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길은 말 그대로 가시밭길이었다. 갑작스러운 회장 교체로 다소 어색한 분위기, 포스코 역사상 최초로 감산(減産)이 단행되는 매우 어려운 여건이었다. 정준양(63) 제7대 회장은 2009년 2월27일 포스코의 수장에 올랐다.

포스코의 2008년 매출액은 30조6,424억원, 영업이익은 6조5,400억원이었다. 그러나 그해 말 세계적인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에는 매출액이 26조9,450억원, 영업이익은 3조1,48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최악의 상황에서 수장이 된 정 회장이었지만 취임사에서 “당면한 위기 극복에 주력하고 글로벌 성장을 가시화하면서 시장 지향 및 고객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며 “국내외 기존 산업과 신규 산업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 철강뿐 아니라 환경 면에서도 글로벌 역량과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 회장은 원가 절감, 품질 개선, 국외 진출, 사업 다각화 등으로 통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 나갔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액은 32조6,000억원, 영업이익은 5조500억원으로 2008년 수준을 회복했고, 올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는 선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얼마 전 사내 인터뷰에서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도전적인 자세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 남들이 꺼려하는 곳까지 과감하게 진출해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최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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