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애플이 소니 제치고 삼성의 최대 고객으로 등극

삼성과 애플의 관계를 설명할 때 이보다 더 적확(的確)한 표현은 없을 듯 하다. ‘애증관계’. 삼성은 창업주-현 회장-차기 회장 3대에 걸쳐 애플과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인연은 2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故) 스티브 잡스는 1983년 11월 서울 중국 태평로 삼성 본관 호암 집무실에서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을 만났다. 73세의 노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던 이병철 회장은 잡스를 접견한 뒤 “굉장히 훌륭한 기술을 가진 젊은이다. 앞으로 IBM과 대적할 인물”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후 애플이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면서 이건희 회장도 이따금 잡스를 만났다. 또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도 미국 애플 본사를 자주 방문했고, 그럴 때마다 잡스는 아이폰 샘플을 직접 가져와 특징을 자세히 설명해 줬다.

삼성과 애플은 1980~90년대 삼성과 소니처럼 친구이자 라이벌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니가 삼성의 가장 큰 고객이었지만, 애플이 아이폰 시리즈로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면서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이 됐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매출 154조6,303억원 중 소니(4.4%ㆍ6조8,000억원)가 1위, 애플(4.0%ㆍ6조2,000억원)이 2위였다. 그러나 올해는 소니가 삼성에서 약 60억 달러어치(약 7조2,000억원)의 부품을 구입한 반면 애플은 78억 달러어치(약 9조3,600억원)를 사들여 최대 고객으로 떠올랐다. 최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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