상으로 다점포화 시대를 연다. 2012년까지는 최소한 50개의 점포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사업의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 방안도 눈에 띈다. 관계사인 신세계 I&C의 인터넷 쇼핑몰을 ‘신세계 닷컴’으로 통합, 온-오프라인 시너지 효과를 높인다는 게 이번 개편의 기본 구상이다.

이처럼 핵심역량을 유통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신세계는 2007년에는 매출 15조원, 이익 1조원, 부채비율 70%대의 초일류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고, 2012년에는 ‘글로벌 종합 소매기업 10위’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 CEO의 경영철학

구학서 신세계 사장은 1972년 삼성그룹 공채 13기로 입사해 삼성전자, 제일모직, 그룹 비서실 등에서 근무하며 주로 재무관리에 노하우를 쌓아온 인물이다. 그러다 1996년 신세계로 영입돼, 경영지원실장을 거친 뒤 2000년에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유통업 경험이 일천한 구 사장이 CEO로 성공한 배경은 뭘까. 주변의 의문을 그는 이렇게 풀어준다. “유통업은 ‘입지’에 성패가 달린 사업이어서 투자자산의 효율을 가장 높일 수 있는 CEO가 성공을 거둘 수 있다. 때문에 재무 분야에 정통한 경력이 많은 도움이 됐다.”

구 사장은 IMF 경제위기 때부터 할인점이 유통업의 주력이 될 것이라는 확신 아래 회사의 모든 핵심 역량을 할인점 사업에 집중해 왔다. 그의 예측대로 지난해에는 마침내 할인점이 백화점을 누르고 유통업계의 최대 업태로 부상했다. 또한 신세계는 롯데에 내줬던 유통업의 패자 자리를 22년 만에 탈환하는 기쁨을 덤으로 누렸다.

입력시간 : 2004-10-15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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