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동차의 자존심중국 60만대·앨라배마 50만대 생산 통해 2010년 세계 5위 진입

[지속성장가능 기업·50] 현대·기아자동차
한국 자동차의 자존심
중국 60만대·앨라배마 50만대 생산 통해 2010년 세계 5위 진입


▲ 회사의 위상

2003년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233억 달러 어치를 해외에 팔아, 전체 수출의 12%를 차지하며 대표적인 기간산업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또한 무역수지 개선을 통한 국가경제의 흑자기조 유지에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부문의 무역수지는 196억 달러 흑자. 한국 전체 무역수지 흑자 규모인 155억 달러를 41억 달러 상회하는 수치다. 국내 자동차 회사들이 극심한 경기침체와 내수부진 속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영업실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수출이 비약적인 성장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의 마지막 보루 현대ㆍ기아차(정몽구 회장)의 활약은 눈부시다. 먼저 주력 날개인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134만대(CKD 및 해외공장 생산분 포함)를 수출해, 금액으로는 110억 달러의 실적을 달성했다. 무역수지는 89억5,000만 달러로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45%를 차지했다. 또 다른 날개인 기아차도 수출 53만대(59억6,000만 달러), 무역수지 50억 달러라는 좋은 실적을 거둬들였다. 둘밖에 남지 않은 토종 자동차 회사들이 국가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었던 셈이다.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세계 시장에서도 현대ㆍ기아차의 이미지는 과거 ‘값싸고 탈 만한 차’에서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차’로 이미 옮겨 갔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계의 최대 각축장인 북미 시장에서 전문기관과 소비자들로부터 일류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

이 같은 저력을 발판으로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생산량 기준 세계 7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했다. 이제는 가격이 아닌 품질과 브랜드 경쟁력으로 당당히 세계 선진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이다.

▲ 현황 및 중장기 전략

2005년까지 세계적 수준의 생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현대차의 울산공장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연간 150만 대)을 자랑한다. 또 수출전략 차종을 주로 생산하는 아산공장은 30만 대, 상용차 전용의 전주공장은 10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가졌다.

해외 현지공장도 글로벌 경쟁의 전초기지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현재 단독 투자로 가동중인 인도공장은 12만 대, 터키공장은 6만 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한층 치열해지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공장 중심의 성장 전략을 내걸었다. 중국의 경우 지속적인 설비 확충으로 연간 60만 대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고, 북미 시장 교두보인 앨라배마 공장에서는 2010년께 연간 50만 대를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역시 중국과 유럽 공장을 앞세워 현지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을 이미 수립해 놓았다.

현대ㆍ기아차는 이 같은 공세적 경영을 통해 궁극적으로 2010년께 ‘글로벌 톱5’ 진입을 노리고 있다. 최근 미국의 ‘J.D.Power’지 등 자동차 조사기관들이 연달아 내놓고 있는 현대차에 대한 호평은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현대ㆍ기아차는 앞으로도 브랜드 파워와 이미지의 향상을 위해 제품 개선, 시장 조사 등에 입각한 소비자 욕구 충족에 총력을 기울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해외 현지 언론에 대한 적극적 홍보 활동이나 지구촌 스포츠 행사에 대한 후원,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공동 마케팅 등도 지속해 글로벌 톱5 진입의 터 닦기에 활용할 계획이다.

▲ CEO의 경영철학

현대ㆍ기아차를 장악한 뒤 단기간에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정몽구 회장의 경영 철학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현장 경영’과 ‘품질 경영’이다. 자동차 전문그룹으로 출범한 이후 그가 현장을 챙기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며 돌아다닌 거리는 아마도 지구 몇 바퀴에 해당할 것이다. 국내 공장은 물론 해외 생산 거점을 일일이 둘러보며 현장 목소리와 분위기를 파악한 그의 부지런함은 근래 해외 시장의 현대ㆍ기아차에 대한 호평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정 회장의 현장 경영은 또한 품질 경영과 직결된다. 품질 향상 없이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연구개발 및 생산 과정에 최선을 주문하고 또 주문하는 것이 정 회장의 일이다.

이밖에 근래 그의 경영 철학 목록에 오른 것으로 환경 경영과 투명 경영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세계 초일류 자동차 회사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춰야만 한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다.

입력시간 : 2004-10-1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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