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 그룹 회장
재벌닷컴 국내 부호 발표

삼성 이건희 회장 등 6명, 현대 정몽구 회장 3명 20위권내 대거 포진
두그룹 총자산 전체 절반

최태원 '3조'…3위 올라, 박현주 6위·김정주 8위 비재벌 자수성가 대표주자

김택진 1조 8251억원 전체 12위 '게임 갑부'

범(凡) 삼성가(家)와 범 현대가(家)가 대한민국 부를 양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 관련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www.chaebul.com)은 1,813개 상장사, 1만4,289개 비상장사의 대주주와 특수 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배당금, 부동산 등의 가치를 평가해 국내 400대 부호(富豪)를 지난 10일 발표했다. 은행 예금 등 미확인 금융자산과 고가의 보석, 의류 등 비등기 자산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개인 자산이 1조원 이상인 사람은 총 25명으로 집계됐으며 범 삼성가(현재 소속 기준)에서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1위)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4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1위), 이재현 CJ그룹 회장(16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18위),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19위) 등 6명이 20위권에 진입했다.

삼성의 ‘영원한 라이벌’인 현대가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2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5위),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7위) 등 3명이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범 삼성가 17조902억원, 범 현대가 12조4,022억원…20위권 전체의 58.1%

재벌닷컴에 따르면 20위권 내에 든 부호들의 자산총액은 50조7,686억원이며, 이중 범 삼성가 6명의 자산총액은 17조902억원이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8조5,265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2조9,191억원,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1조9,220억원,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조3,700억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1조2,043억원,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은 1조1,483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범 현대가에서는 3명만이 이름을 올렸지만, 자산총액은 12조4,022억원으로 20위권 총액의 24.4%를 차지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7조1,922억원,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2조8,455억원,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2조3,645억원 상당의 자산을 갖고 있다.

범 삼성가와 현대가의 자산총액은 29조4,924억원으로 20위권 내 자산총액의 58.1%를 차지했다. 두 그룹은 지난해 조사에서도 20위권 내에 각각 5명과 3명을 배출했으며 전체 자산총액(44조5,459억원) 중 범 삼성가는 32.9%(14조6,394억원), 현대가는 26%(11조5,916억원)를 점유했다.

올해 조사에서 범 삼성가와 현대가 이외에는 롯데가와 LG가에서 2명씩 이름을 올렸다. 롯데가에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2조1,478억원ㆍ9위)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2조378억원ㆍ10위), LG가에서는 구본무 LG그룹 회장(1조5,505억원ㆍ14위)과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1조1,412억원ㆍ20위)이 상위권에 올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재산은 3조2,445억원으로 전체 3위를 기록했다.

#박현주 김정주 김택진 이민주는 자수성가 부호들의 대표 주자

이건희, 정몽구 회장이 선친에게 물려받은 기업을 발전시켜 나간 대한민국의 대표적 재벌이라면, (2조4,638억원ㆍ6위), (2조3,358억원ㆍ8위), 김택진 NC소프트 사장(1조8,251억원ㆍ12위), 이민주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1조3,166억원ㆍ17위) 등은 자수성가의 대표 주자다. 10위 내에서 비 재벌 출신은 박 회장과 김 회장 2명뿐이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대표
특히 박현주 회장과 김정주 회장은 올해 처음으로 10대 부자 반열에 올랐다. ‘금융가의 황제’로 불리는 박 회장은 지난해(1조1,841억원)보다 자산이 1조2,842억원이 늘었고, 15년 전 넥슨을 창업해 온라인게임 시장을 주도한 김 회장은 내로라하는 재벌들을 제치고 8위를 기록했다.

김 회장과 함께 게임산업을 선도해온 김택진 사장은 지난해 국내 최고의 벤처 부자에 오른 데 이어 올해는 전체 랭킹에서도 12위를 차지했다. 주식과 부동산 등에서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한 이민주 회장은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안철수 진대제 이수만 “우리도 재벌 안 부럽다”

'샐러리맨 신화' 윤윤수회장 48위
차두리 장인도 1096억원 '부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재벌가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눈에 띄는 부호들도 많다.

김정주 엔엑스씨 회장
재벌닷컴 자료에 따르면 국내 400대 부호 중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인 사람은 모두 25명, 1,000억원 이상인 사람은 66명으로 집계됐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재산은 ‘안철수 연구소’의 지분가치 등을 합쳐 1,354억원(198위)에 이르렀다. 그러나 최근 ‘안철수 연구소’의 주가가 급등한 만큼 실제 자산은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대제 전 과학기술부 장관의 재산 가치는 3,426억원(81위)이다. 진 전 장관은 삼성전자에 몸담았을 때 받은 스톡옵션과 연봉 등을 바탕으로 투자ㆍ경영자문 전문회사 ‘스카이레이크인큐베스트’를 설립했고, 이 회사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샐러리맨 신화’의 주인공인 휠라 코리아 윤윤수 회장은 48위(4,707억원), 1970년대 ‘율산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신선호 센트럴시티 회장은 39위(5,592억원)에 올랐다.

인기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을 키워낸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은 146위(1,865억원)에 오르며 연예인 출신 사업가 중 최고를 기록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원로 영화배우 신영균 제주방송 명예회장의 재산은 자녀들에게 증여로 넘긴 회사 지분(한주흥산) 등을 합쳐 1,166억원(228위), 축구선수 차두리의 장인인 신철호 임페리얼팰리스 회장은 강남 임페리얼팰리스 호텔과 국외 리조트 등을 포함해 1,096억원(243위)이다.

1980년대 부동산 재벌로 알려진 고(故) 정시봉 전 국회의원의 장남 정승소 동승그룹 회장은 동대문 종합시장 상가 등을 포함해 1,382억원(193위)을 갖고 있다. 최경호기자

미국 최고 부자는 68조원 갖고 있는 빌 게이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
미국에서 돈이 가장 많은 사람은 누구일까?

경제 전문지인 <포브스>가 지난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400대 부자 중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차지했다. 18년 연속 1위를 지킨 게이츠의 재산총액은 590억 달러(약 68조원). 지난 5일 타계한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재산은 70억 달러(39위)로 추산됐다.

2위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으로, 재산총액은 390억 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버핏은 상위 20위권 내에서 유일하게 재산(60억 달러)이 감소한 거부였다. 이에 대해 루이사 크롤 <포브스> 수석 편집인은 “버핏 회장은 억만장자 중 기부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이라며 “그의 재산 감소액 중 30억 달러는 기부된 금액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는 지난 한 해 재산이 78억 달러나 증가하면서 총액 220억 달러(7위)를 기록, 처음으로 10위 내에 진입했다. 소로스는 400대 부자 중 2번째로 재산이 늘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175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 1년 동안 106억 달러나 벌었다. 저커버그는 400대 부자 중 소로스를 제치고 재산 증가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인 중에는 의류 업체인 ‘포에버 21’의 공동 창업자인 장도원 회장 부부가 88위에 올랐다. <포브스>는 장 회장과 아내 장진숙씨의 자산이 36억 달러(약 4조3,200억원)라고 발표했다. ‘포에버 21’의 최고 상품기획자인 장진숙씨는 지난 8월에는 <포브스>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도 올랐다.

장도원 회장 부부의 88위 랭크는 지난 2000년 김주진 앰코 테크놀로지 회장이 94위에 오른 데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 기록이다. 올해 발표에서 김 회장의 자산은 13억 달러(108위)로 나타났다. 최경호기자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